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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8
헨릭 시엔키에비츠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평점 :

요즘 크리스마스 시절이면 어김없이 단골로 등장하는 영화가 바로 '나 홀로 집에' 시리즈다.
어린 시절 주인공이 지금은 어엿한 성인으로서 성장할 때까지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를 안방에서 보기에 앞서 오래전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영화를 꼽으라면 '쿼바디스', '벤허', '삼손과 데릴라'였다.
기독교 세계관을 충실히 그리는 가운데 로맨스가 적절히 곁들인 영화, 그때 쿼바디스 영화 주인공들이 미남미녀란 생각이 지금도 떠오른다.
폴란드에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그린 만큼 원작과 비교해 볼 수도 있는 작품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은 영상미보다 훨씬 깊은 내용을 품고 있다.

(네이버 발췌)
전장에서 돌아온 장군 비니키우스가 부상으로 잠시 머물던 플라티우스 집에 기거하던 중 그 집에서 미모의 여인을 발견한다.
리기 족의 공주로서 인질로 잡혀온 리기아로 불리는 여인, 플라티우스가 양녀로 삼음으로써 평안한 삶을 살던 중 그의 눈에 들었고 비니키우스는 곧 삼촌인 페트로니우스에게 청해 그녀를 자신의 집에 올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한다.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졌다면 쉽게 이룰 일도 조카를 위한다고 행한 일들이 점차 두 사람의 고난의 연속처럼 여길 수 있는 안타까움을 안기게 됐으니 이후 그들의 이야기는 두 권의 장대한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네로 시대 말기인 AD 63~68년 로마를 배경으로 당시 로마사회를 심층 있게 묘사한 역사적 사건은 로마의 대화재와 이를 그리스도교 인들이 했다는 소문을 퍼뜨려 자신의 죄를 모면하려 했던 황제와 그 수하들의 음모, 힘없이 원형경기장에서 희생당하는 그리스도교인들의 모습은 내내 숨 막히게 다가온다.
처음엔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리기아에 대한 생각이 그녀가 믿고 있는 기독교를 통해 점차 다른 사람으로 변모해 가는 비니키우스는 이 작품에서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인다.


사랑함으로써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던 자의 성실한 태도와 이에 반해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인 페트로니우스가 보인 행동은 로마의 현실정을 비틈으로써 황제와 그 외 수하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탐미주의자이자 회의주의자로서 향락과 이기적인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죽음 앞에서는 그만의 방식으로 취한 점들이 인상 깊다.

저물어가는 로마와 신생 종교로 떠오르는 기독교의 발전, 여기에 광란과 탐욕, 욕망, 아첨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네로의 멸망과 사랑과 희생으로 결실로 맺은 두 남녀의 행복한 삶은 비교된다.
서양의 역사 근간을 이루는 기독교의 초기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등장인물들 계층과 계급들을 통해 당 시대의 생활상들을 충실히 표현함은 물론 함축적인 표상을 드러냄으로써 고국의 현실을 비유한 저자의 유려한 글은 고전의 맛을 느끼게 한다.
2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리스도교 인들의 희생들이 과감 없는 표현으로 인해 읽기가 힘들었지만 그런 만큼 가장 이기적이고 광폭한 면에서는 인간에 비교할 것들이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종교와 사랑을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잘 엮은 작품, 영화로 다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