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마다가스카르 - 스물넷의 달콤한 여행 스캔들
Jin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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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라는 나라는 어디에 있는 나라인가

마다가스카르라고  발음해 보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와 나무들과 검은 피부가 생각난다

이 연상에는 아무런 논리 관계가 없는 자의적인 것이다

지도를 찾아 마다가스카르라는 나라를 찾아보았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대륙의 동남부의 오른쪽 옆에 있는 섬나라였다

그것도 꽤 큰 섬나라다 음 과연... 그랬군

이 마다가스카라는 비주류의 마이너한 국가를 저자는 여행하고 왔다 온 건데 과연 무슨 이유로

이렇게 인지도가 없는 나라를 다녀 온 것일까

저자는 재수생 시절 자신이 무척 존재적으로 비소(卑小)하다고 느낄 때 우연히 슈퍼마켓

티브이로 본 아프리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던 금발의 여류사진작가에게 반해버렸다고 한다

자신과는 달리 무척 독립적이고 당당한 이를테면 로망과도 같은 동경을 얼굴도 모르는

그녀에게 느끼고 자신도 꼭 언젠가는 아프리카에 가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점점 더 잊혀져 갔고 그녀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는 나이가 되었는데 막연히 상식처럼 되어 있는 코스를 따르기가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와 상의를 하는데 이 친구가 그녀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가 된다

그래서 친구의 권유로 처음 듣는 마다가스카르를 가게 되었다고 한다

마다가스카르 ...하하 생판 모르는 지도에서의 위치도 모르는 이 나라..

그녀는 점 점 다가오는 출국일을 두근거리며 그리고 떨며 기다리면서 과연 자신이 가게 될까

하고 자신도 반신반의하면서도 결국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용감히 비행기를 타게 된다

그리고 도착한 마다가스카르는 나름대로의 신선한 인상을 가진 나라였다.......고 하기엔 여러 가지

부족한 한 마디로 전형적인 후진국가였다

낡고 퇴락한 건물들은 2층이 넘는 건물이 수도임에도 별로 없었고 호텔엔 바퀴벌레가 자연스럽게

동거하고 있었고 화장실은 모든 생각을 멈추고 숨을 멈추어야 할 정도로 위협적이고

길거리의 사람들은 맨발이거나 슬리퍼만 신었고 소매가 떨어져 나간 옷을 입기 일쑤였고

돈을 달라는 거지들이 떼로 몰려 있는 그런 나라였다

이런 마다가스카르의 모습들을 기술하는 저자는 그러나 놀랍게도 담담하고 깨끗한 태도를 보인다

경멸이나 혐오나 불평조차도 없이 그녀는 다만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그대로

보여 줄 뿐이다 그러면서 마다가스카르의 여러 지방을 여행하며 저자는 자신이 관찰한 바를 

침착하고 차분하게 들려준다 그 묘사와 관찰은 명민하고 재치있으며 재미있다

동시에 발랄한 생의 긍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이기에 아무런 고정 관념이나 편견 없이 자연 그대로 현지의 마다가스카르인들에게로

스며들 듯 친구가 되어 가슴이 따뜻하고 유쾌한 교제를 해 나간다

그런 그녀는 연인도 이 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아마 그녀의 그런 티없고 순수하고

