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 사로잡힌 영혼들의 이야기
비비언 고닉 지음, 성원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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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이자 비평가, 급진 페미니스트인 저자의 초기작으로 태생부터 유대 이민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성장했던 저자의 필치를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내가 유대인이라거나 여자아이라는 것보다 노동계급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먼저 자각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대표국가인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매카시 광풍이 일던 때를 떠올려보는 것과 동시에 이 책이 쓰인 당시에 저자가 취재한 이들이 바로 공산주의자였다는 사실은  의미가 깊다.



미국 각 지역에서 불던 공산주의 사상과 공산당에 입당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청춘들을 불살랐던, 그렇지만 스스로 입당하고 스스로 당을 나오기까지 겪은 일련의 경험담들을 취재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미국 이민사와 맞물리면서 노동 계급들에 해당한 이들이 왜 급진 사상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 했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취재 당시가 1977년대인 만큼 그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간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 증언들은 공산주의란 체제나 이념 안에서 당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놓음으로써 확장된 인간의 삶에 깃든 평등성과 균형성들을 찾아보고자 했지만 스탈린 통치에 대한 참상이 알려지면서 공산주의는 자리를 잃게 된다.




저자는 인터뷰이들의 목소리에 담긴 그들이 지녔던 신념이나 이상이 낡은 이데올로기로 변모된 순간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스스로의 인생을 다시 개척해 새로운 삶을 헤쳐나간 이들의 모습을 자신의 생각이나 인생을 함께 이어 나간다.








여기엔 페미니즘의 물결 속에서 페미니즘 의식이 옳은 태도와 옳지 않은 태도로 단정 지어지고 그 안에서 서로 다른 분파들이 난립하는 것을 지켜보던 저자가 공산주의자들이 경험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그녀로 하여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공산당 안에서 그들 스스로의 존재와 이상을 향하여 일말의 비전을 꿈꾸던 그들이 로맨스로서의 공산주의로 향하던 열정은 저자가 그들을 생각하며 같은 동질의 감정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만의 실랄한 문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녀의 초기작을 통해  글 전편에 흐르는 생각들을 좀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 책 뒷면 코리 로빈의 추천사와 장석준 님의 글이  인상 깊었던 책이다.)




- 사회주의자의 내면에 대해 쓴 최고의 책




-  "이 책이 전하는 주제는 단지 미국 공산당만이 아니다. 오히려 횃불 이어가기다. 종착지를 모른 채 앞으로만 질주하는 자본주의에 세대 전승은 고민거리도 아니겠지만,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운동에는 세대 전승이야말로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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