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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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 안의 더 깊은미지의 것이 건드려져서 나를 분열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13년간 나를 부동자세로 굳어 있게 만든 슬픔과 두려움의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가서 겪어보지 않는 한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이었다. 잠을 잘 자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이제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판도라 상자의 문을 열기로 결심했다.
준비가 완료된 날 아침, 여덟 살 난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에 데려다주며 말했다.
"엄마 오늘 할머니 무덤에 다녀오려고 해."
그러자 아이가 말했다.
"엄마, 피할 수 있는 슬픔은 피하고 살아."
"이젠 피할 수 없는 슬픔이라서 다녀오려고…."
잠시 덧붙이자면, 아들은 상당히 감성적이고 인생 2회차에서나 할 법한 말을 곧잘 내뱉는, 매우 흥미로운 어린이다. 그래서 그날도 백 살 아들이 해주는 것 같은 일종의 조언을 받아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꽃을 사러 납골공원 근처 가게에 들어갔다. 국화…. 가게는 당연히 온통 국화밭이었다.
온당했다. 하지만 엄마에게 국화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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