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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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 기적이라면, 장애아의 경우는 그 정반대이다. 이런 일이 두 번이나 닥칠줄은 몰랐다. 고운자식 매로 키운다지. 하지만 하느님이 나를 이토록이나 예뻐하실까 싶다. 아무리 내가 나 잘난맛에 사는 인간이라고는하나 이런 생각을 할 정도는 아니다. 

2.장애아는 하늘이 주신 선물이야. 웃을려고 하는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장애아를 가진 부모가 아니다. 이런 하늘의 선물을 받으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아이구, 이러실 필요까진 없었는데..." 

3.토마와 마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앞으로 담배를 피울일도 없을 것이다. 아이들은 이미 약물중독이다. 안정상태를 지속시키기 위해 토마와 마튜는 매일 진정제를 먹는다. 

4. 의학용 코르셋을 입은 아이들은 가슴을 덮는 갑옷을 입은 로마병사와도 닮았다. 번쩍번쩍 빛나는 크롬덕에 공상과학 만화에 나오는 인물과 닮았다. 밤이 되면, 스페너를 이용해 코르셋을 벗겨주어야 한다. 그렇게 가슴 갑옷을 벗겨 놓으면, 철골이 남긴 보랓빛 자국이 아이들의 벗은 가슴위로 드러나 보인다. 나는 그렇게 , 깃털이 뽑혀 떨고 있는 작은새 두 마리를 만나는 것이다. 

5.내 아이들과 있을 때는 반복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뭐든 다 잊어버리기 때문이다.버룻도, 지루함도,내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 어떤 것도 구실이 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그래서 수술을 했다.드디어 마튜도 몸을 펼수 있게 되었다. 수술한 지 3일이 지났고 마튜는 세상을 떠났다. 몸을 꼿꼿이 편채로. 아이가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감행한 수술...결국 성공은 거둔 셈이다. 

6.몸무게는 우체국의 편지 봉투재는 저울에 달아야되며, 치통은 시계방에 가서 해야한다. 

7.언젠가는 우리 셋이 다시 만날날이 온다는구나. 서로를 알아 볼 수 있을까 ? 너의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어떤 옷을 입고 있을까?   아빠는 너희들이 늘 멜빵바지 입은 모습만 기억하는데...  어쩜 너희들은 연미복을 입고 있을지도 모르지.아니면 천사들처럼 길게 내려오는 하얀 가운을 입고 있을까?  아빠를 알아 볼 수 있겠니?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도 있어. 너희들끼리 계속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물어볼 용기는 아마 없을거야. 

소리 없는 웃음 뒤에 가슴이 왜 이리 아려오는 것일까?  

짧게 짧게 쓴 글 속 한 마디 한 마디가 심금을 울린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장애아를 그것도 두 명씩이나 둔 부모의 마음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글이다.그렇다고 구구절절 울음을 자각하는 글도 아닌 감정의 톤을 적적하게 배합해 써 내려간 글 솜씨가 기억에 남는다.  평생 가슴에 묻혀서 지내야 하는 아비의 마음을 대중에게 내보인다는 것 자체가 큰 용기라고 생각했다. 어느 가정에선 소소히 겪을 우왕 좌왕 겪을 일을 작가는 보잘것 없는 일을 자식과 나눠보지 못하는  아픔을 적어놓았다. (크리스마스 때의 선물사기 ...평생 자라지 않기 때문에 점원이 나이에 맞게 선물을 권해줘도 그것을 살 수 없었다.)심지어 부인이  곁을 떠날 때의 표현조차 유머스러하게 더 크게 웃으려고 우리 곁을 떠났다고 쓴 구절은 가장으로서의 심정이 잘 나타나있다. 마지막 구절의 아버지가 결코 아들입장에선  읽을 수도 없는 편지를 쓴 구절은 눈물이 나왔다. 첫 아이 마튜가 그렇게 세상과 이별하고 둘째인 토마 마저도 점점 휠체어를 지는 날이 많아지고 오직"아빠 어디가?"란 말 밖엔 할 수 없는 그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심정을 드러낸 편지는 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이 된다. 우린 독자들은 덕분에(?)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었지만....  

 살다가 문득 죽음이라는 상황을 아내를 위해서 생각 하는 글 또한 아련해져 왔다. 불행을 유머로써 승화해 생활해 나가는 위트 또한 걸작이다.  장애아를 둔 덕에 차량 등록 혜택을 받는다든지 밤새 아이 둘은 너무나 영리해서 자신들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라 바쁜 나머지 기력이 쇠해 오히려 아침이 되면 바보짓을 하게  된것이라고 한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겐 인생을 바라보기에 따라서 얼마나 다른 삶으로 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읽는 투자시간에 비해서 얻어 가는 것이 몇 백배나 많은 보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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