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왼손 1
폴 호프먼 지음, 이원경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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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두길. 샤토버 스크랩에 있는 '리디머 Redeemer(구원하는 자)의 성소(聖所)는 그 이름에 걸맞지 않은 곳이다.

 

 

자신의 출생조차 모른 채 들어오는 곳, 열 살 미만의 소년들이 들어와 일정 나이가 되면 전선으로 나갈 때가 돼야  비로소 이곳을 떠난다는 곳이다.

 

14살의 토머스 케일 또한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 채, 전투 로드 리디머 보스코의 시종으로 그에게 오랜 시간 동안 철저한 학대와 폭력에 노출된, 그러면서도 죄인의 몸으로 태어난 자이기에 이 모든 것을 감내하며 살아가도록 단련이 된 소년이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 철저한 개인주의로  고립된 생활 속에서 어느 날 식당에서 클라이스트와 헨리가 전한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변해버린다.

 

전혀 알지 못했던 문을 발견한 그들이 차츰 익숙해진 복도를 지나 발견한 장소는 성소 밖의 어느 곳, 처음 보는 여자아이들이 있었고 모르는 음식들이 있던 주방까지...

도대체 이곳은 어떤 곳이란 말인가?

 

이후 보스코의 심부름으로 종이를 건네주러 간  규율 로드 리디머가 있는 방을 들여다보던 케일은 그가 하고 있던,  살아있는 여인 특히 어젯밤에 봤던 여인이 있는 그 방에서 벌어진 해부 장면을 본 후  케일은 그를 죽이게 되고 살아있는 여인과 함께 도망친다.

 

뜻하지 않게 살인을 저지른 그들은 추격자들을 따돌리고 가까스로 숨을 돌릴 틈 조차도 없이 멤피스라는 도시의 총리인 바폰드가 공격을 당한 지점에 이르고 그곳에서 다시 멤피스로  끌려간다.

 

구해준 여자아이인 라바는 비폰드의 조카 밑에서 하녀로 일하게 되고 그들 세명은 멤피스의 실권을 쥐고 있는 마테라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와 귀족 자제들의 시종으로 들어간다.

 

자신의 상사인 콘 마테라치의 무시와 폭력이  있는 학대를 견디던 어느 날, 그와의 결투는 그 안에 도사리고 있던 냉혹함이 더해져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한다.

 

이 일을 두고 바폰드는 세명이 있었던 리디머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고자 그들을 총독 딸인 아르벨의 경호원으로 일하게 하는데, 한번 만난 적 있는 그녀를 본 케일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시대적 배경이 중세 어느 곳,  신의 뜻을 거스르고 세상에 혼란을 불러오는 ‘안타고니스트’ 무리와 대적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인 만큼 철저한 전사로 키워진다.

 

그중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케일을 시종으로  둔 보스코는 케일을  눈여겨본  결과 전략 구사 능력 훈련과 독보적인 무감각을 토대로 발휘되는 그의 능력을 알아본 자이다.

 

덕분에 끊임없는 훈련과  쉼 없는 학대와 폭력에 노출이 된 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케일.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아온 세 사람들이 겪는 문명의 새로운 발견은 그들에게 새로운 입맛과 감정을 일깨우고, 이는 곧 케일이 아르벨과 사랑을 함으로써 더욱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다.

 

양쪽에서의 전략을 알려준 케일의 앞에 나타난 전쟁의 불운, 승리라고 믿었던 전쟁이 실패로 끝나고 보스코와 함께 떠나는 장면은 이후의 일들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다크 판타지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피비린 나는 잔혹함의 묘사가  중세라는 시대와 성소라는 장소가 제공하는 엄숙함이 맞물리면서 끔찍하게도 그려진 작품이다.

 

마치 헝거게임,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케 하는 로소의 결투 장면은 케일이란 소년이 지닌 악마적인 두려움을 이기고 자신 안에 숨겨진 본성의 힘을 발휘하는 장면으로  가장 두드러지게 표현된 장면이 아닌가 싶다.

 

사랑의 배신에 치를 떠는 케일,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한 아르벨의 선택이 진정으로 멤피스를 위한 것인지, 스스로 진력이 난 시점에 때를 맞춰 이뤄진 포기였는지는 차후 전개되는 내용에 대해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_"세 번째 마지막 환상에서 성모께서는 작은 사내아이를 데려오셨는데, 그 아이가 들고 있는 산사나무 막대 끝에서 식초가 똑똑 떨어졌다. '이 아이를 찾아라. 그리고 이 아이를 발견하면 훗날을 위해 준비시켜라,' '신의 왼손', 또는  '죽음의 천사'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가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리니." p505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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