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끝 모호
리디아 데이비스 지음, 송원경 옮김 / 난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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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단편소설을 통해 글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이란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는 저자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애초에 짧은 이야기로 생각했으나 장편소설로 쓰인 이 작품은 소설가인 '나'가 화자가 주인공이다.



자신보다 12살 어린 연하의 남성과의 만남과 이별이란 기억을 재구성해 소설로 완성해보고자 하는 화자는 과거 연애를 회상하면서 현재의 인식과 뒤섞이는 감정의 변화를 넘나들며 그린다.



소설이라 흐름상 전개로 볼 때 무난하게 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확실히 저자의 글쓰기법이 독창적이긴 하다.



이해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왠지 정확한 문장을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이 떨어지는 글들, 나에게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 가운데 과거에 그와의 연애 감정에서 다루는 부분에서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기억'이란 것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한다.









기억이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고 윤색되며 정확한 기억인가에 대한 회의감들, 작품 속에서도 그 당시엔 자신이 보기엔 이해할 수없었던 관계의 정황들이 현재 생각해 보면 상대가 왜 그러했는가에 대한 이해와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아쉬움들, 차례대로 흘러가는 방식이 아닌 기억이란 것이 과거와 현재와 뒤섞이면서 어떤 결말에 도달하지 않는 묘한 느낌을 받게 한다.




첫 문장부터 마지막까지 '끝'에 집착하는 형식을 취한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소설 속에 흘러들어 간 연애의 감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기억과 상상력, 그를 만나고 이별하고 다시 그를 찾아가는 여정과 다시 이별하는 과정의 반복성에 대한 교차점들이 소설로써 그려보려 한 화자의 의도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점으로 이어져  열림이란  가능성에 대한 미지의 궁금증을 일으켰다.



이야기의 끝인 것 같은 시작으로 했지만 무언가 남겨진 듯한 감정들은 지나간 것에 대한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것이 소설 속에서는 연애라는 감정으로 연인들의 사랑과 이별이지만 세상의 넓은 시각으로 본다면 무릇 기억이란 것은 시간이 지나가면 점점 희미해져 간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저자의 마지막 여정은 아직도 끝을 맺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현실적인 공감 속에서 과거와 현재을 오고 가는 저자의 글에 빠져든 것일 수도 있다.)



독특한 글쓰기를 통해 문학의 한 갈래처럼 느껴볼 수도 있는 신선했던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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