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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나라에서
히샴 마타르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저자 자신의 성장기와 어느 정도 사실적인 일이 포함이 된 소설이다. 현 정권의 권력자인 카다피가 있는 레바논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난 9살난 소년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와 정치, 여인네들의 삶이 들어있다. 술레이만이란 어린이가 겪는 때론 이해 할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와 같은 또래 친구인 캄의 아버지가 끌려가서 TV에 공개적인 처형장면을 보는 장면, 알콜중독자인 엄마의 모습, 사업으로 인해서 항상 바쁜 아버지의 모습과 그리운정이 담담하게 , 때론 그런 담담함이 정말로 어린이의 시선이기 때문에 아프고 눈물이 흐른다. 예로부터 로마시대에 아름다운 휴양지로 알려진 레바논의 베이루트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지식인들이 독재에 항거하고 처형당하고, 때론 자백으로 인한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술레이만은 아버지가 있을 땐 괜찮다가도 없으면, 제빵가게에서 구한 하얀 물을 마시면서 한 없는 회한의 여인의 억울한 삶을 들어줘야한다. 그럴 땐 밖에 있다가도 자신이 엄마의 옆에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 이슬람 여인들이 겪어야하는 제도권에서 여인의 한이 서린 엄마의 삶을 알게된다. 단지 14살에 남자친구와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는 이유로 아버지와 오빠에 의해 지금의 아빠와 얼굴 한 번 못보고 결혼하게 된 사연, 자신을 낳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 자식으로서 태어난 술레이만을 보고 엄마로서 느낀 죄책감이 이슬람에서 금지된 술을 빌어서 모든 얘기를 쏟아낸다. 그런 엄마를 보고 어느날 아빠가 소리없이 끌려가고, 그런 아빠의 책을 모두 불사르게 되지만 마지막 한 권을 숨겼다 아빠를 쫓는 사람에게 그 책을 보여주는 행동은 철 없는 어린이의 행동도 보여준다. 머리를 굽혀 간신히 구해낸 아버지의 비참한 모습을 본 충격과 이집트로 부모에 의해 떨어져 살아가게된 술레이만이 회상의 형식으로 엮는 글 속엔 현재의 이슬람의 모습과 그 속에 독재의 정권하에서 살아가는 민초들의 모습이 남의 일만은 아닌 것 같아 아프다. 학업만 마치면 돌아가리라 생각했던 일이 징집이 떨어지자 회피자로 등록이 되고 이집트에서 뿌리를 박고 살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저 안타깝고 아버지의 임종조차 보지 못하고, 15년이 흐른후에야, 자신의 엄마가 자신을 낳았던 나이가 된 술레이만이 비행기가 아닌 먼 시간을 달려서 온 엄마를 만나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의 이산 가족 상봉을 보는 것 같은 동포애를 느낀다. 저자 자신의 아버지가 실제로 생사도 모른채 살아간다는 저자의 삶이 얼마나 회한의 세월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디까지나 허구의 소설 속 이야기 장치로서 정치적 상황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을 뿐 실제 자신의 생각한 소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작가의 소신을 밝힌 대목에선 어떤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는 작가의 소망이 어느 정도 내포되어 있단 생각이 든다. 구미권도 아닌 다른 종교를 가진 작가의 나라 소설이란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 소설이다. 그야말로 남자들의 나라에서 남자들에 의해 행해진 남자 아이의 성장기를 통해 본 모든 민초들을 대표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