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다 -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
은미희 지음 / 집사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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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실제의 사건을 토대로 그린 작품들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한 울림을 준다.

 

특히 '위안부'란 명칭으로 불리는 그분들의 삶에 대한 목소리를 통해 드러내는 문학적인 감성은 허구라기보다는 어떤 르포라는 범주에 들만큼 이미 독자들에게 각인을 되새긴다.

 

이 책, 또한 아픈 상처를 도려내는 듯한 '위안부'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한국어보다  영어로 먼저 출판이 되었고 (Flutter, Flutter, Butterfly) 출판 당시 많은 협박과 방해에 부딪혔다고 하는데서 알 수 있듯 우여곡절 끝에 우리들 앞에 선 작품이라 더욱 뜻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순분의 인생을 통해 당시의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던 과정들,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간이란 부분에서 '인간' 대우를 받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죽지 못해 살아가야 했던 어린 소녀들의 삶을 투영한 작품은 마치 김숨 작가의 연작 문학을 꺼내보게 한다.

 

결혼해서 자식 낳고 그저 평범하게 살길 원했던 순분을 비롯한 다른 소녀들의 삶을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 자들은 누구인가? 에 대한 물음들과 그녀들 곁에서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해주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들이 고통을 동반한 채 연신 눈물을 감출 수가 없게 한다.

 

 하루아침에 한국 이름이 하루코로 변하고 보고도 못 본 체, 알고도 모른 체를 해야만 살 수 있었던 삶, 버마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하고 임신을 하는 소녀들, 전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그녀들의 삶을 위로하고 책임질 그 누군가는 어디에 있었는지를 분노란 감정을 느끼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같은 전쟁 주범이라고 해도 독일과는 확연히 다른 처신을 하는 일본, 미국에서조차도 교과서에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왜곡하는 글로 채워 넣은 행보는 양심이 있다면 이제는 그만둬야 하지 않나? 하는 물음을 던져 본다.

 

 

전쟁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더욱 광기와 야만적인 행보를 보였던 일본의 행동들은 하루에 수십 명을 상대해야 했던  소녀들의 삶 자체가 너무도 아프게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부인하는 그들, 한 사람도 아닌 실제 꽃다운 청춘을 위안부란 삶에 바친 여러 명의 동일한 이야기들을 짜 맞추려야 맞출 수도 없는 진실 앞에선 그들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뉴스를 접하다 보면 연로하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국가체제라는 거대한 조직 안에서 폭력이 이루어지고 그 폭력 안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소녀들의 삶을 보여준 이 작품은 순수 문학작품이기 전에 증언이란 토대로 이루어진 증언 문학이요, 용기를 통해 그들만의 삶을 투영해 보인 처절한 몸부림의 역사 현장이란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경험한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통해 보존하고, 독일 또한 자신들이 행한 행위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실천의 모습을 보인다.

 

역사는 그저 한 순간에 흐르는 한 부분이 아닌 연속적인 흐름을 가진 강이기에 이런 흐름을 더듬어 보고 다루는 실천,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이 반드시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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