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문후기…6년 전의 나의 데뷔작이 열화당의 호의로예쁜 책으로 꾸며져 다시 선보이게 되니 기쁘기도 하고약간은 겸연쩍기도 하다. 다시 한번 읽어보니 표현의 과장이나 치졸이 자주 눈에 거슬리나, 그런대로 그것을 썼을 당시의 젊고 착하고 순수한 마음이 소중해서 고치지않았다. - P19
나이가 들수록 죽은 자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죽은 자들이아무렇지도 않게 불쑥불쑥 떠오른다. 길을 걷다가, 밥을 먹다가, 책을 읽다가, 문득 그들과 있었던 일들에 사로잡힌다. 어차피 살아 있는 이들이라고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다. 죽음과 함께 바로 잊히는 이도 있고,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자주 기억하게되는 이도 있다. 대체로 슬픔과 고통, 당혹감을 안겨준 사람이더 오래 가슴에 남는 것 같다. - P144
보편성이란 무엇일까? 물론 무언가를 만들 때 전 세계를 고려한다고 해서 세계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렇게자신의 내면적 체험과 감정을 탐구해서 어떤 종의 보편에 닿는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당분간 그런 자세로 나와.영화와, 세계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이렇게 생각했다.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그 연장선상의 작품이다. - P9
22년 새해 미라클모닝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이유중하나는 독서루틴을 지켜가면서 읽었던 2020년과 자유롭게 읽었던 것을 비교했더니 질적으로 양적으로 눈에 보이게 차이가 났다. 스스로 진단해보니 1년동안 차이났던것은 새벽독서루틴과 서평단 활동이었다. 그렇게 다시 독서 루틴 재정비를 하고 있는 나의 눈에 들어온것이 비즈니스북스 인스타 피드에 <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 > 서평단 모집이었다.‘순한 맛부터 매운맛까지 소설책부터 벽돌책까지 전천후 지식인이 되는 책읽기‘라는 부제처럼 다독가이신 이시한 작가님의 ‘독서레슨‘을 받고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독서는 나에게 어릴때는 아버지직장 놀러가서 찾게된 놀이이며 크면서는 친구이며 영원한 나의 숙제였다.˝도는 텅 빈 그릇과 같아, 아무리 채워도 채울 수 없다˝는 노자의 말씀처럼 나를 채울수 없어서 평생을 독서에 집착하는 지도 모르겠다동반자를 자처한 작가님 덕분에 총 12강과 ‘지식탐험가 질문‘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북클럽 멤버로 이시한 작가님과 함께한 기분이 들었다. (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혹시 내 안의 더 깊은미지의 것이 건드려져서 나를 분열하게 만들지는 않을까?13년간 나를 부동자세로 굳어 있게 만든 슬픔과 두려움의정체는 과연 무엇일까?가서 겪어보지 않는 한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이었다. 잠을 잘 자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이제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판도라 상자의 문을 열기로 결심했다.준비가 완료된 날 아침, 여덟 살 난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에 데려다주며 말했다."엄마 오늘 할머니 무덤에 다녀오려고 해."그러자 아이가 말했다."엄마, 피할 수 있는 슬픔은 피하고 살아.""이젠 피할 수 없는 슬픔이라서 다녀오려고…."잠시 덧붙이자면, 아들은 상당히 감성적이고 인생 2회차에서나 할 법한 말을 곧잘 내뱉는, 매우 흥미로운 어린이다. 그래서 그날도 백 살 아들이 해주는 것 같은 일종의 조언을 받아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꽃을 사러 납골공원 근처 가게에 들어갔다. 국화…. 가게는 당연히 온통 국화밭이었다.온당했다. 하지만 엄마에게 국화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