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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평점 :
2022년 2월 26일 영면에 드신 고 이어령 님의 마지막 육필 원고를 모은 책을 접해보니 새삼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이 시대의 지성인 중 한 분이셨던 저자가 남긴 책 속에 담긴 글들은 하나하나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 삶에 대해 반추하고 죽음을 마주하며 써 내려간 글이기에 하나하나 천천히 보듬어 읽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쓰는 행위가 40여 년 만에 병상에서 손글씨를 통해 다시 글을 쓴 내용들은 익숙함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써보는 듯한 내용들이 노트 한편에 그 흔적을 남겨 놓은 것을 통해 뭉클함이 전해지고 시와 수필 110편, 그림이 기록된 육필원고가 2021년 이후부터 필체의 힘이 기존과는 다른 힘의 강도가 달라짐을 느끼며 읽는 시간이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병상에 누워 내게 마지막 남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디지로그' '생명자본'에 이은 그것은 '눈물 한 방울'이었다."
짐승과 인간을 무엇으로 구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글에서 눈물이라고 한 대목은 오로지 인간만이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과 인공지능 시대에 아무리 특출한 로봇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지닌 감성을 통한 눈물은 흘리지 못하니 그 '눈물'에 대한 이야기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그 의미를 느껴보게 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조용히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느낌으로 읽은 구절 하나하나가 단순히 인쇄로만 전달돼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친필 원고와 손그림까지 원본 노트를 살려 전해주기에 더욱 짙은 여운을 느껴보게 한다.
- 늙은이가 젊은이에게 해줄 수 있는 단 한마디.
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늙어서 죽음을 알게 되면 비극이지만 젊어서 그것을 알면 축복인 게다.- P79
인생을 살아온 경험을 통한 축적된 지식, 평생 디지로그와 생명 자본이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고 물음과 느낌으로 던진 글들은 이제 더 이상 읽을 수는 없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저자가 들려주는 내용은 두고두고 이어질 것임을 '눈물 한 방울'이 지닌 의미가 깊은 울림을 전해준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