가장 인간적인 마음이 아마도 렁드리라는 연인도 감동시킨 것이 아닐까

다시 마다가스카르라는 단어를 발음해 본다

눈이 부실 정도로 파란 태양과 시원한 파도가 부숴지는 해변과 아프리카 소가 풀을 뜯는

들판과 그리고 새하얀 치아를 보이며 웃는 마다가스카르의 사람들과 오후 두 시의

기분 좋은 무료함이 떠오른다 나도 마다가스카르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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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명화
사토 아키코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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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의 명화는 화가의 개인적 고뇌와 정열과 끊임없는 사색 그리고 시대와의 정신적 교감 속에서 무르익어 마침내 성숙한 과일처럼 탄생한다 이런 것들은 모두 그림 속에 숨겨지는데 그림을 감상하면서 관중은 명화의 겉표면을 응시하다가 깊은 곳에 숨겨진 이 보물 같은 코드들을 모른 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화가는 보물들을 감추고 그 암호를 은밀하게 숨겨 놓았는데 보는 관중이 그 암호를 해독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암호를 풀고 명화의 안뜰로 들어세게 되면 보는 것이 곧 아는 것이요 아느 것에 따라 보이게 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다르리라 이런 명화들에 얽힌 유래에서부터 창작하는 화가의 열정적인 고뇌까지 이 책들은 친절하게 그 가리워졌던 이면을 가르쳐준다.저자가 설명해 주는 화가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어째서 그림이 이런 식으로 탄생하게 되었는지 과연하고 수긍을 하게 된다.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심적 방황과 타오르던 열정 그리고 시대와의 교감에 따른 반응들까지 지은이는 알기 쉽고 재미있게 꼭 꼭 찝어 가르쳐준다. 다만 책의 분량에 따른 제약 때문에 지면이 한정되어 소개할 수 있는 내용이 적은 것이 매우 아쉽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이 몇 배는 더 배가되었을 것이다.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그림 속에 담긴 사실들을 발견한 후 분석을 통해 새로운 통찰로 이동할 때 관객은 단순히 그림의 윤곽만 본 것이 아니라 그린 화가와 영혼의 대화를 하게 된다 화가는 그리고 관중은 봄으로써 서로 섞이고 교감하며 상호의 자극을 주고 받는 것이다.새로운 제2의 작품이 관중의 마음 속에 생성되는 것이다.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다빈치의 어머니의 이상화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모나리자를 보면 그 신비한 미소가 어째서 그렇게 부드럽고 신비했는지 비로소 알게되고,렘브란트의 야경이란 작품이 칠했던 니스가 검게 변해 야경처럼 보여 붙은 제목이라는 걸 알게 되면 작품의 제목이 왜 그런지 아하하고 동의하게 된다.어렸을 적 보았었던 동심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인 플란더스의 개에서 주인공 네로가 죽어가며 보고 싶어했던 그림이 "그리스도르르 십자가에서 내림"이라는 루벤스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애니의 감동과 실재의 명화의 감동이 겹쳐 더욱 감격스럽다.뭉크는 어떤가.절규라는 명작이 유난히 불행하고 병으로 시달린 뭉크의 자전적인 그림이라는 걸 알게 되면 왜 그토록 일그러진 얼굴로 절규하는 사람을 그렸는지 십분 이해가 간다.이 책은 이렇듯 독자와 관중을 자극하는 찬란한 이름들이 가득 빛을 발한다.레오나르도 다 빈치,라파엘로,렘브란트,베르메르,고흐,피카소,카라바조,밀레,마네,모네,루벤스,쿠르베,고갱,뭉크,샤갈,프리다 칼로...숨쉬기도 벅찰 정도로 위대한 화가의 번쩍이는 광채의 명작들로 눈이 분이 넘치도록 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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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바이 베스파
박형동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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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활자들을 그리고 컷의 그림들을 지그시 조심스럽게 천천히 잘 씹어본다 담백하다 굉장히 담백하면서 동시에 엷은 단 맛이 섬세히 스며들어 있다 이 만화들 미묘하게 담백하다

그 음영의 엷고 투명한 분위기 밑으로 수수하고 낡은 펜 텃취가 나른하면서도 고요한 꿈처럼 조용히 꿈꾸고 있다

 

2.

스쿠터는 꿈꾼다

아니 졸고 있다 아니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쿠터는 알고 있다 소년과 소녀와 그리고 우리가 왜 파란 하늘과 흰구름과 털이 짧고 검은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들이 매일 보스를 타고 지나가며 이따금 다른 도시로 떠나는지를 다 알고 있다 스쿠터는 그렇게 우리들의 꿈을 먹고 우리들의 날을 태우고 우리들의 기억을 운반한다 다섯대의 스쿠터가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 결은 낮고 꿈꾸는 듯 몽상적이고 그리고 서걱거리는 낡은 어쩌면 잊혀졌을지도 모르는 오래된 그날이다

 

3.

