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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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터에서 단편 소설을 보고 단번에 반해버린 작가가 있다.
조. 예. 은. 소설가. 아주 짧았던 단편에 마음을 빼앗긴 게 얼마 만이었던가?! 그 이후 찾아서 읽어야지 하고 잊고 있을 때마다 항상 작가님의 작품들이 눈에 띄었는데, 본격적으로 읽어야지 할 때마다 다른 일이 생겼었다. 그러던 중 3년 만에 코엑스에서 도서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딸아이와 개막날 갔는데 작가님의 실물 영접을 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사인은 못 받았지만 다음에 꼭 기회가 있기를 바라면서 도서관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빌려와서 읽기 시작했다. 너무 좋으면 그 좋은 기분을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일부러 독서록을 남기지 않을 때가 있는데 작가님의 소설들이 그랬다.(나중에 남길걸하고 후회하기는 하지만)
작가님의 신간 소식에 너무나 기다렸다 받은 소설집 <트로피컬 나이트>는 역시나 너무나 좋았다. 여름날 소설을 약처럼 읽는 나에게 다행인지 안구건조증이 점차 나아질 때쯤 그리고 열대야와 늦여름 사이에 선물처럼 찾아온 시간은 지쳐있는 나에게 작가님의 이름처럼 예쁘고 은혜롭게 느껴졌다. 기이하지만 예쁜 이야기. 나에게 조예은 월드는 그랬다.

예쁘지만 내용이 함축된 표지를 좋아한다.
《트로피컬 나이트》의 북디자인은 첫인상에 반하고, 완독한 후 감동하게 되었다.
8개의 색다른 맛의 이야기가 열대야를 물리치고 가을바람을 몰고 온 것처럼 책에 푹 빠져있는 동안 날씨도 거짓말처럼 변했다. 무더웠던 더위가 꿈이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잔혹하지만 사랑스러운 무섭지만 다정한 이야기들 중 ‘릴리의 손‘이 제일 좋았다. 그리고 표지에 로봇팔이 자꾸 잔상으로 남았다.
정말 그런 틈이 어디에서 나타날 것만 같다.

‘새해엔 쿠스쿠스‘의 애증관계가 너무나 공감이 되었고, 결국 모두가 해피엔딩일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8월 마지막 주 2022년 여름의 밤의 끝자락에 참 잘 어울리는 조예은 소설집 《트로피컬 나이트》를 읽으면서 가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해 본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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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편지에 마음을 볶았다 - 귀농하고픈 아들과 말리는 농부 엄마의 사계절 서간 에세이
조금숙.선무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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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맏며느리 모친, 농사짓는 시댁으로 시집간 고모 때문에 나는 장남과 농사짓는 시골이 집인 사람과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노래를 부르며 다녔는데,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이 장남에 농사를 부업으로 하는 신랑을 만났다.

호미도 제대로 못 잡아서 결혼 12년 차에 처음으로 밭에 잡초를 뽑았고, 농장물을 흘린 땀보다 얼마나 저렴하게 먹는다는 것을 하루하루 깨닫고 있는 중이다.


잡초를 뽑아본 후라서 그런지 《그 편지에 마음을 볶았다》의 표지( #디자인김은영 )는 ‘오해의 잡초를 헤치고 피어냐 이해의 말들‘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구나라고 느껴졌다.

잡초는 참 오해처럼 여러 모양으로 쑥쑥 잘 자란다.

시어머니의 팔이 골절되시는 사고로 결혼생활 12년만에 풀뽑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구나를 느끼는 요즘이라서 더 공감하면서 읽을수 있었다. 그래서 귀농을 하겠다는 아들보다는 말리는 어머니의 입장에 더 감정이입이 됐다.
귀농과 귀촌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어머니의 편지가 내가 시집오고 느낀것과 같았고, 병원문제 등등 괴산과 가까운 지방소도시에 살아본 나라서 맞장구 치면서 읽었다. 엄마이자 10년차 농부이신 조금숙님이 편지에 쓰신 농사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최근 몇년동안 직간접적으로 느낀 그대로 였기때문이다. 40년넘게 내가 느낀 태양의 뜨거움의 몇배가 더 되는 괴로움으로 느껴지는 여름날 밭의 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멍때리기를 잘 못할 만큼 생각이 많은 나를 몇분만에 멍때리기의 달인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신랑말로는 그게 더위먹은 거라고 했다.

시어머니 혼자서 가족 먹을거리만 하시는 밭일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고된 일이었다. 어머님의 빈자리가 신랑에게 그만큼 크게 느껴졌고, 혼자 힘에 부쳐하는 신랑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처음으로 나선 나에게 농사는 흘린 땀만큼의 노동의 대가가 너무나 적다는 것을 매번 느끼게 했다. 매번 ˝사 먹는 게 정말 싼 거구나!˝라고 말하면서, 농부는 사랑 없이는 절대 못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고마움과 사랑이 느껴져서 좋았다.

