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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와 문명등급 - 글로벌 히스토리의 시각에서 본 근대 세계
리디아 류 외 지음, 차태근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4월
평점 :
오늘날 세계란 이름 속에 선을 그어 만든 국경이란 존재, 국경은 언제부터 우리들의 인식 속에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게 되고 이후 이를 통해 지금도 분쟁이 그칠 날이 없는 원인을 제공했는가?
이 책은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문명이란 이름 아래 이루어진 지금의 모습을 글로벌 히스토리의 시각에서 다뤄 근대 세계를 조명해 보는 책이다.
중국인으로서 각 분야에서 연구를 통해 다섯 가지 방법론을 통해 들여다보는 내용들은 우선 유럽이 창조한 질서가 지금의 지구 곳곳에 영향을 미치게 된 시기를 토르데시야스 조약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당시 강대국이었던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의 조약은 이후 이중 구조의 지정학이 형성된 지구의 공간과 지구 상의 인심을 축 선으로 하는 이중구조로 인식하게 됐고 지리상의 대발견에 의한 해양권 장악은 이에 대한 기반을 더욱 다지게 된 본격적인 식민지 개발에 대한 첫 발걸음으로 이어진다.
유럽과 미국이 주도한 문명 등급의 기준인 야만적, 몽매/미개화, 반개화, 문명/길들여진, 사리에 밝은으로 구분됨은 이후 식민지 개척 과정에서 식민지를 삼는 기준으로 삼게 된다.
여기엔 국가란 개념 또한 근대 이전에 국가의 경계가 지역 인간 공동체의 삶과 지리적인 조건이 중심이었다면 근대 이후는 지정학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위도와 자오선의 구분, 국경이 나뉨에 따라 언어의 경계가 생기고 종교적인 분쟁 발생, 인종 간의 분쟁, 민족의 경계와 문명의 경계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는 곧 문명 등급에 따른 국가들이 서양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상위로 오르길 희망한 사례, 책의 공동저자들의 나라인 중국의 예를 통해 과연 서양인들의 관점으로 만들어진 문명 등급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비판을 던진다.
문명국가는 문명과 동일시되고 문명은 정치로 전환된다는 사실은 역사를 통해 발생한 일들을 통해 들려주고 있는 한편 서구의 문명이 비서구의 문명보다 훨씬 앞서 나간 것일까? 그 근거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선진 문명이란 말과 문명 등급을 통한 함축된 의미 속에는 어쩌면 우리가 간과하고 지나쳤던 나와 같은 것, 공통된 어떤 부분들을 같이 함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고유한 모든 것들이 야만이고 비 문명에 속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음을 보인 사례들을 통해 서구에 눈을 통해 지금까지 판단해온 것은 아닌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리에서 출발한 지리학, 이어 식민지 개척에 따라 발전하게 된 국제법, 언어, 여성의 권리, 박람회... 말 그대로 글로벌 히스토리의 영역에서 다룬 내용들은 다름을 인정하고 보다 나은 인류가 공동으로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준다.
두께가 있는 만큼 빠르게 읽히는 내용들은 아니다.
근대 문명 등급론의 형성 과정과 아시아 지역에 전파한 과정들을 각 전문 분야별로 다룬 책의 내용은 일독을 통해 새롭게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