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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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라를 위해 정보원으로서 적지에 침투에 활동한다는 것은 사활을 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일들의 소재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을 만나본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후인 1946년 미국에 살고 있는 그레이스는 출근길에 자동차 사고로 인해 교통이 막히자 그랜드 센트럴 역으로 향한다.

 

그곳 기차역 벤치 밑에 우연히 ‘엘레노어 트리그’라는 이름이 적힌 갈색 여행 가방을 보게 된 그녀는 호기심에 가방을 열게 된다.

 

그 가방 안에는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까지를 연상하게  하는 여성들의 사진이 레이스로 묶여 있었고 그레이스는 사진을 갖고  출근한다.

 

이후 다시 사진을 되돌려 놓기 위해 그곳으로 가지만 가방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고 가방 주인인 엘레노어가 자동차 사고로 죽은 당사자임을 알게 된다.

 

이후 그녀는 사진 속에 있는 여인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추적을 시작한다.

 

책의 진행은 엘레노어와 그녀에 의해 선택된 마리, 그리고 지금의 그레이스의 시각으로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폴란드계 유대인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창설된 영국 특수 작전국 소속 직원이자 특수 임무를 맡아 적지에 보낼 여성 비밀요원을 차출할 임무를 맡고 있던 엘레노어, 그녀에 의해 프랑스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뽑힌 딸을 둔 마리, 그 외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모인 여성들의 훈련 과정과 프랑스에 파견돼 남자 첩보원들과 함께 일하는 회상 형식의 이야기가 오고 가며 흐른다.

 

어느 시대나 막론하고 전쟁이 주는 상처는 아군과 적군을 떠나 상당한  잔재의 상흔을 남긴다.

 

특히 남성 첩보원들이 주요 타킷 대상이란 점을  피해 여성들이 갖는 강점을 이용해 적군의 작전을 혼란시킨다는 취지는 나약한 여성들마저 강인한 정신을 통해 연합군 침공 작전을 준비하기 위한 막바지 작전에 이용된다는 설정이 긴장감 고조와 함께 실패의 아픔을 전해준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원칙은 전쟁의 작전에서 하나의 전략으로 사용됨을 알고는 있지만 엘리노어 당사자마저 제외시킨 작전의 수뇌부, 더 나아가 정부 자체의 비밀은 푸릇한 청춘들의 삶을, 더군다나 남자 첩보원들이 제네바 협약에 의해 포로 대우를 받는 것에 비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어간 여성 첩보원들의 명예는 밝혀낼 수없었던 한계를 보인다.

 

엘레노어가 끝까지 자신의 결백과 퇴출을 겪고 나서 사건 전말을 밝혀내는 과정은 스릴의 긴장감, 첩보 세계의 수많은 위험과 긴장감 속에 사랑이 피어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이별을 겪어야만 했던 불운의 현장들은 전쟁이란 키워드 속에 스릴과 로맨스물이 피어난 작품으로 탄생한다.

 

그녀의 뒤를 이은 그레이스와의 연결은 전쟁의 생존자가 있음으로 하여 보이되 보이지 않았던 많은 여성 첩보원들의 명예를 찾는 연결고리로써의 확장을 보여준다.

 

 

-다들 과거를 잊고 싶어 하잖아요. (...) 영국 정부에서도 모든 일이 이대로 묻히길 바랐을 거예요. -p 522

 

승리를 위해 그녀들과 첩보원들을 버린 전략들, 하지만 진정한 용기와 반성은 이들의 활동과 그 이후의 예우를 갖춰줌으로써 조금이나마 그녀들의 아픔을 달래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진취적인 자신의 삶을 이뤄나가려는 그레이스의 행동과 말, 여기에 이미 고인이 된 여성들과 마리의 삶을 통해 사라진 소녀들, 그녀 모두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실제 저자가 국방부와  외교관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그린 작품이라 상상 속의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눈에 보이는 듯한 작품,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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