환상은 떠나온 자의 그리움의 힘으로 그 곳에 머문다 바이 바이 베스파의 주인공들은 모두
꿈꾸는 내밀한 그리움을 안고 있다 그 그리움으로 사진첩을 돌아보기에 떠나고 싶은 환상은 모두의 곁에 조용히 그러나 커다랗게 그들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들은 모두 조용하면서도 파아란 그리고 자그마한 꿈 하나씩을 안고 잠이 드는데 이 잠에서 깨면 그들은 현실로 돌아와 그들의 일상속에서 다시 그리워한다 자그마한 말랑말랑한 감정들을 세밀히 간직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갈피를 꽂으며 언젠가는 잊혀질지도 모르는 하나의 기억이 되기 위해 소년은 소녀는 그리고 우리는 낮고 서늘한 바람 속에서 자신들의 얼굴을 바람에 씻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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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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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신의 지적 자극을 원한다면,그래서 논리의 엄밀하고 일관된 합리적 질서속에 과학의 공통되고 보편적인 원리로써의 지표가 구현되길 원한다면 이 소설을 집어들어야 한다.이책을 펼치고 단련해야 하는 지적 유희를,공대생이 아닌 나로써는 감당하기가 힘에 부치고 어려웠음도 나는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마련해둔 정신적 자극은 나의 우둔한 신피질을 청량하게 씻어줄 만큼 흥미롭고 정교한 과학적 장치들로 완전한 외양을 갖춘채 그 정연한 실체를 허용하고 있었다.명백하게 과학적 상상력을 구현하고 형상화하여 보편적 긍정으로써 진실을 완성해가는 작가의 긴밀한 걸음걸이는 어째서 sf 소설이 문학으로서의 특수한 개별성을 가진 하나의 쟝르로 기능하는지에 대하여 완전한 윤곽을 그리는데 일조한다.이 소설집의 하나 하나의 단편 소설이 마치 한권의 분량을 가진 소설을 독파하고 그 주제를 파악하는 것 만큼이나 쉽지 않은 경험을 선서했는데,관련되어 있는 인접 사상이나 학문들의 목록을 보면 어째서 그토록 가열찬 힘겨움을 겪어야만 했는지 자명한 수긍을 하게 된다.초월적 천문학의 세계관과 신화의 비리스러운 조응,의식과 신체를 통괄하는 신경의학과 인간정신의 상관관계,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의 수학적 증명과 그 학문적 고찰,문자 체계의 계통과 언어의 형식으로의 문자에 대한 숙고,유대교 카발리즘에 의한 언령신앙의 과학적 변용과 전성설로 이루어진 생체증식,메타인류의 과학적 업적과 그 균등한 사회적 재분배,기적이 일상화된 상태에서의 지옥의 의미론,미추에 대한 판단이 사라진 사회에서의 가치 판단등등.....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다단하고 현란한 정신의 파노라마라고 할 수 있다.지각의 통점 위에서 과학을,또는 과학에서 변용한 신화와 판타지의 생성 가동을 통해 인식의 깊숙한 저변을 휘저으며 그 놀라운 메타이데아를 탐색한다.나는 테드창이 이들 소설을 집필하면서 현상 속의 과학적 접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서술해 나갔으리라고 생각한다.그 결과 특수한 경험으로써의 과학적 인식과 현실에서의 연구적 추론이 서로 충돌하고 접합되면서 아름다운 인식의 불꽃이 튀어 오르는 과학적 엑스터시가 유감없이 읽는 자의 뇌리를 꿰뚫고 지나간다.가령 의식이 특수한 약의 투입을 통해 정신 기능과 육체적 능력의 초월적 극대화를 통한 인간 능력의 한계치를 실험하는 '이해'의 경우,인간의 임계점은 어디인가를 의학적 범주속에서 마치 기계를 가동시키듯 신체의 변이를 시험해 보는데 나에겐 그 탐구 과정이 놀랍고 신기한 신념 즉 과학을 통한 유토피아의 실현이라는 너무도 아름답고 환상적인 신천지의 풍경을 느끼게 하여 잠시 나는 아득한 황홀감을 느꼈다.비록 교훈적이고 계도성이 포함된 결말 부분의 충격을 작가가 의도했지만.만약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인공적인 시도로 극대화되어 상상도 못할 정도로 고도화된다면 그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하게 된다면...나는 이런 상상만으로도 인간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개발지의 환영을 마음 가득 그리며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작가의 창조적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은 그외에도 많았다.유대교 랍비들이 문자의 배열법을 통해 생명을 창조했다는 골렘 전설을 모체로 개체의 전성(前成)을 통한 생명증식이라는 이론을 결합해 인류의 존망과 후손의 번식이라는 문제를 들여다 본 '일흔 두 글자' 역시 흥미로운 가정으로 지적인 호기심을 유발한다.문자의 특수한 배열을 통해 사물을 움직이고 생명을 불어넣으며 그 언령 신앙으로 생명 개체의 창조를 통해 증식을 도모한다는 기발한 설정에는 종교의 신화적 색채가 스며들어 있는 동시에 과학의 인접 분야로의 파급력이 적극 반영된 다변화된 현상적 결과로서의 과학적 시도가 응축되어 있었다.이런 광대한 범주의 사상적 전이는 다른 작품속에서도 계속 이어지는데 지옥의 의미를 묻는 '지옥은 신의 부재'를 읽으면 또 하나의 탐구하는 과제를 만나게 된다.