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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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밝게 연상했다면 이 작품을 읽은 후엔 노란색이 주는 다양한 점들을 달리 바라볼 것 같다.



창문과 대문, 그리고 벽에 이르기까지 노란색으로 과감히 색칠한 이유는 단지 좋아하는 색깔인 것도 있지만 적어도 이토 하나란 주인공에게는 그 외에 많은 것들을 상징한다.




어린 시절부터 낡은 문화주택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지내던 하나는 아버지의 희미한 존재감과 스낵바에서 일하는 엄마가 벌어오는 돈으로 가난한 삶을 사는 소녀다.



엄마의 지인으로 알게 된 기미코가 어느 날 그녀들이 사는 집에 잠시 머물던 시절 가까워진 하나는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난 기미코를 따라 학업도 포기한 채 그녀와 가게를 시작한다.




독립을 꿈꾸던 하나가 악착같이 모은 돈을  엄마 남자친구가 훔쳤다는 사실에 좌절과 실망, 이후에 집을 떠나고 싶단 마음이 왠지 이해가 가더라는...




기미코 이름에서 노란색이 의미하는 뜻이 들어있고 가게 이름도 '레몬'이라 지은 근간에는 이제 세상에는 기미코와 자신, 단 둘 뿐이라는 새로운 '가족'이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는 과정이 그녀의 작은 행복처럼 보인다.




- 개나리색, 병아리색, 바나나색, 레몬색. 노랑에도 여러 노랑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 모두의 공통점은 아무튼 다 노란색이란 것, 그리고 노란색은 노란색인 것 자체로 우리에게 용기와 안도감을 주는 특별한 색이라는 것이었다. -p 125




여기에 새롭게 사귄 가토 란과 모모코까지 서로의 집안 사정상 함께 지내면서 하나가 겪는  인생의 회오리바람은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소녀에서 성인이 되고 그들이 어떻게 서로 헤어지게 되는지를 추적하는 드라마처럼 다가오는 작품이다.







'돈'이 주는 힘의 논리 앞에서 일찍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 이 작품이 그들이 헤어진 후 20년이 흐른 현재 마흔이 된 하나가 우연히 접하게 된 기미코와 연관된 사건을 통해서라는 설정이 과거의 일을 묻고 살아왔던 그녀의 마음을 다시 두드리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또 다른 만남의 애잔함을 느껴볼 수 있다.





부모라 해도 자식의 앞 날에 도움을 주지 못했던 사람들, 기미코를 의지하며 새로운 기족의 형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하나의 마음이 작품을 읽으면서 동화가 되는 부분들은 이마저도 놓친다면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외로움과 두려움, 여기에 범죄의 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는 지독한 현재의 삶이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가족이란 형태가 하나란 인물에겐 너무도 소중한 꿈이었고  그 꿈을 좇아 열심히 노력했건만 처지는 달라도 가토와 모모코가 생각한 관점은 또 다르게 보인다는 점들이 기미코란 여인을 중심으로 저마다 생각들이 달랐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나가 했던 범죄 행위는 분명 옳은 행동은 아니었지만 결핍을 만회하기 위해서, 단지 가족해체만은 피하고 싶었던 작은 소망으로 시작한 것이기에 정말 안타까웠다.




소외된 자들이 모여 살던 집, 노란색이 주는 안정감이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가족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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