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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음 / 부키 / 2022년 1월
평점 :
가깝고도 먼 나라란 말로 대표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 한국인과 일본인들에 대한 차이점에 대해서는 기존의 다른 책들이나 방송 패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방면에서 다룬다.
저자의 전공인 문화 심리학으로 살펴본 내용들은 제목부터가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야동과 밥, 쎈 언니와 귀여운 소녀, 막장 드라마와 이세계...
전문적인 분류법에 의하면 한국과 일본은 같은 집단주의 문화권에 속한다고 한다.
서양의 개인주의 중심 문화가 아닌, 집단에 속하는 분류란 사실은 두 나라가 같은 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겠지만 여기서 다룬 부분들은 전혀 다른 모습들을 비교해 봄으로써 두 나라의 다른 점의 이유는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야동과 밥의 대비를 통한 타인과의 교류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야동이 타인의 훔쳐보기를 통한 혼자만의 교류방식이라면 먹방은 쌍방 간의 교류란 점을 들려준다.
실시간 채팅으로 연일 올라오는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먹방러들의 참여의지를 함께 한다는 점,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스우파 언니들(화끈하고 열정적인 댄서들의 힘찬 동작들은 정말 파워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처럼 한국 여성들의 진취적인 개성과 자기 모습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모습들과 비교되는 순정적이고 소녀다운 모습을 지닌 일본 여성상들은 일본 내에서의 남, 여의 역할 구분이 전통적으로 이어진 부분들이 강하기 때문이며(물론 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게임 강국이란 타이틀로 대변되는 한국과 애니메이션 강국의 일본 비교, 막장 드라마나 역사적인 사건을 토대로 드라마나 영화로 만나는 한국의 현실 부딪치기가 있다면 일본은 이세계(異世界)물을 통한 현실 도피를 통해 잠시 벗어나고픈 성향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경계'에 대한 사례로 들려준 두 나라의 전통극 비교와 탈의 모습, 귀신들의 행동을 통한 비교는 나와 너의 구분, 더 나아가 우리란 동질감의 깊이가 같은 동양권이지만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재미와 흥미를 느끼면서 읽게 된다.
이외에도 씨름이 민초들의 양식으로 발전한 반면 스모는 왕실 주도하에 이뤄졌다는 것과 경기 방식의 차이, 한국인들의 화병과 일본인들을 대표하는 혼네와 다테마에, 한국을 대표하는 정(情)과 한(恨), 떼창 하는 한국 관중과 조용히 지켜보는 일본 관중의 차이들....
읽다 보니 저자의 사례들을 통해서 본 두 나라의 차이는 달라도 많이 다른 점들이 보였다.
한국인들의 자기 인식이 일본인들보다 강하다는 부분들은 일본인들의 좀체 속을 알 수 없다는 표현과 비교해도 좋은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저자는 서로 다른 두 문화를 비교할 때는 그 구조와 기능을 이해한 후 같은 차원의 비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환경과 그 안에서 다져온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 동안 공유하고 발전시켜온 문화라는 속성에는 크게는 같은 문화권 범주에 들었다 하더라도 서로 다른 차이점들에 대한 것들은 그들의 배경을 알고 이해를 하는 것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는 말이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대한 필요한 한 부분임을 알게 한다.
각 장 말미에 '문화 읽기의 디딤돌'을 통해 문화연구의 기본 원리와 각 장의 요점 내용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요약해 두었기에 두 나라에 대한 이해를 보다 확장된 시야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북과 장구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라도 신명 나게 즐기는 한국 국민들(고속버스 안에서 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에 대한 조심성이 생활 전반에 배인 일본인들,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점들을 다양한 문화 콘셉에 맞춰 다룬 글이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