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런 제닝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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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지 않은 외로운 섬, 그 섬에 일흔 살의 새무얼이 등대지기로 살아가고 있다.




젊은 시절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저항으로 감옥에 수감된 뒤 출소했지만 자신을 반겨주는 가족들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스스로 작은 섬에 정착하며 세상에 대한 문을 닫고 홀로 유폐되다시피  살던 그는 어느 날 한 남자와 드럼통을 발견한다.




그간 바다로 떠밀려온 시체를 처리한 경험이 있던 그는 남자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고 이후부터 홀로 살아온 자신의 환경에 작은 파문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식민지 지배를 받던 아프리카 대륙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들을 허구란 창작을 통해 한 개인이 역사란 시간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그 역사 속에서 경험했던 아픈 기억과 폭력에 대한 저항들이 그의 내면에서 어떤 심리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나흘 간의 일상을 통해 그린 내용은 아프리카 역사를 들여다본 듯하게 그린다.




식민지배를 받았던 나라들마다 환경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점들 중 하나인 식민지 시대가 종결되고 이어 나라의 기초가 되는 그들만의 나라를 세운다는 목표 아래 독재자의 권력으로 인해 하층민들이 겪은 어려움은 나아지기가 힘들었다는 점과 독재자의 말에 전적으로 호응하며 믿었던 위 세대들의 희망들이 젊은이들의 눈에 어떤 시선으로 비쳐 보이는지, 대표적인 새무얼과 그의 동료들의 발자취는 상실감을 통해 다른 저항정신으로 비교된다.




여기에 모든 세상과의 연을 끊고 살던 새무얼에게 다가온 미지의 난민으로 생각되는 젊은 남자의 출현은 잔잔한 섬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망상과 여기에 덧대 자신이 겪었던 폭력이 어떻게 다시 되새겨지는지를 스릴처럼 여길 수 있는 분위기와 황망한 바다 가운데 홀로 떨어진 섬을 배경으로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다.









오로지 자신이 유일하게 갖고 있었던 '섬'-




그 '섬'만이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의 부분임을 깨달은 순간 행한 새무얼의 행보는 자유에 대한 허망한 마음과 타인을 믿지 못하는 불신, 여기에 자신의 뿌리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이 함께 고조되는 과정이 폭력과 피를 통해 반복되는 아픈 역사이자 개인사로서 다뤄진 점이 돋보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2021년 부커상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자 그동안 아프리카 역사에 대한 작품들과 비교해 볼 때 현실적인 점들을 직시해 쓴 작품이라 차후 출간작이 기대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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