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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체인지 ㅣ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8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의술이 날로 발전해 가는 시대에 노화와 건강에 관한 많은 생각들을 던지는 작품이다.
거리를 지나가봐도 온통 젊은이만 보이는 사회, 정작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노년의 삶을 생각하는 시선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근 미래의 일을 배경으로 한다.
(근데 근 미래가 2045년. 헐~)
70대의 한나는 자신의 주위를 둘러봐도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만남이 점점 어려워지고 시대의 흐름상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그 자신도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다.
일명 '호르몬 체인지'라고 불리는 수술은 바이어라 불리는 그 자신과 자신에게 호르몬을 제공하는 셀러라 불리는 이와의 선택으로 이뤄진다.
20살의 잔디로부터 호르몬 체인지를 받은 그녀, 정신은 70대이나 겉모습은 젊은 20대의 모습, 셀러와의 긴밀한 연관은 결코 자유로울 수도 없는 상태이자 자유로운 젊은 시절을 즐길 수도 있다는 딜레마로 이어지는데, 그렇다면 이런 기류들에 편승한 한나는 과연 행복할까?
노년의 삶은 탄생의 시간보다는 죽음과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젊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경험의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한 이해가 많은 나이다.
그런 만큼 세상은 고른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고 서로 주고받은 관계 속에 사회의 구성이 이뤄지는데 작품 속에서는 함께 어울릴 동료가 없어지는 시대에 원치는 않지만 외로움과 고독, 여기에 부와 빈의 격차가 연령차로 연계되면서 바이어와 셀러 간의 모습들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웬만큼 살아가는 데에 부족함이 없는 노년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호르몬 체인징을 하는 사람들, 막다른 골목에 갇힌 가난한 사람들, 특히 젊은이나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셀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들을 보인 각 등장인물들의 삶은 고달프다.
경제적인 부분을 극복했다고 하지만 그 자신의 삶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그들의 선택과 자연스럽게 나이들 권리를 포기한 자들의 삶을 통해 현대 의학의 손을 빌려 재탄생하는 인간의 욕망들을 여러 구도를 통해 그려 보인다.

얼마 전 외국 기사에 한 부자가 자신의 아들 피를 수혈받아 건강한 육체를 이어가려는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접하고 이것이 과연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접한 적이 있는데 일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보톡스나 성형하는 점들을 생각하면 인간의 잠재된 내면에는 여전히 젊음에 대한 갈구가 크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젊음은 젊음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아름다움이 있다.
노인들이 쌓은 지혜는 시간과 경험의 결과물이기에 이 작품을 통해 노인혐오나 젊음에 대한 욕망을 통해 현재의 우리들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내용이라 많은 생각이 든다.
- 나는 늙은 내 몸이 부끄러울 것도, 슬플 것도 하나 없어요. 나는 내 늙음이 자랑스럽진 않아도 가리고 숨겨야 할 정도라곤 생각하지 않으니까.(중략)
나는 큰 결심을 한 듯 목소리에 힘을 시어 그에게 물었다.
"대체 나이 든 노인이 왜 보기 싫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