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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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건축물을 볼 때 느끼는 감정들에는 그저 하나의 건축이 아닌 예술작품처럼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건축가의 자부심과 자신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새롭게 탄생하는 건축이 주는 묘미는 이에 인간과 함께 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효용성 외에도 누가 만들었는가에 따른 이해를 함으로써 보다 쉽게 수긍할 수가 있게 한다.

 

도쿄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30년 넘게 건축 설계를 해온 안도 다다오 이후 일본의 건축의 한 축을 받들고 있다는 저자의 에세이는 기존의 다른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과는 다른 자신의 개인적인 추억과 경험, 이를 바탕으로 건축을 택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목차를 정할 때 저자는 장소를 우선 정하고 그 장소에 관련된 내용을 담는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이는 기억해내는 단서가 장소였다는 점에 착안해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공부, 연을 맺었던 사람들도 모두 이에 연관되었다는 것을 밝히면서 들려주는 건축의 새로운 느낌은 다르게 들린다.

 

어느 시대나 유행이란 것이 있다.

올해 패션은 어떤 것이 인기를 끌 것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건축 또한 시대적인 재료의 보강과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짓는 것에 이를 활용하게 되고 이들 가운데 가장 기초적으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 시멘트, 철근, 콘크리트, 유리가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것을 거부하는 반건축, 반시대적인 생각으로 비교되는 나무, 대나무, 종이, 세라믹, 천 같은 오히려 자연에서 발생하는 약한 소재를 택한다.

 

한번 세워진 건축물의 튼튼함이란 인상보다는 약한 건축이 주는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은 확실히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건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고향 오쿠라야마, 유치원 초등학교와 크리스천 계통의 학교를 다니고 아프리카 사하라까지 갔던 경험에서 얻은 그의 건축 철학을 엿볼 수가 있게 한다.

 

특히 유명한  프랑스 르 코르뷔지에,  미국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독일의 미스 반데어로에가 주장한 그들의 건축 모토에 대한 이야기와 막스 베버, 엥겔스의 내용을 담은 이야기들은 하나의 주제를 통해 여러 방면으로 펼쳐진 내용을 담는다.

 

모더니즘 건축에서부터 현대 건축에 이르는 일본 건축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과 함께 인상적이었던 굴, 다리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내용은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태계의 일환처럼 여겨지는 대나무를 이용한 건축, 그의 건축학을 의미하며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현상을 부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거부하는 자세로부터 무엇인가 새로운 것,

지금까지의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탄생하니까." -p  165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작고, 느리고, 느리게란 삼저주의를 주장하는  건축안에 담고 있는  철학을 남다르게 보인 에세이, 건축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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