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디바 왕수복
이윤경 지음 / 물오름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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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문인들에 관계된 인물들 중에는 여인들이 등장하곤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백석과 자야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문인으로서의 뛰어난 능력을 알아봤던 여인들의 이야기는 종종 회자되는 이야기들 중 하나지만 이번에 접한 '왕수복'이란 인물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만난 작품이다.

 

기생에서 가수로 당시 우울하고 힘든 시절을 겪고 있던 국민들에게 노래를 통해 위로를 해줬던 그녀의 삶을 투영한 이 작품은 자신이 지닌 능력이 시대의 관점과 흐름 때문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대표적인 인물로 비친다.

 

당시 축음기로 알려진 귀했던 일제 강점기에 백만 장이 넘는 레코드 판매량만 봐도 얼마나 그녀의 노래를 좋아한 사람들이 많았던가를 느껴볼 수가 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골든디스크나 판매량에선 BTS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판매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녀에게도 '사랑'이란 단어 앞에서는 기타 다른 여인들처럼 자신의 생애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소설가 이효석의 연인이었으며, 북한 김일성 종합대학 경제학 부장 교수를 역임한 경제학자 김광진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은 그녀의 굴곡진 인생의 한 부분으로 차지한다.

 

이념 앞에서 그녀의 삶을 제대로 투영하기도 싶지 않았던 시대를 지나고 비로소 그녀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  그녀가 기생이란  낙인을 극복하고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불렀던 노래는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는 자신이 처한 신분에 굴하지 않았던 주체적인 생을 이끌어갔던 행동들이 당시에 신여성으로서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고 스스로가 처했던 상황에 비추어 민족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알았던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한반도의 디바란 용어는 그렇게 탄생하게 된, 한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과 사랑, 재능을 통해 모든 것을 주체적으로 이뤄갔던 인물, 당시의 시대적인 관점에서 벗어난 이런 인물들의 재해석도 활발히 이루어졌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고도의 정한] /노래 왕수복

 

 

칠석날 떠나던 배 소식도 없더니

바닷가 저쪽에선 돌아오는 배

뱃사공 노래 소리 가까워 오건만

한번 간 그 옛 님은 소식 없구나

 

여린 맘 머리 풀어 맹세하더니

새악시 가슴 속에 맺히었건만

잔잔한 파도 소리 님의 노래인가

잠들은 바다에서 쓸쓸하기도 하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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