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앨리 스미스 계절 4부작 2
앨리 스미스 지음, 이예원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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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4부작 시리즈로 알려진 작품 중 두 번째로 만나는 작품, 가을에 이어 겨울이다.

 

영국이 브렉시트 시대로 들어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질문들과 이에 대한 해결에 대한 열린 흐름들, 그리고 메시지를 꾸준히 담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여성 소피아, 어느 날 그녀의 눈에 신체의 온전한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머리만 달고 있는 이상한 물체가 그녀의 곁에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자신의 눈에 이상이 있는지 안과 검사까지 한 그녀, 까칠하면서도 신경 예민으로 인한 지친 그녀에겐 아트란 아들이 있다.

 

모자 사이는  그럭저럭 데면데면한 사이 정도,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엄마가 살고 있는 콘월에 연인인 샬롯과 함께 가기로 이미 약속했지만 둘은 서로의 생각 차이로 인한 싸움으로  헤어진 상태다.

 

이미 엄마와의 약속을 깰 수없었던 아트는 이민자 출신인 럭스란 20대 초반의 여자에게 자신의 샬롯 행세를 하는 조건의 아르바이트 제안을 하게 되고 그녀는 수락한다.

 

드디어 고향에 도착한 둘은 예상치 못한 엄마의 환대(?)로 인해 연락두절로 살아왔던 이모 아이리스를 부르게 되고 네 사람의 기묘한 크리스마스 보내기 시간이 이어진다.

 

 

책의 내용은 과거의 소피아, 아이리스의 자라온 환경과 그녀들의 사이가 왜 어긋났는지를 1960년대의 영국의 사회 모습과 함께 보여주고 냉소적이면서도 자신만의 주장을 통해 연인 샬롯과의 불화를 겪는 현재의 젊은이의 모습을 보이는 아트, 그리고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이민자 대학생인 럭스란 여인의 이야기가 과거, 현재를 오고 가며 그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의 중고음을 넘나 든다.

 

 

핵 폐기 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으로 사회운동에 일찍부터 뛰어들었던 아이리스, 과거의 혈기 넘치는 모습이 지금도 여전히 자신만의 정치성향을 유지하는 행보를 보이는 여인이라면 소피아는 이른바 1970년대의 경제 부흥의 바람을 타고 성공한 상징으로 드러나는 여인이다.

 

이들이 노년에 이르도록 서로 다른 생각 차이로 인해 연락을 끊고 살아왔던 시간은 럭스란 여인의 이방인으로 인해 화해의 장을 열게 된다는 점이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흐른다.

 

 

전작에서도 그렇지만 이 작품 속에서도 등장하는 예술은  등장인물들 간의 소통의 매개체 구실을 하는 역할로 인상적이다.

 

가을이란 작품 속에서 노년의 예술가와 소녀가  우정을 나누는 소통의 역할이 예술이듯, '겨울'이란 작품에서도 소피아가 나눈 단 한 번의 사랑의 상대도 예술가, 아트가 럭스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 심벨린을 알게 된 사실들은 굳어있던 인간의 마음을 녹여낼 수 있는 장치로 이만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포스트 브렉시트로 이어지면서 이민자 수용에 대한 시선들, 여성에 대한 혐오, 성소수자 인권의 문제들은 곳곳에 그들의 대화를 통해 영국 사회가 지닌 문제점들을 드러낸다.

 

전작에 이어 대화 속 따옴표도 없는 무색무취의 대화를 연상하 듯한 진행들은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두 자매의 대화, 아트와 럭스가 나눈 대화들, 이메일을  통해 유머러스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듯 표현하는 부분들로 인해 너와 나란 구분으로 지어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함께' 란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단단하게 얼어붙어 정지했다가도 오르는 기온과 함께 다시 나긋나긋한 상태로 녹는 것이 흙임을 기억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게 결국 겨울이니까.

겨울은 고요히 잦아들었다가 다시 나긋나긋하게 소생하는 법을 기억하는 훈련이다.

 

 

 

혹독한 시련이 닥친다는 표현으로 인식되는 계절, 겨울-

 

작품 속에서 그리는 겨울은 타인에 대한 연민이나 무관심을 벗어나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의미처럼 다가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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