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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평점 :

계절이 계절인지라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작품으로 추리 스릴러 문학이 강세다.
많은 소재를 변주하고 변주한 문학에서 다루는 기발한 이야기들 속에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 한계를 벗어난 작품, 미스터리처럼 느껴지는 '본즈 앤 올'을 만나본다.
뱀파이어란 소재를 통해 흡혈귀에 대한 내용들은 인간과 뱀파이어의 관계를 여러모로 다뤘다면 이 작품은 이와는 다른 카니발리즘에 해당되는 설정으로 눈길을 이끈다.
"세상에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이미 이런 자신에 내재된 이런 성향을 지닌 매런은 자신을 돌보아주던 베이비시터를 잡아먹는 식인녀로서 자신을 낳은 엄마 저넬마저 그녀 곁을 떠나게 되는 아픔을 겪는다.
진실을 아무리 감추려 해도 자신이 저지른 만행을 멈출 수 없는 아이, 다가오는 사람의 실체를 보는 순간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실행에 옮기는 아이, 같은 연령의 남자아이에게도 이런 일들을 행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연속성의 행렬들...
- 그때 허기와 확신이 내게 천천히 스며들었고,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페니 윌슨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 그저 어릴 때 내가 끔찍한 짓을 저질렀고, 그 짓을 또 반복하려 한다는 느낌만 있었다. 마법의 텐트는 아니었지만 우리 둘 중 하나는 이 텐트에서 나가지 못하리라고 확신했다. - p 22
이 모든 일들의 원인을 무엇일까?
왜 나만 유독 이런 일을 저지르는 행동의 근원을 찾기 위해 엄마 곁을 떠나 아버지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하지만 이들도 역시 매런에게 잡아먹히고 그런 와중에 만나게 된 '리'와의 만남은 여행 동행으로 이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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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청년이 말했다. “네가 한 짓을 본 사람은 나뿐이야.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야. 아직 아무도 그 직원의 차를 보지 못했어. 우린 무사해.”
‘우린 무사해.’ “혹시 너…….”
우리는 걸음을 멈췄고, 우두커니 서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이 몇 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맞아. 나도 그래.” -p 142
흡사 우리나라의 전설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의 내용들은 어떻게 보면 자신조차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노출된, 그것이 잘못임을 알고 자신 혐오에 쌓인 채 자제력을 상실하고 결국 실행하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섬뜩한 분위기로 흐른다.
자신과 똑같은 사람인 '리'와의 만남과 그 외에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어지는 행보들은 예기치 못한 위기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그녀는 과연 이 모든 것에서 안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조바심과 리에 대한 다른 감정을 느끼는 일들을 느끼게 되는데...
기존과는 다른 감정을 통해 보통의 삶을 원하는 소녀의 성장기가 때론 무섭기도 하고 아련한 심정으로 다가오게도 하는 진행들은 16살 소녀의 내면에 숨어 있는 감정선들을 통해 독자들이 이들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염려와 희망의 감정들을 갖게 한다.
실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콜미 유어 바이 유어 네임'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에 의해 티모시 살라에가 이 작품을 함께 한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들게 한다.
읽으면서도 연신 티모시 살라에의 모습이 매치되는 부분들에 있어서 어떻게 표현될지도 궁금한데 원작이 주는 분위기와 비교해 생각해 본다면 수위 범위(서늘함의 느낌, 날 것의 표현법이 아닌 부분들)를 감독만의 영상미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개봉 시일이 기다려지는 작품이다.
색다른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성장이란 키워드를 녹여낸, 흥미롭게 읽은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