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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아이 엠 - 모르고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셀프 인터뷰
미카엘 크로게루스.로만 채펠러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첫인상은 책과 나 사이에도 존재한다. 이 책의 첫인상은 '예쁘다'였다. 티파티 블루의 바탕색에 핫 핑크의 글씨, 부드럽게 굴린 책의 모서리,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까지. 예쁜 다이어리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수첩을 사기 위해 들어선 문구점에서 똑같은 걸 발견했다면 분명 고민 없이 선택했을 것 같다.)
"왜 아무도 자신에게는 질문하지 않죠?" 누군가 던진 이 사소한 한 문장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늘 하고는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마음속에 고이 간진해두고만 있던 질문들을 모두 모아서 제시하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실험 정신. 이 실험을 통해 책이 탄생된 것이다.
작가들은 28가지 주제를 선택했다. 자아탐구생활, 직장생활, 습관, 지갑 속, 정치 발언, 여행, 가족, 사랑, 싱글 라이프, 친구, 자녀계획, 죽음, 종교 등등. 그리고 각 주제들 마다 여러 개의 질문을 던졌다. 예를 들어 '미래 일기'라는 소제목에 가면 이런 질문들이 있다. '10년 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최고의 경우, 최악의 경우', '지금 내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목표는?', '10년 후를 위해 배워두고 싶은 것은?', '이번 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은?', '인생의 꿈이 있는가?' 등 말이다. 어떤 질문은 대답이 미리 준비되어 있는 듯 즉시 대답할 수 있다. 반면 어떤 질문은 끙끙거려 봐도 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질문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아직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이 책의 제목이 [I am]이 된 건 결국 대답하는 사람은 나이기 때문이다. 질문은 작가 두 사람이 던졌지만 읽는 나의 대답에 따라 책은 완전히 다른 책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 오랜 생각이 필요한 질문들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론 다음 질문들에서 시간을 지체했다.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나?', '누구와 함께 걸어거고 있나?', '누구를 버려두고 왔나',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 '인생의 여러 고비에서 반복해서 떠올리는 질문은 무엇인가?', '그에 대한 지금 나의 대답은?'
한 해를 정리하는 달, 아니면 한 해를 시작하는 달, 매일 한 가지 주제씩 대답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한 해의 시작 혹은 마무리를 정리하는데 질문이 도움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