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군대까지도 변화하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고교야구 선수의 빡빡머리 관습이 남아 있다. 남미대륙에서 바다를 건너와 갈라파고스에 정착한 생물들은 육지와 고립된 환경 때문에 그들만의 방식으로 진화해 전혀 다른 종으로 변화했다. 일본 고교야구의 빡빡머리는 마치 21세기 갈라파고스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변화가 느린 일본 사회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런 관습은 오랜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에도시대 남성들의 일본식 상투인 ‘촌마게 관습이 국가에서 공식 금지하고 나서야 사라진 것처럼, 고교야구연맹이나 문부과학성이 강제하지 않는다면 고교야구의 빠빡머리는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폐습처럼 고교야구에 남아 있을것이다. - P157
"2년 만의 여름 고시엔, 세계에 퍼져 있는 곤란 때문에 보통의 생활이 불가능해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들도 학교생활, 부 활동이 2년 전과는 전혀 다르게 되었습니다. 1년 전 고시엔이라는 꿈이 사라지면서 울며 좌절했던 선배들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을 형태로 이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자신의 목표해야 하는 길을 정하고, 친구의 미소로부터 격려받고, 가족의 깊은 정에 쌓여, 세계의 운동선수에게 자극받아, 한 발 한 발 걸어왔습니다. 사람들에게 꿈을 좇는 것이 얼마나 멋진가를 알려주기 위하여 기력, 체력을 다해서 플레이를해, 이런 꿈의 고시엔에서 고교야구선수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것을 맹세합니다. 2021년 8월 10일 선수 대표." - P123
중학교 시절 천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찾아간병원에서 더이상 야구를 하면 안 된다는 진단을 받은 주인공 히로, 일부러 야구부가 없는 학교에 진학한 히로는 집 마당에서 글러브를 태우기 시작한다. 매캐한 연기 때문에 기침을 하던 어머니가 "히로, 뭘 태우고 있는 거니?"라고 묻자 히로가 대답한다. "내청춘." - P17
읽어야 하는데 마음이 힘들어서 외면하는 일들이 있다. 내가 힘들게 되었던 두 번의 사건이 있었다. 한 번은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두 번째는 유튜브 댓글을 통해 사람들은 소신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남는다. 그래서 사실 읽고 싶지 않고 외면하고 싶었다.《판을 까는 여자들》의 부제에서 ‘환멸 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에 눈이 갔다.미디어에서 언젠가부터 자주 등장하는 ‘이대녀‘ 그 단어에 대한 궁금함부터 시작되었다.신민주, 노서영, 로라 3명의 저자들이 구절판을 걷어차고 새 판을 까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했다.20살이 되면 늦게까지 술을 먹어도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통금시간은 내가 취직하고 나서야 없어졌다. 그때 친구 녀석이 한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누나 보니까 어릴 때는 어린애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라는 말로 성인이 되면 다 큰애가 하면서 걱정하더라.˝라고 어려도 커도 바뀌는 것은 없다는 생각에 화도 났는데정말 어이없는 일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쌓여만 갔다.의도하지 않은 일상적인 발언에도 폭력적인 혐오 댓글이 따라왔다. 그 이후 더 자기검열을 했고, 유튜브 댓글은 읽지 않는다. 최소한의 자기방어로~그래서 이 책 또한 공부하듯 읽고 있다.악플러들은 꼭 피라냐 같다 어두운 수면 아래서마구잡이로 물어뜯을 생각만 하는 것들 말이다.내가 그리고 주변인들이 그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그 반대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미디어의 홍수에서 살아남을 방주는 있기나 한 걸까?!초딩딸아이가 가짜 뉴스를 진짜처럼 믿고 아빠에게 말할 때마다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가 된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사는 이 시대에 적어도 나 자신은 진짜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최소한 스스로의 이야기를제대로 말할 수 있는,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그래서 저자들의 에필로그 인터뷰 마지막에 ˝악플이 달리겠지만, 우린 아직 할 말이 많으니까.˝라는 저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쓸데없는 정보를 갈구하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최근온라인 세상엔 온갖 정보들이 말 그대로 범람하고 있는데, 덕분에 나는 이제 어떤 정보를 보는 것만으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수 있다는 믿음을 거의 잃었다. -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