귀농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부부 사이, 형제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 우리가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좋은 예가 되는 구절들이 많아서 나는 가족을 위해 매순간 땀 흘리신 시어머니가 생각났고, 항상 배려했던 신랑이 생각났고, 40년 동안 같은 불같은 성격을 받아주고 불만을 매번 들어주는 여동생이 생각났다.

최근 읽은 어느 책보다 사랑과 흘린 땀방울이 가득 느껴지는 해피엔딩이었다.

‘더 잘 살기 위한, 한겨레출판의 에세이‘중 <탈서울 지망생입니다>랑 함께 읽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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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자신을 감추는 법이 몸에 익었답니다. 보통 사람들은 무얼 입고, 보통 어디서 살고, 보통 무슨 일을 한다는 말에그렇게 마음이 쓰인다 해요. 무엇이 ‘보통‘이고 어떻게 보통의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모르겠으니, 본인이 무얼 좋아하는지보다 주변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합니다. 자꾸 그런 생각이 행동을 주저하게 만든다나요.
아이가 생긴다면 저는 보통이나 평균에 마음 쓰지 않고살게 해주고 싶습니다. 집에서만큼은 마음껏 소리 지르며 뛰어다녀도 괜찮은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또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초심이 주변에서 비롯하는 압박감으로 흔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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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 스트레스 없이, 생산성 있게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
졸리 젠슨 지음, 임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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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쓰는 일이 당연했던 이유는 항상 펜과 노트가 함께하는 부모님 덕분이었다.

10대 때 담임선생님의 칭찬 덕분에 학창 시절 내내 쓰는 일에는 부담감이 없었고, 회사 생활에서도 글쓰기는 무난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결혼하고 알았다 주변에 글쓰기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나 또한 글쓰기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는 중이어서 그런지 글쓰기 책들에 관심이 간다.

30년이 넘게 연구자이자 학자로 살아온 저자 졸리 젠슨의 ‘스트레스 없이, 생산성 있게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이란 부제의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는 나뿐 아니라 공부하는 일이 아직 많이 남은 딸아이에게 좋은 팁을 나눠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큰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총 5부 28장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200여 페이지 책이라서 가독성도 좋았다. (더 좋았던 점은 손으로 들고 읽어도 손목에 무리가 안 가는 무게감) 편집(그리드, 그레이&옐로) 또한 취향 저격이고 실용적인 면에서도 최근 읽은 글쓰기 책 중에서 가장 좋았다.

글쓰기가 술술 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나 또한 한 문장을 쓰기 전에 여러 권의 책과 기사를 읽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 하나는 ˝넌 원래 잘 쓰잖아?˝라는 말이다. 한 문장 쓰기까지의 노력은 깡그리 무시한 듯한 그 반응이 싫어서, 한 번은 핏대를 세우고 내 노력을 말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쓰는 일이 당연하고 무난하게 할 수 있는 일이더라도 기계처럼 스위치를 누른다고 그냥 나오지는 않는다. 더 많이 읽고 쓰고 지우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글쓰기를 대신 부탁하고 칭찬을 가장한 무시하는 발언을 하기 전에 그럴 시간에 졸리 젠슨의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식사시간에 우연하게 본 영화<루시(2014)>. 인간성을 잃어가는 주인공에게 노먼 박사가 하는 대사가 마음에 남았다. ˝죽은 뒤에도 정보와 지식은 다음 세대 세포에게 전달됩니다˝ 삶의 최종의 목적은 결국 지식 전달이라는 것.

삶의 목적에 글쓰기는 필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말로 전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는 무조건 글쓰기를 추천한다. 학술적 글쓰기의 목적인 지식 전달뿐 아니라 사람 관계에서 감정도 나는 글로 전달하는 것을 좋아한다.

간혹 아이와 사소한 다툼이 있을 때도 우리 모녀는 말보다는 글이 화해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이 책은 이처럼 글쓰기를 통해 나를 솔직하게 돌아보고, 목적을 통해 내 에너지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시작과 실천하게 해 준다.

부담스러운 의무가 아닌 ‘귀중한 특권‘으로 글쓰기를 대하는 방법은 정말 좋았다. 힘든 것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주는 것도 위로가 됐다.

20대 편집 기자로 일할 때 선배 취재기자가 인터넷 뉴스 글을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때보다 부담이 됐다. 메일을 보내기까지 정말 몇 번을 고치고 또 고치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당시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래서 한살이라도 어릴 때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책에서는 더 많은 책들을 추천하고 있는데 그 책들 또한 읽고 싶어졌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길을 잃은 나에게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는 한동안 내 손이 닿는 곳에 항상 있는 내 글쓰기의 안내원이 될 것 같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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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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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으로 몸살은 알고있지 않은 가정이 과연있을까?라는 인지와 모든 독이 잘쓰면 약이 되듯 신인류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독경제에서 슬기롭게 잘 살기위한 팁을 주는 책이라서 좋았고, 아이랑 다시한번읽고 디지털 디톡스에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다.(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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