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것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82년생 김지영을 쓴 작가의 새로운 신작 소설집이다.

총 8편의 작품으로  수록되어 있는 단편으로 이루어진 내용들은 80대부터 10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연령대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각기 등장하는 연령들의 세대가 느끼는 사회적인 편견과 불합리한 대우,  가정 안에서 엄마, 며느리, 딸,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할머니, 이모란 칭호로 불리는 각기 다른 여성들의 삶을 통해 82년 김지영이란 인물 중심에서 보다 확장된 내용들을 다룬다.

모두가 공감되는 작품들이었지만, 치매 걸린 언니의 임종을 앞둔 상황에서 그동안의 세월을 반추하는 과정들을 그린 [ [매화나무 아래], 10년 전 사고로  남편을 여윈 미망인으로 57 살의 교감인 '나'가 같은 과부인 시어머니와 함께 워킹맘인 딸과 손자에 대한 양육 문제란 갈등을 뒤로하고 오로라를 보러 버키 리스트 여행을 실천하는 과정을 그린 내용들이 많은 느낌을 갖게 했다.

특히 매화... 작품은 실제로  기억 소환으로 다가온 작품이라 울음이 그치질 않았던 아픔을 지닌 작품이었고 위로는 시어머니, 아래는 엄마라고 불리는 나 자신의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던 나가 그 어떤 호칭에 둘러싸여 있던 환경에서 벗어나 '효경'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인 여행 과정이 진정한 자신을 느껴간 과정처럼 받아들여졌다.

또한 중간자 입장에 선 엄마들이 겪는 손주에 대한 양육과  업데이트를 하란 말을 딸로부터 듣게 된 그 순간의 충격은 여성이란 이름의 공감대 형성이 같은 여성이란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강한 주장 앞에 세대 간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이처럼  글 전편에 흐르는 다양한 연령대가 보인 삶의 모습들에서 어쩌면 할머니, 엄마, 직장인, 소녀란 이름은 그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전체 여성들의 대표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아픔이 있더라도 상대의 부재가 느껴지더라도 시간이 흐르고 하루하루의 별다른 일들 없이 지나가다 보면 절로 살아지더라는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일들을 보편적이면서도 여전히 불편한 시선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들을 그린 작품들, 여성으로서 많은 이름을 지닌 그들, 더 나아가 여성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