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입니다, 고객님 - 콜센터의 인류학
김관욱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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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에 콜센터에서  일했던 경험을 가진 분이 계신다.

 

아이들이 모두 자라고 그동안 경력단절로 인해 일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취업현장에서 처음 들어봤다던 콜센터, 그곳에서 전화상담을 통해 고객응대를 하는 일이란 것만 알고 시작한 일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던 듯하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공부량은 말할 것도 없고 아침에 팀장의 지시대로 하루에 마쳐야 할 일들에 대한 중압감, 화장실 가는 것조차 분위기상 어려웠다는 사실, 무엇보다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보지 않고  상담한다는 것 하나로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었다고 훗날 이야기를 들려준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 사회 여성 노동의 문제 중 하나인 감정 노동이라고 일컫는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여성분들의 여건들을 조사하면서 불합리하게 일하고 있는 현실을 들려준다.

 

여성들의 사회적인 활동이 많아지고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이런 부분들을 다룬 내용들을 읽다 보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옥상에서 흡연을 할 수밖에 없는 답답함, 이런 현실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환경, 특히 저자가 예전에 집안을 위해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을 지칭한 말인 공순이란 명칭이 지금도 여전히 명칭만 바뀌었을 뿐 막힌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컴퓨터를 바라보며 자신의 목소릴 통해 온종일 고객과 상담하는 일 자체도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디지털로 변한 시대에 일하는 환경은 변하지 않았음을 말하는 부분이 노동환경과 인간에 대한 존엄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특히 고용관계, 상담사 사이의 관계를  다룬 내용은 지인의 말이 절로 떠오르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었다.

 

결국 지인은 같은 동기들 중에 두 명만 남고 모두 퇴사를 했다는, 오랫동안 일하고 싶었지만 힘든 현실과 좌절감이 너무도 컸다는 말을 들려준 기억은  여성의 노동 가치에 대한 인정과 부당함에서 오는 환경개선,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등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다시 살펴봐야 함을 생각해 보게 한다.

 

 

상담 전화를 통해 상담사에게 폭언을 하지 말아 달라는 멘트를 듣노라면 씁쓸했던 기억,  오죽하면 이런 녹음 말을 넣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한 여러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들 모두가 나의 가족이란 생각을 한다면 함부로 대해서는 안될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당연한 일, 여전히 현장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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