신은 존재하는가 과연 존재한다면 죄없는 사람들의 고난은 어찌 설명되어야 하는가.그들은 신을 믿었는데도 불구하고 불행을 감수해야만 하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무슨 섭리로 설명되어야 하는가.참으로 신학적인 주제와 맞닿아있는 과제라 할 수 있는데,이에 대해 테드 창은 지옥은 신의 부재이므로 그가 한 어떤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그것에는 아무 이유가 없고 고차원의 목적도 없다.즉 지옥은 신이 부재하기에 지옥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어려운 이 단편을 읽으며 논리적인 법칙으로 존재하는 신이 무조건적인 차원의 신앙에서만 존재할 뿐 신을 믿지않는 의식 너머의 인간에게는 부재하는 형태로 은총의 결여가 있다는 내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보기도 했다.이 단편집의 단편들은 어느 것 하나 대단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작품을 내게 들라고 한다면 외계인의 언어와 문자표기를 연구하는 이야기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였다. 인류와 전혀 다른 언어와 표기수단으로써의 문자를 가진 헵타포드라는 외계인들의 통사구조와 그 계통적 표현 양식의 이질감은 나의 굳어 있던 상상력의 틈새를 뒤집고 솟아나온 새싹이었다.인간의 언어이외에도 이토록 다른 언어체계와 전혀 상상할 수도 없는 기묘하고 차원이 다른 충격적인 문자표기체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 테드 창에 따르면 인류와 헵타포드가 접근하는방법은 정반대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것을 뜻하는데,인간이 적분학을 써서 정의한 물리적 속성들을 헵타포드외계인들은 기본적인 것으로 간주하고,역으로 인간이 기초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속성들을 헵타포드들은 대단히 해괴망측하게 정의한다고 한다.인류가 순차적인 의식양태를 발전시킨 데 비해 헵타포드외계인들은 동시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켰다고 한다.그래서 헵타포드들의 문자표기는 특별히 선호되는 어순이 없고 문장 어디에서 읽어도 마침내 다 뜻이 통하는 궁극의 이해법을 가진 도안과도 같은 체계라는 것이다.이것은 헵타포드외계인들의 의식의 기조가 지구인들과는 현격히 다른 물리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의식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한다.일례를 들어 광선이 어떤 각도로 물을 만나고 굴절되는 현상이 있을 때 굴절류의 차이 때문에 빛이 방향을 바꾸었다고 하면 인류의 관점이고 빛이 목적지에 도달한 시간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한다면 헵타포드외계인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한다(아 어렵다!)완전히 다른 해석인데,물질 우주는 완벽하게 양의적인 문법을 가진 하나의 언어라고 한다.정말 놀랍지 않은가.우주를 둘러싼 세계관의 신세계적인 개벽이고 이 세상의 밑바탕을 이루는 원리의 충격적인 파괴적 현현을 실증하고 있는 것이다.테드 창의 이런 경이로운 지적 자극으로 나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진리의 또 다른 모습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은 현상학적으로밖에 경험할 수 없는 우리의 우주에 대한 인식을 가장 근원적이고 보편타당한 접근으로 가능하게 한다.그 인식의 명징한 선명함으로 인간은 자신의 의식에 덮인 무거운 장막을 걷어내고 비로소 자신이 속한 우주의 본질을 맛볼 수 있게 되는데.이 때의 인간은 신생의 존재로서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처음 비쳐본 어린아이처럼 경이에 휩싸여 존재계의 신비를 느낀다.내게 이 단편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경이감의 근원이었다.테드 창이 설계하고 축조한 이 거대하고 날카로운 사변의 건축물들 사이를 거닐면서 나는 내 오감의 통로가 열리고 미지의 신비,그 과학의 무한하고 불가사의한 깊이에 접촉하고 있음을 마치 전기에 감전되듯 지적인 전율로 떨었다.sf 소설은 어릴 적 초등학교 학급 문고를 읽고는 처음이었는데 테드 창이라는 놀랍도록 이지적이고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작가의 논리정연한 창조물에 매혹되어 숨을 죽인 채 그 현현의 일체를 절시했다.가장 지적이고 가장 학문적인 그 전시물들 앞에서 내 독서체험의 폭이 넓어졌음에 무한히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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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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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를 발음할 때 나에게는 특별히 떠오르는 아버지의 이미지가 없다

