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부인
스테이시 홀스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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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모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학교 놀랜드에서  장학생으로 졸업한 루비 메이는 보살피던 가족이 이민을 가게 되자   요크셔에 있는 하드캐슬 하우스라 불리는 곳으로  새 직장을 삼아 떠난다.



아이 4명을 보살펴야 하는 잉글랜드 집안에서 유모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왠지 잉글랜드 부인은 자식들을 향한 애정의 느낌을 많이 느낄 수 없고 남편인 잉글랜드 찰스가 가정사에 관한 일까지 모두 처리를 하는 식이다.



하녀들조차 루비에게 쌀쌀맞게 대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낙은 여동생에게 자신의 근황과 가족의 안부를 서로 묻고 주고받는 편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 분위기는 뭔지 모를 기운이 감돌고 그 이상함에 대한 의문을 갖는 메이-



에드워드 시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양모 산업을 하는 잉글랜드 집안에서 메이가 보고 느끼는 관찰자적 시점으로 그려지는데 잉글랜드 부인의 연약함 내지는 허공을 향한 눈길, 가정에는 신경을 쓰는 것 같으면서도 찰스가 개입하는 순간 이에 순종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을 다룬 작품 속에서 크게 발생하는 일들은 없지만 오히려 생활 전반에서 사소한 작은 일들이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면서 두 여인들 사이에서 느끼게 되는 공감대 형성이 이뤄진다.



가족의 일방적인 지시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한 결혼 생활, 메이의 감춰진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부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장면과 트라우마처럼 느꼈던 자신의 비밀을 마주하면서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이 긴장감을 조성하며 이어진다.



작품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루비가 자신이 배운 대로 아이들 상황에 맞는  치료를 하는 과정에 집중했다면 당시에 여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것만큼 의사가 보인 루비를 향한 행동과 말은 남녀 차별에 대한 시대상을 보인 장면으로 여겨진다.




특히 같은 여성으로서 잉글랜드 부인의 친정엄마가 루비를 대하는 모습에선 계급차이와 빈부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졌단 점과 통제를 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 나가는 찰스란 인물에 대한 인생사는 복잡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제인에어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천천히 진행되는 흐름들이 당대 여성들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 외에도 가스라이팅을 소재로 한 심리 스릴러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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