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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의 무덤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50
로버트 두고니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21년 12월
평점 : 
가족 중의 한 사람이 불의의 사고, 그것도 한순간의 행동과 결정으로 그 순간을 모면할 수도 있었다는 가정이 20년 동안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은 채 살아간다면 살아가면서도 결코 한 편의 시린 가슴을 지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적어도 트레이시에게만은 이에 해당되는 삶이다.
선의의 경쟁 상대였던 여동생 세라가 카우보이 액션 슈팅 챔피언 전에서 의도적인 실수로 승자를 자신에게 넘겨준 사실로 불쾌했던 트레이시는 자신의 남자 친구 밴과 함께 할 약속 때문에 동생 홀로 집으로 가게 될 상황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 시간 이후 세라는 볼 수없었고 시신마저도 찾을 수가 없게 된 사건은 당시 가석방으로 강간 혐의가 있었던 에드먼 하우스란 자가 범인으로 밝혀지면서 마무리된다.
그 이후 교사직을 버리고 시애틀 여형사로 근무 중인 트레이시에게 세라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다시 과거의 사건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다.
진짜 범인은 에드먼일까에 대한 당시 법정 과정을 지켜본 그녀로서는 유골의 검사를 통해 진범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 사건의 뒤에 감춰진 진실을 찾고자 에드먼에 대한 선고 후 감형 신청서를 작성, 그 당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다시 법정에서 만나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길 원하는 트레이시, 뭔지 모르지만 당시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보안관, 검사, 증인들은 모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 가운데 두 개의 큰 장으로 진행되는 흐름은 진범과 법에 대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들려줌으로써 많은 생각을 던진다.
1장의 소 주제는 '무고한 죄인 한 명을 만들기보다는 범법자 열명을 놓치는 편이 낫다' 2장의 주제는 통념보다 위험한 것은 없다'로 구성되어있다.
통계상 한번 범죄를 저지르면 재범의 우려가 큰 만큼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이런 범주 내에서 행한 범법자를 추리기 마련이다.
당시 세라가 행방불명되고 마을에 에드먼이란 강간범이 살고 있다는 사실, 그가 범행 자백을 했지만 시신을 어디에 묻었는지에 대한 발설 거부와 증거 불충분이란 사실은 결정적으로 증인의 출현과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다른 증거로 그를 교도소에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시의 자료 확보는 결국 에드먼을 출소하게 만든 기회가 되었고 본격적인 범인을 찾기만 하는 일만 남은 상황, 그러나....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이 나로 인한 실수였단 자책감, 그 자책감이 한 가족의 불행을 연이어 만들었고 그 불행의 마지노선이라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사랑'이란 이름 아래 행해졌다는 사실들이 참 아프게 다가온 작품이다.
누군가는 결국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성을 느꼈고 그것에 대해 '노'라고 거부할 수 없었던 현실적인 문제와 더 이상 자책감에 평생을 괴로움에 살아갈 다른 이를 위한 차선책이었다면 진실은 때론 모른 채 넘어갈 필요도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한 내용이었다.
"한 번도 의심 안 해봤어?"
"우리가 옳은 일을 했는가에 대해서? 단 한 번도."
강한 바람과 눈이 몰아치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이코패스가 벌인 복수의 칼날이 20년 전의 사건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듯한 묘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급박한 전개로 인해 추리 스릴러의 긴장감 고조를 높인다.
전직 변호사 출신답게 법정 안에서 심리전을 통한 상대방과의 설전, 법이 아무리 완벽을 기한다 할지라도 인간들이 만든 것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인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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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법제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 유명한 법률가 윌리엄 블랙스톤 경의 말처럼, 무고한 죄인 한 명을 만들기보다는 범법자 열 명을 놓치는 편이 낫습니다. -P353
현재 형사 트레이시 시리즈로 8편의 작품이 출간됐다고 하는데, 처음 만난 작품부터 휘몰아치는 긴장감과 진범과의 대결 과정들이 거침없는 질주를 통해 독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가족사에 얽힌 비밀이 봉인 해제된 만큼 다음 작품에선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