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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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인  신견(新見)의 관점으로 그린 밀실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사건이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점 그 진실에 대한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안개가 낀 것처럼 미지의 진실을 다룬다




변화사가 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어느 날 중학교 동창이지만 그다지 교류가 없었던 사나에를 우연히 만나고 관계를 맺는다.  



그런 그에게 탐정이란 사람이 다가와 사나에가 만나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사나에가 그를 죽인 것은 아닌지 확인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탐정에게 듣게 된 사나에의 과거 이야기는 22년 전 일가족 살인사건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네 명의 일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 유일하게 열린 창문이라고는 어른이 도저히 들어가고 빠져나올 수 없는 화장실 창문의 공간적인 제한, 외부 침입 흔적도 없는 상황에서 사나에만  벽장에서 수면제가 든 주스를 마시고 잠들었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밝혀진 사실일 뿐 사건 자체는 오리무중이다.



특히 너무도 아름다운 아내를  감시하는 아빠, 동생을 사춘기에 접어든 오빠가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불안감의 극대화를 이어간 그 가정의 정황과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엄마의 시신 위에 312개의 종이학이 쌓였단 사실이다.




도대체 범인은 어떻게 들어왔고 나갔는지, 죽인 이유는 무엇이며 사나에는 왜 끊임없이 불안과 두려움에 떠는 것일까?







밀실 살인이란 제한적인 공간에서 다뤄지는 이야기의 흐름은 신견이란 인물의 불안한 감정을 함께 보이면서 두 가지의 진행으로 연결된다.



자신의 내부에 또 하나의 인물인 R이  존재했었단 사실과 그의 마음속에 욕망과 추악함이 함께 내재해 있단 사실과 함께  사나에와 관계를 맺으면서 그녀가 겪은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자료를 보고 자신이 혹시 그녀의 가족을 죽인 것은 아닐까에 대한 상상까지 하게 되는 극도의 불안감과 그렇게 되길 바라는 포기의 심정까지 가진다.




읽다 보면 전형적인 밀실 사건이란 소재 속에 신견이 사나에가 들려주는 사건의 진실이 정말 진실인지에 대한 의문과 자신이 사나에를 의심하고 나름대로 추리한 사건의 진실 또한 정확하지 않다는 데서 독자들은 미궁 그 자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 "이를테면 A를 해결하면 B라는 문제가 터져. B를 해결하면 C라는 문제가 터지고. C를 해결하면 D라는 문제가 튀어나와. 하지만 D를 해결하면 다른 해결들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돼……. 미궁에 빠진 사건이란 그런 거야."  -P 129



신견의 심리 불안이 동일본 대지진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언급하는 부분이나 사나에가 겪은 충격적인 사건의 실체에 대한 의문들이 진범은 과연 누구일까에 대한 생각과 둘 사이만이 느낄 수 있는 동질성의 감정들은 오롯이 독자들의 판단을 통해 해석하길 원한 듯 보인다.




읽을수록 미궁에 빠져버리는 이야기, 끝까지 읽어보지 않고서는 판단 유보를 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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