아버지는,나의 아버지이시고,그리고 말이 별로 없으며,나와는 데면데면한 그저 그런 사이이다

그러므로 아버지와 나와의 거리는 가까우나 멀고,경원하면서 소원했다

나는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아버지에게 무관심했고,아버지는 아버지라는 위치로 나와 거리를 유지했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가장 까깝고 살가운 지정학적 위치는 그렇게 가족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껍질로 허울만 좋게 덮여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버지라는 사람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은

그날은 아버지가 밤이 늦도록 돌아 오시지 않았다

나는 그저 술이 또 취하셔서 늦게 돌아오시는구나 하며 별다른 신경조차 쓰지 않고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밤이 으슥하게 넘어가며 시계가 무겁게 움직이고 있을 무렵 아버지가 들어 오시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아버지는 내 방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밀고 나를 보셨다

"아직 안 자냐?"

아버지의 얼굴은 붉게 술에 물들어 있었고 왠일인지 웃는 얼굴이었다

"너 좋아하는 치킨 사 가지고 왔다.어여 먹어라 ."

아버지는 다 식어 마늘 냄새가 연하고 어렴풋이 풍기는 양념 치킨 통닭을 내밀며 빙그레 웃으셨다

나는 당황했다

아버지가 양념치킨을 사오신 사실이 놀라웠던 것이다 사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치킨이든 족발이든 빈대떡이든 먹을 것을 사 가지고 오신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으나 양념치킨은 내가 좋아하는 군것질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기 양념치킨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버지는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나는 아버지에게 양념치킨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없었고 또 아버지와는 같이 치킨을 먹은 적도 없었다 아버지는 치킨이 싫다고 하시면서 내가 먹을 때마다 같이 드시지 않으셨던 것이다.그런 아버지가 어느샌가 나의 입맛을 알고 계셨고 기억까지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나는 적잖이 놀랐다.아 아버지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까지도 알고 계셨구나

나는 생각해보았다.'그런데 반대로 나는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음식에 대해 알고 있는게 있나?아버지는 뭘 좋아하시지?'

