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 왕과 사대부, 그리고 사관마저 지우려 했던 조선 최초의 자유로운 사상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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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의 잘못된 시각과 선조들이 했던 올바르지 못한 일들을 반면교사 삼아 이를 되새기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견본으로 삼는다는 점들이 있다.

 

 

이번에 만난 인물은 역사 속의 인물들 중에 금기어가 된 윤휴다.

 

왜 그의 이름이 금기어가 됐을까? 에 대한 의문은 읽으면서 여전히 과거나 현재나 별반 다르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려지곤 한다.

 

그는 임진왜란을 겪고서도  백성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당파와 안위를 생각하던 당시 위정자들에겐 껄끄러운 존재였다.

 

그들은 임진왜란의 아픈 경험담, 청의 볼모로 잡혀있었던 기억으로 인해 북벌론이란 정치 모토를 생각하게 한 효종의 뜻을 거스르기, 청나라의 중원 진출에 반발하며 일어난 삼 번의 난을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윤휴의 주장에 저지를 하며 끝내는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자들이었다.

 

시대를 앞서 나간 혁신적인 주장을 했던 윤휴의 주장에는 지금의 시대로 보면 당연한 부분들이었을 반상과 남녀의 차별 폐지는 물론 군역에 대한 시정 주장은 당시만 해도 양반들의 거센 반대가 있음은 물론 주자의 학설에 반한 독자적인 학문의 세계를 주장했다는 것에 당파의 기세가 한창이었던 그 시대에는 죄로 다스릴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지니게 했다.

 

이런 일련들의 그가 주장한 부분들은 송시열을 위시해 노론 세력들에 의해 사문난적(斯文亂賊), 역적이란 죄명으로 한 많은 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일들이라 당시 왕권을 쥐고 있었던 왕이 좀 더 효율적이고도 균형 있는 정치를 했더라면 다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긴 당시 왕, 또한 자신의 왕자리 보위 안전을 생각해 사화를 이용할 정도였으니 누구를 비난하기엔 윤휴가 타고난 시대가 한스럽게 다가옴을 여실히 느낀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윤휴란 인물이 아무리 혁신적인 제도를 운운했지만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줄 이들이 없었다는 점은 소리 없는 메아리의 아우성일 뿐, 정작 그 이후의 조선이란 나라가 겪었던 시대를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절로 든다.

 

정치란 무릇 싫은 소리도 들어가며 수정해야 할 부분들은 고쳐가면서 보다 나은 앞 날을 위해 개혁을 해야 하는 것임을 모르쇠로 일관했던 그들, 당파 싸움의 고질적인 병폐로 인한 역사의 결정적인 흐름이 어떻게 조선이란 왕조가 무너지게 됐는지에 대해 두고두고 곱씹어 보게 되는 책이었다.

 

저자의  고증을 토대로 그린 작품은 한 인물의 존재가 어떻게 소리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는지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작품이자 윤휴란 인물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오늘의 우리들이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책, 저자의 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윤휴는 그렇게 사망 300년이 지난 지금도 지워진 이름이 되었다. 아직도 그의 이름을 지우고 있는 우리 시대는 그를 살해했던 시대보다 나은가. 윤휴는 지하에서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 p 396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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