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을유세계문학전집 123
막심 고리키 지음, 정보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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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효시로 알려진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짐이 느껴지는 단어는 작품 속 어머니인 펠라게야 닐로브나 블라소바란 여성의 삶을 통해 많은 여운을 남긴다.



시대적 배경이 1905년 시민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은 왕족과 지주들의 밑에서 가난과 배고픔 그들의 만족을 위해서 자신들의 육체적인 노동은 물론이고 삶에 대한 의미를 모르고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노동자들의 삶을 대표로 그린다.



남편 미하일 블러소프의 폭력에 맞선다는 것을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던 어머니의 일생은 남편이 죽은 후 아들 파벨에게 의지하고 살아가지만 파벨이 노동의 현장과 노동자들의 삶,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를 하는 과정은  주변의 인정을 뿌듯하게 바라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에 떠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닌 채 살아간다.



아들이 5월 1일 노동자 날에 대표로 깃발을 들고 앞장서며 주도한 행동으로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홀로 남은 어머니의 행동은 기존의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모습에서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이라면 나서서 하는 진취적인 여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1. 2부로 나뉘어 세심한 변화의 흐름을 보인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그리고자 한 내용들이 저자의 인생과 부합되는 부분들이 많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러시아의 사회적인 분위기인  제정시대의 지주와 귀족들의 압박 속에서 글과 생각이란 자체를 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노동계급들 일명 프롤레타리아의 형성과 부르주아의 대립을 통한 체제 변혁의 필요성들을 사실적인 흐름으로 그려낸다.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걱정은 아들이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아들이 위험함을 함께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 앞에선 한없는 연약한 모정의 모습을 보인 부분이 시대는 변해도 어머니의 사랑은 끝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 그곳에서 머리를 벽 귀퉁이에 기댄 채 어머니는 설움에 겨운 눈물을 한없이 쏟으며 소리 없이 울었고 마치 눈물과 함께 심장의 피도 함께 흘러나가는 것처럼 힘이 빠져 약해졌다.



그런 어머니가 스스로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행동에 옮기면서 점차 사회의 부조리에 눈을 뜨고 아들 및 노동 민중의 삶과 운명에 대해 자각하는 모습은 작가가 평생 주장해 온 부분과도 일치된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각 등장인물들이 주장하는 개혁의 순서가 나름 논리대로 다른 점도 눈에 띈다.

(독자행동으로 농부들을 대상으로 한 르이빈, 급진적인 베솝시코프, 농민에게 '선'을 가르칠 것을 주장하는 안드레이, 그렇지 않은 파벨까지  대변혁을 꾀하는 다양한 모습)



특히 파벨이 재판 과정에서 주장하는 글은 이 전체 작품에서 가장 압권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그런 사회가 인간을 노예화하는 물리적이고 도덕적인 모든 방식에 맞서, 자기 이익에 맞추어 인간을 짓부수는 모든 관행에 맞서 싸우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노동자이며, 우리의 노동을 통해 거대한 기계부터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모든 것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인간적 존엄을 위해 싸울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이며, 모두가 우리를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바꾸려 하고 그렇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모든 권력에 맞서 투쟁할 기회를 얻을 만큼의 자유를 원합니다.” - p 569




역사 속 혁명을 떠올려 보면 이들처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보통의 꿈을 접고 희생과 노력이 바탕이 되었음을, 시대는 변해도 오늘날 여전히 이들처럼 기득권의 부패한 권력에 맞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장면들이 연일 오버랩된다는 사실은 작품이 출간된 것을 생각해 볼 때 여전히   변화의 속도는 느리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어머니가 점점  기존의 자신의 뜻을 언어로 드러내며 말하는 장면은 비현실적인 제도에 대한 모순과 개혁의 필요성을 타인들에게 자각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는 부분이라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종교와 혁명, 노동자들의 의식화를 서서히 드러내 보인 진행의 흐름들을 통해 역사적 변화와 사회제도의 모순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어머니는 강하다란 말이 와닿는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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