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크리크
앤지 김 지음, 이동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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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에서 작은 마을에 속하는 곳 미라클 크리크,  화려한 대도시와는 달리 문명에서 떨어진 듯한 한적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은 마을 이름 자체가 미라클인 것과는 반대인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이곳에서 '미라클 서브마린'이란 고압산소 치료 시설을 운영  중인 주인은 한국인 이민자 박 유다.

 

이곳의 특징이 고압산소를 이용해 자폐아나 뇌성마비, 불임 등 일종의 대체의학 치료시설인 만큼 해당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던 곳에서 어느 날 산소 탱크가 폭발하는 일이 발생한다.

 

 

당시 서브마린 내부에서 치료를 받던 사람들 중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네 명이 신체의 영구 손상을 입은 치명적인 결과로 남는다.

 

 

폭발의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시설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던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이 주요 선상에 올랐지만 범인은 사망한 자폐아의 엄마로 밝혀진다.

 

 

그녀는 정말 의도적으로 당시 아이만 산소 탱크에 보내고 자신이 피운 담배와 성냥으로 화재를 일으켰던 것일까?

 

 

아니 적어도 그간 그녀가 아들의 치료를 위해서 몇 시간에 걸쳐 왕복한 모습을 생각한다면 믿을 수 없는 결과란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본격적인 진행은 일 년 후 나흘간의 법정 재판 과정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각 박유, 아내 영 유, 그리고 딸 메리, 화재 당시 그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는 저자의 실제 이민가정으로 자라온 성장과정 중에 느꼈던 체험들이 들어있다.

 

 

특히 이 작품의 주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진범 여부를 가리기 위해 법정 재판을 다루는 이야기 외에  그 사건 속에 감춰진 진실과 그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을 고수한 사람들,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들의 내용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 가슴에 와닿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 그런 내 아이의 불편한 모습들을 평생 지켜주고 돌보야만 한다는 자책감과 괴리,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지난한 시간과의 싸움에서 자신이 자식보다 하루 늦게 죽길 바라는 심정들의 갖고 살아가는 부모들의 마음들이 저자의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긴 진솔한 글로 인해 더욱 깊은 아픔을 느끼게 한다.

 

 

 

 

 

 

-특수아동을 키우는 건 단순히 삶이 변하는 게 아니었다. 사람 자체가 바뀔 뿐만 아니라 중력의 축이 변경된 평행 우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또한 고국에서 살아온 경험과는 전혀 무관한 타국에서의 이민자란 신분으로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려는 모습들은 한국어란 언어 외에 영어란 언어가 지닌 확장된 세계의 말로 인한 위축감이 깃든 모습들의 표현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삶에 적응하려는 모습들이 툭툭 치고 가슴을 건드리는 문장으로 인해 더욱 묵직함을 울린다.

 

 

그날 실제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취한 형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감동과 각자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반전과 긴장감, 부모로서의 자책감과 자괴감 동반이 불러일으킨 마음의 행보, 여기에 희망이 사라져 버리는 안타까움들이 모두 들어 있는 작품이라 책을 놓고서도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어느 작품보다도 사실적인 묘사로 인해 강한 울림을 전해준 작품, 읽어보길 권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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