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구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북포레스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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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의 나이에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 프랑스아즈 사강이 쓴 작품이다.

 

사강 하면 김영하 작가의 작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떠올리게 된다.

 

허를 찌른 법정에서의 자기변호로써 한 말이겠지만 어쩌면 문학가이기에 이런 말도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조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에서 등장하는 이름과도 동일함 때문에 더 반가울 수도 있는 이름이라 조제가 겪는 이야기의 흐름들을 좀 더 관심 있게 따라가 보게 된다.

 

 

자유분방함을 지닌 프랑스인 조제가 미국인 남편 앨런을 만나면서 부부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내용은 미국의 휴양지와 뉴욕 그리고 파리의 생활을 통해 그들 사이에서의 미묘한 흐름들을 그린다.

 

 

자신이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고 자기 통제하에 두고 싶은 남자 앨런, 플로리다의 키웨스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그녀는 외도한 사실을 그에게  말하고 남편 몰래 뉴욕을 벗어나 프랑스로 달아나버린다.

 

 

아무도 알리지 않은 채 노르망 시골에서 집을 빌려 생활하던 중 옛 남자 친구 베르나르와 함께 남편이 자신을 찾기 위해 프랑스로 오면서 다시 재회한다.

 

 

사강이 그리는 조제란 인물의 동선과 심리들을 통해 그녀와 남편의 대화와 생활들 속에 담긴 긴장감들은 두 사람들이 보인 행동과 말들은 일반인들의 상식을 벗어난다.

 

 

 

미행하고 그녀의 입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파티에서 만난 예전 남자 친구를 만나 다시 일탈을 하는 행위들, 그런 행위들에 대한 확인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겉으로는 부드러움을 갖지만 속마음 속엔 질투가 서린 앨런의 모습들은 그 또한 외도를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둘 사이의 냉전의 시간을 거치는 흐름들이 사랑이란 이름 아래 미묘한 신경전을 통해 심리묘사를 그려간다. 

 

 

 

특히 사강이 그동안 그의 작품 속에서 드러낸 '사랑'에 대한 모습들을 생각해본다면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고 도발하면서 이를 확인하는 과정, 앨런 스스로도 이런 일들이 결국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란 예감을 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놓지 못하는 억압과 속박, 이혼을 원하지만 확실하게 선을 긋지 못하고 앨런에게 끌리는 조제의 모습들이 그려진다.

 

 

이 순간 그녀는 해변에 혼자 누워 시간을 흘려보내듯이,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듯이,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주저하며 다가오는 여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삶에서 도망쳐, 사람들이 삶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도망쳐, 온갖 감정들로부터 도망쳐, 내 장점과 단점들로부터 도망쳐, 수없이 많은 은하수 중 하나의 100만 분의 1 면적에서 잠시의 호흡이 되고 싶었다.  - P. 152 

 

 

 

 

 

사랑이란 이름 아래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된 사람들, 그렇지만 조제가 원했던 이상향의 사람은 아니었다는 현실적인 자각을 인지하지만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지도 못하는 조제란 인물은 자신이 누리고 싶었던 자유로운 감성과 심리의 복잡함으로 인해 독자들로 하여금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 가운데 자유를 갈망하는 이중성의 행보,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지만 여전히 외로운 인간의 고독을 조제란 인물을 통해 심리의 변화 추이를 느껴보게 하는 작품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던지는  말이 농담이라 할지라도 상대에게 불편한 마음과 상처를 남긴다면 이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다정한 악몽이라고도 할 수 있다.

 

 

뉴욕을 떠나 프랑스로 향한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구름, 떠다니는  흩어지는 구름들의 모습은 바로 조제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듯도 하다.

 

 

사랑은 하지만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인간들의 마음, 외로움과 함께 동반된 감정을 잘 그린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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