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바이 베스파
박형동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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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활자들을 그리고 컷의 그림들을 지그시 조심스럽게 천천히 잘 씹어본다 담백하다 굉장히 담백하면서 동시에 엷은 단 맛이 섬세히 스며들어 있다 이 만화들 미묘하게 담백하다

그 음영의 엷고 투명한 분위기 밑으로 수수하고 낡은 펜 텃취가 나른하면서도 고요한 꿈처럼 조용히 꿈꾸고 있다

 

2.

스쿠터는 꿈꾼다

아니 졸고 있다 아니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쿠터는 알고 있다 소년과 소녀와 그리고 우리가 왜 파란 하늘과 흰구름과 털이 짧고 검은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들이 매일 보스를 타고 지나가며 이따금 다른 도시로 떠나는지를 다 알고 있다 스쿠터는 그렇게 우리들의 꿈을 먹고 우리들의 날을 태우고 우리들의 기억을 운반한다 다섯대의 스쿠터가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 결은 낮고 꿈꾸는 듯 몽상적이고 그리고 서걱거리는 낡은 어쩌면 잊혀졌을지도 모르는 오래된 그날이다

 

3.

환상은 떠나온 자의 그리움의 힘으로 그 곳에 머문다 바이 바이 베스파의 주인공들은 모두
꿈꾸는 내밀한 그리움을 안고 있다 그 그리움으로 사진첩을 돌아보기에 떠나고 싶은 환상은 모두의 곁에 조용히 그러나 커다랗게 그들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들은 모두 조용하면서도 파아란 그리고 자그마한 꿈 하나씩을 안고 잠이 드는데 이 잠에서 깨면 그들은 현실로 돌아와 그들의 일상속에서 다시 그리워한다 자그마한 말랑말랑한 감정들을 세밀히 간직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갈피를 꽂으며 언젠가는 잊혀질지도 모르는 하나의 기억이 되기 위해 소년은 소녀는 그리고 우리는 낮고 서늘한 바람 속에서 자신들의 얼굴을 바람에 씻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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