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산문집
허지웅 지음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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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영화평론가, 작가인 허지웅 님에 대한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는 까칠함을 연상시킨다. 



방송에서 자신만의 소신 있는 발언을 보고 느낀 부분들이 친근함을 넘어설 듯 넘어서지 않는 그만이  지닌 생각들로 인해 다른 방송인과는 달라 보였는데 2년 만에 만난 신작을 접하고 보니 조금 달라졌음을 느낀다.



그것이 연륜이 쌓이고 개인적인 일로 인한 많은 부분들에서 좀 더 부드러워졌음을 행간 곳곳에서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껏 출간한 책들과 함께 생각해보건대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게 다가왔다.



코로나로 인한 관계의 단절과 소통의 부재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시대, 예전보다는 확실히 같은 앞 집에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도 부쩍  줄어들었고 충간 소음에 대한 문제들은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도 인식되고 있는 현재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많은 위로를 받게 한다.





-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이 거창한 게 아닐 겁니다.

꼭 친구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같은 편이나 가족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이해하는 태도, 그게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의 전모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P. 128




삭막한 도시의 풍경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 이웃들끼리 함께 모여 점심이나 밤마실들은 이제는 지방에서조차도 흔치 않은 모습으로 그려진 것을 보면 이웃과의 '정'이란 것이 많이 퇴색해졌음을 느낀다.




하루하루 살아나가기도 벅찬 일상들 속에서 우리가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마음에 대해 저자가 들여주는 이야기는 거창한 것이 아닌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이해하는 태도만 있으면 된다는 문장이 가슴에 와닿는다.




가끔 매체에서 보도되는 최소한의 기본원칙마저 무시한 행동을 하는 사례들을 접할 때면 과연 함께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의 최소한의 기본예절만 지켜도 타인이 느낄 불편함이 최소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자주 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가장 꼴 보기 싫은 이웃에게 베푼 배려가 언젠가 나를 살리는 동아줄로 돌아오리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살아가는 간다는 의미를 느껴보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 무언가를 영영 잃어버려 찾아 헤매고 있는 분들이 계시나요. 어떻게 하면 그걸 잃지 않을 수 있었을까 시간을 되돌려 상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분이 계시나요. 그렇다면,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미 잃어버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음을 수습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P. 257





팬데믹을 겪으면서 받은 도움에 대한 감사함,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최소한이나 잊어버리지 않는 자세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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