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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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그동안 일본에 대해 다룬 책들을 통해 아는 부분도 있고 몰랐던 부분도 있지만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살면서 체감한 글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저자가 1960년대부터 50여 년에 걸쳐 쓴 일본에 대한 산문 중 20편을 골라서 실은 이 책의 구성은 정말 다양하다.



일본의 형태부터 마지막 일본 미학의 소고를 다룬 부분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지낸 외지인으로서 바라본 관찰들은 지금의 일본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국민들이 받아들이면서 이루어져 왔는지를 말한다.



일본 패턴의 원형이 되는 모델은 자연으로서 그 자체로서의 자연을 형식과 디자인으로  끊임없이 만들어 일본을 규정지었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파친코에 대한 부분은 이들이 파친코를 찾는 이유는 제2차 대전의 패망 후 확실성이라고 믿었던 존재가 사라지면서 상실감을 잊기 위함이란 말도 들려준다.



그런가 하면 워크맨과 망가의 유사점은 단순히 듣고 짧은 시간에 보는 즐거움이 현실세계로부터의 격리를 의미한다는 말이 다른 면으로 관찰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저자는 나카마 라 불리는 그룹이 모여 개인과 사회 전체를 이루고 리듬이란 차원에서 시간 개념이 서양의 시간과 전통적인 시간의 혼합으로 이루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현대적인 일본의 한 단면인   직장 내에서의 일을 예시로 다룬다.(퇴근 후 회식모임을 통한 친목도모)



또한 일본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일본 내의 인식을 영화 속 등장인물을 통해 들려주는 한편 죽음에 대한 일본인들의 자세와 장례절차를 서양과 비교해 본 글들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저자는 오즈 야스지로나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를 서양에 알린 바가 있고 한때는 영화평론가이자 큐레이터로서 일한 이력이 있다.)








아무래도 외지인으로서 살아온 시간을 통해  저자가 느끼는 일본인의 심리들에 대한 부분인  친밀함 속에 거리두기는 지형과 미군정의 영향을 받았던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는 영향, 그럼으로써 경계를 통한 취할 것은 취하면서 발전을 해온 그들만의 방식을 다룬 글들은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왜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인상이 떠오르는지를 조금은 느낄 수가 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읽으면서 루스 베네딕트가 쓴 글과 자연스럽게 비교해 보게 되는데, 국화와 칼이 정적인 느낌이라면 이 책은 좀 더 동적인 분위기로 다가왔다.



이는 다른 방향으로써 취한 글이기도 하겠지만 저자가 실제 일본에 대해  심도 있는 관찰과 관심의 부분들이 전방위적인 부분이란 점에서 더욱 가깝게 다가온 부분들이란 생각이 든다.



마지막 '일본 미학 소고 부분'을 다룬 부분은 동양권에서 말하는 여백과 공백, 자연과의 관계, 다도를 통한 미학을 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들의 뉘앙스 차이까지 세심하게 다룬 글들은 이 책에서 가장 의미 있는 챕터란 생각이 든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서히 꺼져가는 모습들도 있지만 그래도 밑바닥엔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 일본, 나라의 틀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면서도 양파 같은 나라, 비움과 공백을 추구함으로써 완성된 새로운 창조를 이루어 나가는 곳,  일본에 대해 다른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 좋은 취향을 즐기고 싶다면 


우리는 먼저 자신이 느끼기에 


무엇이 좋은 감각인지 정하기만 하면 된다 - 도널드 리치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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