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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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품들이 영화화된 작가들 중 존 그리샴만큼 법에 관한 다양한 해석과 관점을 넘나드는 이는 많지 않다.



주 전공인 법을 소재로 한 이야기꾼으로서 그가 발휘하는 내용들은 허구가 아닌 실생활에서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 또한 오랜만에 다시 맛보는 희열을 느끼게 한다.



플로리다 주 작은 마을인 시브룩에서 키스 루소란 변호사가 산탄총에 맞아 죽은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용의자로 그에게 이혼 소송을 의뢰했던 흑인 퀸시 밀러가 유죄판정을 받으면서 22년째 복역 중이다.



퀸시가 끊임없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사건의 재조명을 다시 보게 된 이들은 비키가 세운 비영리단체 '수호자 재단'-



그의 사건을 맡은 이는 소속단체 일원인 성공회 목사이자 변호사인 포스트다.



비영리 단체가 현재 맡고 있는 사건 의뢰인들은 모두 6명, 그중 책의 내용은 두 명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사법제도가 갖는 오류들에 대해 다루며 특히 퀸시에 집중조명한다.



퀸시에 대한 불리한 법정 증언을 했던 전 부인과 다른 이들을 찾아가 그들을 설득하고 진술서면을 다시 받기까지의 과정, 그를 변호했던 전직 변호사가 들려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공포감들, 여기에 무고한 희생양을 누구라도 삼아 자신들의 목적이 드러나지 않도록 행동한 누구들, 여기에 또 다른 죽음의 진실들까지 엮이면서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22년이란 시간 속에 그 당시의 사건현장이나 증거품들에 대한 희박한 희망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포기를 할 줄 모르는 포스트를 비롯한 수호자 재단 사람들의 노력들은 전체 작품을 통해 저자가 들려주고자 하는 법 체계에 대한 오류와 미국이란 특수한 인종 간의 혐오와 증오가 함께 곁들여져 더욱 사실적으로 그린다.



자신의 죄 형량을 감면받기 위해 위증을 저지른 사람들, 미워하고 증오의 감정이 남아 거짓으로 그를 곤경에 빠뜨린 여인, 변호사의 죽음 뒤에 가려진 엄청난 세력권의 보이지 않는 감시와 위협들은 한 인간의 삶이 믿었던 법이란 토대 위에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가감 없이 보인다.



한번 믿은 사실은 결코 틀림이 없다는 진실이 갖는 오류에  대한 허점,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검사체계의 오만들은 주 소재의 성격상 법에 대해 다루는 넓은 범위의 시스템에서 오는 부당함들에 대해 와닿는 부분들이 많아 분노마저 일으킨다.



특히 미국의 인종 간의 분열은 배심원 선정부터 판사의 경향과 판사의 인종 또한 무시할 수 없으며 구조 재 판결 신청 자체가 한번 결정된 형량을 반박할 수 없는 증거물이 없는 한 거의 번복할 수 없다는 어려움 (한국도 마찬가지), 여기에 이를 막으려는 자들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들은 죄를 짓고 복역하는 사람들 중 무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 내용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당연히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단순한 논리에 앞서 인간이 인간을 처벌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과 죄에 대한 형벌을 받고 교화를 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한다는 취지 앞에서 퀸시처럼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이 복역한다? 이는 사법 제도의 어두운 이면을 비판하면서 시스템 속에 갇혀버린 법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경고처럼 들리기도 한다.



루스를 누가 죽였든, 단지 퀸시가 무죄란 사실만 밝히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수호자 재단 사람들이 예기치 않게 사건 깊숙이 들어가는 과정 속에 과연 퀸시는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조바심은 읽는 내내 마지막까지 불안한  심정으로 읽었다.



자신의 모든 청춘을 교도소에서 보낸 퀸시가  무고가 밝혀지고 보상금을 받는다 해도 그의 청춘은 누가 돌려주나? 에 대한 안타까움은  피부색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선입견들의 부정적인 모습들이   이 사건의 커다란 핵이란 점과 함께 수호자들의 양심적인 행보가 존경스러운 마음마저 들게 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썼다는 저자의 이 작품은 그만이 발휘할 수 있는 매력만점의  정통 법정 스릴러로써의 재미를 만끽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 "우리의 목적은 무고한 장기수를 풀어 주는 것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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