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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ㅣ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근삼 옮김 / 빛소굴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유일한 장편소설로써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 그가 살아온 생애를 생각해 보면 그의 재능이 안타깝기도 하다.
미에 대한 탐구와 욕망, 절제와 예술에 대한 생각들, 나르시시즘에 빠진듯한 도리언의 모습들은 지금의 우리들 자화상의 일부처럼 생각될 부분들도 있으나 당대에 저자가 세간의 비난을 받은 사건들을 생각해 보면 그가 심취한 심미주의에 대해 함께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화가 바질과 그의 친구 헨리경, 그리고 순수하면서도 때 묻지 않은 소년인 도리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내용은 헨리로 인해 점차 나쁜 물로 물들어가는 도리언의 모습들이 인간의 여러 모습들을 대변한다.

젊음이란 것에 심취해 영원불명한 청춘의 삶을 이루고 싶었던 도리언의 초상화는 그가 점차 타락에 길을 걸으면서 사랑하는 연인과도 이룰 수 없었던 이별은 물론이고 노화에 대한 끔찍하다는 생각을 넘어 젊음에 집착하는 모습에서는 되려 더욱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원한 젊음은 없으며 그런 인생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도리언의 자멸은 어쩌면 이미 예정된 길이었음을, 도리언이 그토록 갈망하던 젊음의 실체가 뒤바뀌면서 본연의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 장면은 내면의 힘과 외면적으로 보는 우리들의 판단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 절묘하게 아름다운 것은 무엇이든 그 이면에 어떤 비극을 간직하고 있다. 아무리 초라한 꽃이라도 피어나려면 온 세계가 진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 p 61
쾌락의 늪에 빠지긴 쉬워도 헤어 나오긴 힘들다는 과정을 보여준 도리언의 인생과 남은 두 인물들을 통해 자신모습을 투영한 오스카 와일드가 전해주는 작품 속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