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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하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22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704/pimg_7136731163007636.jpg)
에스텔라가 런던에 머물게 될 리치먼드로 함께 간 필립은 만일 자신이 지금의 상속자가 아니었더라도 여전히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한다.
또한 지금보다는 대장간의 생활이 더 행복했을 것이란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낭비벽은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60이 넘은 추레한 한 노인이 그 앞에 나타나고 자신이 바로 핍에게 유산 상속을 지시했단 사실을 말한다.
그의 정체는 어린 시절 핍이 음식을 갖다 주었던 죄수 매그위치 에이블이요, 통상 프로비스로 불리는 자로 신세계에서 종신형으로 노역을 통해 돈을 모은 내력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여태껏 미스 해비셤의 재산으로 유산 상속을 받았다고 믿었던 그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상태, 더군다나 죄수가 온갖 모진 고생을 통해 모은 돈, 자신이 당한 억울함을 풀기 위해 핍을 돈으로 신사로 만들어 만인에게 자랑하고자 한 그의 본심을 통해 핍은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그가 당한 억울한 사정과 인생의 이야기를 통해 그를 국외로 탈출시키려는 계획을 실행하지만 그와 원수지간인 전문적인 사기범 콤피슨에 의해 좌절되고 다시 재판을 받게 된다.
불우했던 한 소년의 성장을 통해 진정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 그 시대에 통상 말하는 신사라는 개념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같은 죄를 지었더라도 프로비스의 행색과 말투, 행동 양식은 사기범 콤비슨에 비해 불리한 입장임을, 사람들의 눈에 비친 일반적인 생각과 편견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통한 프로비스의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히 이런 불공정한 세태에 대한 비난과 그 스스로가 한 인간을 선택해 신사를 만들어버림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어퍼컷을 날릴 결심을 한 계기에는 일말의 동정을 불러 넣는다.
핍 또한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소년의 입장에서 어느 날 거대한 유산 상속자로 거듭나는 기회를 통해 신사란 꼬리를 달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신사라고는 말할 수 없는 허영에 가득 찬 인물로 자란다.
특히 조에 대해 자신과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자신보다 못한 대장장이란 사실과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질까 걱정을 앞세운 장면들은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 것과 같다는 현실을 보인다.
읽으면서 진정한 신사란 '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비록 교양면이나 학식에 있어서 기존의 신사라는 계급으로 불리는 사람들에겐 못 미칠지 몰라도 정직과 순수한 노동에서 오는 값진 노력에 대한 대우, 핍에 대한 변하지 않는 애정들은 품격이란 바로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이 아닌 내면에 간직된 것을 통해 드러나는 면들이 바로 신사의 자격이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핍이 성장하는 단계마다 부딪치는 인생의 행로는 프로비스에 대한 비난에서 그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그리고 용서를 통해 새로운 젊은이의 모습으로 거듭난 것은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그린 핍의 인생을 관통하는 당시의 종교적인 생활과 교리에 따른 성실한 자세, 일해서 돈을 버는 노동의 소중함과 가치를 드러낸 과정은 진정한 신사로서의 자격이 충분함을 공감하게 한다.
스릴처럼 진행되는 프로비스의 비밀과 에스텔라의 출생에 얽힌 비밀, 여기에 핍의 그녀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은 한 편의 드라마틱한 부분이자 앞으로 두 사람의 인생의 길에 꽃길만 있길 바라는 마음이 들게 한 작품이다.
고전의 향을 느끼며 읽은 책, 영화로도 다시 만나봐야 할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