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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지옥에서 왔습니다 - 방송월드에서 살아남은 예능생존자의 소름 돋는 현실고증
김주형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평점 :
TV를 통해 주력으로 보는 프로그램들이 많지 않지만 채널을 돌리다 보면 예전보다는 선택의 폭이 훨씬 많음을 느낀다.
채널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각종 오락프로그램부터 영상,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앉아서 보기 시작하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예전에는 '바보상자'라 불렸던 TV 시대가 바야흐로 장벽을 허문 시대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당연히 경쟁작 또한 무수히 만들어지고 살아남는 프로는 몇 개 안 되는 피 말리는 방송계의 현실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고루고루 본다는 즐거움이 있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프로그램의 생명에 대한 책임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야 함을 생각하다면 살벌함마저 느끼게 한다.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SBS 대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그 전성기에 ‘멱PD(멱살 잡고 싶은 PD)’라는 별명으로 사랑받은 김주형 예능 PD가 쓴 에세이를 만나본 이후엔 그의 창작에 대한 열의가 새삼스럽게 다르게 보인다.
남보다 세상이 가진 이슈에 대해 앞서 바라보는 관점은 국내 지상파에 이어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한국 최초 오리지널 예능인 [범인은 바로 너!], 요즘 대세인 유튜브까지 넘나들고 있다.
영화도 그렇지만 방송 끝이나 처음에 올라오는 책임 프로듀서나 극본가, 스크랩터, 조명... 각 분야에 이르는 담당자들의 이름을 볼 때면 한 개의 프로그램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한다는 점에서 장수 프로그램을 유지한다 것 자체도 정말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PD들이 종편 채널이나 타 브랜드로 이직하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방향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시대에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는 '런닝맨'이 중국으로 스카우트돼 중국판 '런닝맨'과 '달려라 황제'까지 만들었단 사실은 자신에게 맞는 적성을 찾아 일한 것도 유효했단 생각이 든다.
방송의 프로그램상 PD의 구분이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스포츠, 라디오로 나뉘고 더 세분해 들어가면 시사 교양과 예능을 다뤘던 저자의 경험을 통해 각 특성에 맞게 접근하는 방법에서 어떻게 차이가 나고 그것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게 하는지에 대한 남다른 고민이 엿보인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방송계의 입사시험은 어렵다고들 한다.
그중에서 앞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PD란 자리, 방송계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유익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자 재미있는 지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그만의 글 속으로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