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떤 선택의 재검토 - 최상을 꿈꾸던 일은 어떻게 최악이 되었는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평점 :
인류사에 있어서 전쟁이란 키워드는 사라질 날이 있을까?
지금도 여전히 한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전쟁의 양상을 생각해 보면 전쟁이란 부조리는 여전히 진행 중임을 느끼게 한다.
살아가면서 선택과 그 선택에 따른 결과물이 인류 역사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일들이 많지만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선의의 가치관이 다른 파급의 효과를 낳는다면 우리는 어떤 편에 손을 들어줄 수 있을까에 대한 도덕적 선의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저자가 다룬 1945년 미군의 '도쿄 대공습'을 토대로 다룬 내용은 그 역사 속에서 발생한 배경을 통해 두 지휘관을 내세워 그들이 지향했던 생각들을 함께 한다.
헤이우드 핸셀 장군과 커티스 르메이는 서로 다른 전쟁관을 가진 군인들이다.
1차 대전이 끝난 후 전쟁의 피해 양상에 따른 결과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는 전쟁의 양상을 생각했던 '일명 폭격기 마피아'의 일원이었던 핸셀과 그의 동료들은 항공기에 관심을 두었고 네덜란드 출신 노든이 만든 폭격 조준기를 통해 최대한 피해를 줄여보고자 한 사람이다.
그런 반면 르메이는 이들과의 생각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거리를 둔 사람으로 이들이 겪는 2차 대전의 양상은 반대로 드러난다.
일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당시 핸셀은 폭격 조준기를 이용해 공장, 발전소 등 기반 시설을 위주로 파괴하는 전술을 세웠지만 제트기류, 구름 등으로 인해 항공기와 부하들을 잃은 큰 피해를 당하고 상부의 명령마저 자신의 뜻과 맞지 않자 차일피일 미루다 경질당한다.
그의 뒤를 이은 르메이는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전쟁을 끝내려면 초 저공비행, 야간공습, 네이팜을 통한 폭격이 필요하단 판단하에 공격을 통해 10만 명의 사망자를 낸다.
전쟁을 통한 생명의 가치는 그 소중함이 무색하게 무차별적으로 행해지는 행동으로 희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는다.
다만 희생을 줄이는 전략을 내세우는 것이 지금까지 인류사에 있어서 차선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한계를 드러내지만 말이다.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의 항복을 받았지만 그 일이 있기까지 위 두 장군의 전쟁 수행 방법을 통해 우리는 옳다고 여긴 선택이 정말 끝까지 옳은 선택이었나?에 대한 물음 앞에선 많은 생각들을 던진다.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 일테면 노든의 경우도 전쟁을 위해서 폭격 조준기를 만든 것이 아니었다.
최소한의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편으로 연구한 것이 대상 초점만 정확히 공격할 수 있다면 무고한 희생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 핸셀의 경우도 이와 같은 생각을 지닌 폭격기 마피아였지만 결과는 르메이가 행한 결과를 통해 전쟁은 많은 희생을 치르고 끝났다.
이런 사실 앞에서 우리는 인간의 창의성과 상상력, 기술 진보와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욕망과 파괴적인 일을 멈출 수 있다는 개선 방안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반대의 영향으로 이용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게 한다.
그렇다면 르메이가 행한 전술들은 옳지 못한가?
적어도 그는 지휘관이란 자리에서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자신의 행동을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과 스스로의 원칙을 조화시키기 위해 옳다고 스스로 설득할 수 있는 언어와 개념을 찾아(p187)” 냈다는 사실로 증명하지 않았을까?
전쟁이란 기간 단축을 두고 선의의 잣대로 행한 일들이 무고한 희생과 대량살상 무기를 통해 수반한 결과물이라면 이것이 과연 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한 도덕적 물음을 던진 내용들은 선택의 방법과 그 선택에 대한 판단 기준, 더 나아가 선과 악의 결과물의 아이러니를 생각해 보게 한다.
-커티스 르메이는 전투에서 이겼다. 헤이우드 핸셀은 전쟁에서 이겼다. - p 234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