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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1~2 세트 - 전2권 ㅣ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2020년 연재 시작과 동시에 인생 웹툰이란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웹툰을 자주 접해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돼지 데이빗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컸다.
데이빗이란 이름을 가진 돼지, 돼지우리에서 유달리 작은 체구와 허약한 체질 때문에 집주인 아들인 조지와 함께 살면서 형제처럼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웹툰이 주는 그림의 특성과 함께 재미를 느끼며 읽게 한다.
그런 데이빗은 보통의 돼지가 아닌 말을 한다는 것은 조지와 동물 관계가 아닌 동일한 선상에서의 감정과 가족애를 느끼지만 자신의 태생을 알고부터는 방 속에 틀어박혀 산다.
조지 또한 외부세계와 거의 단절되다 피 살아가는 삶에 대해 지루함을 느낄 즈음 서커스단에 데이빗의 특징을 선보이면서 상황이 돌변한다.
이후 데이빗을 두고 인권단체, 재선을 위한 의원과의 연합, 서커스단에서 느꼈던 여러 인간들에 의해 아픈 상처를 겪는 데이빗의 모습이 그려진다.
결코 자신은 돼지가 아닌, 그저 한 인간으로서의 인정을 받고 싶었을 뿐인 데이빗을 두고 각 단체들은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여가지만 데이빗의 진정한 소원은 무시된다.
특히 인권단체의 캐서린을 향한 사랑의 감정을 거절당한 데이빗의 좌절은 스스로 도축업자 '멱따개'앞에 드러내는 장면은 뭉클한 아픔을 전해준다.
책의 첫 문구다.
사전적인 의미를 제쳐두고서라도 과연 우리들은 떳떳하게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던지게 한다.
외형만 돼지일 뿐 생각과 말은 보통의 인간과 다를 바 없는 데이빗을 통해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소외하고 멸시하며 무시하진 않았는지를 되묻게 한다.
캐서린 조차도 데이빗의 내적인 것을 인간으로 인정하면서도 외형에서는 무너지고 마는 보통의 인간 모습을 보인 장면은 눈이 보이지 않는 멱따개 앞에서 비로소 인간으로서 인정받는 점과 대조되는 장면이라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선생님과 저 역시 서로가 다르지만,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습니까.
그것만으로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지요.
이름을 알려주십시오.
모든 것을 제외한 상태에서도 데이빗을 돼지라고 부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던진 책, 사람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어렵고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문제로 남았지만 데이빗을 보면서 그저 그 누구도 아닌 데이빗 그 자체로 인정했으면 좋겠단 바람을 가져본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