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을 거두는 시간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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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대필작가로 이모의 부름을 받은 윤지는 이모의 요청에 따라 자서전 대필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이야기부터 시작해 이혼하지 않은 채 별거부부로 살아온 세월과 아들과의 연락도 끊은 지 오래, 결혼준비 소식을 듣긴 했지만 아직 며느리에 대한 모습도 보지 못한 상태다.



그런 이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윤지 자신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이어지면서 작품 속 내용은 사랑의 모습과 그 행동에 대한 책임감,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들과 함께 펼쳐지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70대에 이른 이모의 남다른 사랑의 실체, 그런 이모 곁에서 근 30년간을 지켜온 사랑의 실체는 사회 속에서 많은 변화가 흐르지만 여전히 그들이 감내하는 사랑은 힘겹다.



남편과의 합의 이혼하지 못한 채 각자에게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과연 관습과 규제, 사회에서 용인된 모습에서 벗어날 용기는 무엇이며 이모가 실제 겪었던 일들을 통해 후회와 자신의 곁에 남아 있는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내지는 사랑의 모습을 보이려 한 용기를 낸 것은 아닐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여기엔 이미 오래전 중성적 이미지를 갖고 있던 선재와 수진과 자신이 겪었던 사랑에 대한 느낌과 그 마음의 흔들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됐는가를 그린 여정은 인간의 '기억'이란 것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본 시간이었다.








마치 방어기제처럼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의 잔재를 더 이상 떠올려보고 싶지 않았던 마음의 근저리에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암묵적인 용기를 낼 수 없었음을, 그런 이미지가 이모의 눈에 비쳐 보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작품에서 두 사람이 겪은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랑을 용인하는 부분에는 여전히 용기가 필요함을 느껴보게 한다.




자신이 스스로 펼친 그물에서 찬찬히 하나씩 거두어 올라오는 진실의 내막들, 정작 가장 고통을 준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는 말엔 두 인물의 마음속 고민들과 상층 하는 부분들도 담겨 있다.




누군가에겐 찬란한 햇빛과도 같고 축하를  받을 사랑의 모습들이  단지 사회에서 용인하는 모습이 아니란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마음을 그물에 가두었던 이들, 이제는 이모나(이미 시작하고 있지만) 윤지 그들 스스로 그물을 걷어올려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뒤늦은 참회와 속죄를 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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