이모 저모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아도 나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알지 못했다.나는 아버지의 식성조차도 파악 못하는 말하자면 불효자식이었다.반면에 아버지는 자식이 좋아하는 음식을 손수 술이 취해서도 사 가지고 와 주시는 분이셨던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뭔가 소화되지 않는 것이 목에 걸려 내려가지 않는 것 같은 심정으로 아버지를 ,달리,그리고 찬찬히,조금은 유심히 관찰했다.아버지는 그러나 그 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여전히 말이 없는 사람이었고 적당히 어렵고 왠지 무덤덤한 사람이었다

별다른 무엇인가를 기대한 내 시선이 특별한 점을 찾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따금씩 그 치킨일을 생각하면서 아버지를 바라보던 나는 아버지의 숨겨져 있던 다른 면들을 하나 둘씩 발견하기 시작했다.아버지는 말이 없는 가운데 가족들의 마음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잇었고 담백하고 투명한 시선으로 다른 사람들의 의중을 짐작해서 그 앞뒤를 미리 헤아리고 계셨다

이럴 수가.아버지의 재발견이었다

그랬다.아버지는 무덤덤한 거리를 둔 와중에도 남몰래 가족을 살피고 관찰하며 보이지 않는 애정의 손길로 가족들을 보살피고 계셨다

 

 

 

 

이런 아버지의 보이지 않고 소리없는 그러나 따뜻하고 두터운 애정을 나는 또 다시 한 번 목격한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허삼관매혈기라는 소설을 읽을 때였다

허삼관매혈기는 내게 즐거운 책읽기라는 아주 오래전 즐거움을 서슴없이 선사한 책이었다

삶과 삶을 지탱하는 요소와의 관계가 과연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물으면서 그 독법의 하나로 자신의 존엄성의 정신적 등가물인 피를 파는 한 남자의 일생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인간은 무엇을 담보로 할 수 있는가?

과연 그 생존은 존엄성을 유지한 채로 인간다운 얼굴을 할 수 있는가?

허섬관은 피를 판다.허삼관이 가진 것은 붉은 주먹과 맨 몸과 이 세상과 맞서 싸울 용기뿐.그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허삼관은 몸의 붉고도 싱싱한 피를 뽑는다.그리고 그 붉고도 단 피는 허삼관이 이 풍진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화폐요 밥이 되어 허삼관을 살찌운다

난 허삼관이 피를 팔 때 '그래,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사는 거야.누구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 전설 속 미녀와 연애도 했는데 피 좀 팔아서 결혼도 하고 그러는게 뭐가 나쁘겠어'하고 조금은 동정도 하고 약간은 동조도 하며 그의 매혈을 축하했다.

그러나 자꾸만 그의 피를 팔아 이어가는 삶이 계속되고 급기야 아들 일락이를 위해 피를 팔다가 목숨이 위태로울지도 모르는 혼미한 증세를 보이자 나는 이성복 시인이 말한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가득한' 비릿하고 아리는 감정과 직면해야 했다.코 끝이 지끈하고 알싸한 슬픔으로 물들며 나는 허삼관이라는 사내의 넓고도 깊은 속내를 어느 새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씨가 아니라서 아내를 제쳐두고 외도까지 난생 처음으로 하게 만들었던 남의 아들 일락.그 일락이를 위해서 허삼관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일락이의 목숨을 구할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그러나 일락이는 허삼관의 피가 아니다.그러나 허삼관은 친아들도 아닌 일락이를 위해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피를 팔고 있는 것이다.누가 허삼관을 일락이의 의붓아버지라고 할 것인가? 읽으며 가슴에 더운 기운이 퍼져 나갔다.자신의 얼굴을 닮지 않고 아내의 옛 남자친구의 얼굴을 날이 갈수록 자꾸만 닮아가던 자신의 아들 아닌 아들을 보면서 급기야는 아내에 대한 복수심 비슷한 마음에 외도까지 하게 부추겼던 그 아들이 병으로 쓰러지게 되자 자신의 유일한 무기요 생존 보장의 능력 같던 절대물질인 피를 생명의 위협을 느껴가며 연거푸 뽑는 애끓는 기른 아버지로써의 부정을 보며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눈물겨운 인간미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화끈한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브라보 허삼관!허삼관 짱!!허삼관의 이런 따스하고 눈물나는 인간애가 바로 중국의 서민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었고 중국의 그 격랑같은 현대사의 묵직한 중압감을 버티고 짊어져 온 진정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하는 섣부른 추측까지 하게 되었다.정녕 허삼관은 우리 이웃집의 아저씨였고 누군가의 아버지였다.허삼관이 존재하는 한 중국과 한국은 언어의 격차와 지리적 역사적 환경의 이질감에 상관없이 하나였고 동질한 느낌을 갖는 같은 나라였다

