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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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미래인 2024년부터 2027년이란 시간,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기후의 변화로 인해 마치 사막을 연상시키듯 물 부족과 언제 내렸나 싶을 정도로 볼 수 있는 비, 정부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권력의 한계를 지니고 있는 배경을 그린다.

 

로런 올라미나는 LA에서 떨어진 로블리도라는 소도시에서 목사인 아버지를 둔 소녀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그녀가 살아가는 곳은 장벽이 주위에 둘러싸여 있고 이는 곧 외부의 침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곳이 정말 안전한 곳인가에 대한 염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로런은 바깥사람들이 언제 공격해올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총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다.

 

더군다나 그녀는 타인들과 다른 이른바 초공감 증후군이란 감정을 지니고 있다.

눈앞에서 타인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 죽어가는 감각을 느낄 정도라면 그녀의 앞 날에 대한 걱정도 무리는 아니다.

 

 

작가의 작품을 쓴 시기가 1993년이다.

 

기존의 작품들이 디스토피아를 표방한 미래의 배경을 그렸다는 점에선 같지만 이 작품은 훨씬 현재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한 현실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체감은 더 강하게 와닿는다.

 

로런이 살기 위해 해리와 자라와 함께 북으로 떠나는 과정과 그 속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공동체로서 함께 움직이는 모습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힘을 합할 수 있다는 사실들을 통해  지금의 우리들이 살아가는 공동체의 모습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폐쇄의 상징이 되어버린 장벽이 의미하는 갇혀 있다는 한계, 그 한계를 넘어 새로운 미지의 곳에서 싹을 키울 희망은 디스토피아란 배경에서 점차 다른 이상적인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갈구하는 인간들의 모습들을 그린 것이라 사뭇 남다르게 느껴지게 한다.

 

 

특히 저마다 살기 위해 죽이고 훔치는 행동 외에 끔찍한 상황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살기 위해 행한 일들은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점을 통해 더욱 두드러지는 부분이라 현실적으로도 어떤 특정 지역에서 벌어졌던 광기의 현장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러기에 홀로 살아갈 수 없는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작품이 전하는 뜻은 아마도 내일이란 씨앗이 담고 있는 함축의 뜻과 더불어 로런 및 다른 사람들의 공동체 합심을 통해 서로가 이것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처럼 들린다.

 

 

 -변화는 진실이에요.

변화는 계속 진행되는 거니까요. 모든 것은 어떤 식으로든 변해요. 크기, 위치, 구성, 빈도, 속도, 생각, 뭐든지요. 살아있는 모든 것, 지극히 작은 양의 물질 하나하나,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 그 모든 것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화해요. 난 모든 것이 모든 방식으로 변화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의 이야기 창조는 이미 전 작품들에서도 느낀 바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인용한 구절이 삽입됨(지구종: 산 자들의 책)으로써  더욱 내용을 빛나게 한다.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 종교, 철학, 그 외에 여러 가지를 품고 있는 내용들은 현실에 대한 비교와 함께 독자들 자신은 어떤 씨앗을 뿌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게 한 작품이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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