중국의 현대사는 질곡과 격동 파란과 변동으로 뒤범벅이 된 혼돈 그 자체였다.그런 시기를 인민의 보잘 것 없는 신분으로 아내와 자식들의 굳건한 방파제가 되어 지켜왔던 허삼관.허삼관은 바람보다 먼저 눕는 풀이었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이었으며 또 무엇보다 바람보다 먼저 피를 뽑아 자신의 생을 보존하는 풀이었다.웃느라 복통이 따를 정도로 재미있고 절묘한 그의 반생의 이야기가 어찌도 순박한 강인함으로 다가오는지 이 책의 탁월한 구성의 묘에 감동하게 된다

허삼관은 내가 아는 가장 순박한 민중이고 가장 평범한 시민이며 동시에 이것들을 합친 것보다 더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사람'이라고 불릴 만한,미세하지만 특별하고 사소하지만 굉장한 존재이다.한 집의 가장으로 그리고 한 사람의 아버지로.

허삼관을 보면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된다.아버지들은 참으로 위대하구라고.

허삼관의 피를 판 부정을 보면서 피보다 더 진한 그 이름붙이기 어려운 그 무엇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있구나 하는 것을 공감했다.

그 곳엔 허삼관이라는 아버지가 있었다.못 먹고 못 배우고 못 살면서도 그러나 끝내 인간의 얼굴을 잃지 않는 허삼관.허삼관에게는 피라는 비밀 병기가 있었고 무엇보다 인간의 마음이라는 아름다운 재보를 가지고 있었다.

허삼관 매혈기를 읽으면서 나는 아버지와 나를 생각해 보았다.

나의 아버지도 역시 허삼관 같은 아버지일까?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장차 앞으로 허삼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나의 아버지는 아마도 허삼관 같은,평범한 그러나 사람좋은 아버지일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사람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 어떤 방식으로 삶을 완성할지는 각자에게 달려 있고 그 길은 여러 길로 뻗어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길이든 그 길은 인간이란 목표를 향해 가야 하고 인간의 마을을 경유해서 가야 하리라.

인간의,인간에 의한,인간을 위한 삶만이 다른 인간을 구원하는 한 줄기 빛살이 될 것이다.인간의 내부에 숨겨져 있는  빛 이 아름다운 가능성을 끄집어 내야 하고 살려야 인간의 사회는 존재의 당위성과 그 효용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그 빛을 허삼관은 아들 아닌 아들 일락에게 단지 자신이 죽을 때 눈물이나 조금 흘려주고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인간다운 양심을 가지고 살 것이라는 짤막한 당부로 가르쳐주었다.

 

 

 

피같은 세상에 피같은 웃음과 눈물같은 피를 먹여라!!! 누가 세상이 따스하고 아름다운 살아볼 만한  것이라고 했는가! 자신의 존엄을 위해 자신의 생명의 일부인 피를 돈과 맞바꾸어야만 하는 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눈물나는 그래서 피같은 세상 !! 이 작품은 도처에 지뢰처럼 웃음을 매복시키고 불행한 삶을 애잔하게 그려냄으로써 오히려 역설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고단한 초라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 들임으로 몸소 실감케 한다.누가 허삼관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인가!! 이 사회라는 곳에서 누구든지 소중한 것을 조금씩 혹은 많이,자주 또는 가끔씩이라는 차이가 있어도 다 자신의 몸 속 피 같은 가치들을 자발적 혹은 강요로 팔면서 생존하는 것이 이미 오래인 지금,허삼관의 이 유쾌 처량 황당한 매판인생담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 자신의 대체된 처지로 침투해왔다.눈물같은 인생 웃음같은 세상 피눈물같은 인간 사회에 즐거운 피를 수혈하라!!!허삼관에겐 아직도 150병의 싱싱하고 풍부한 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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