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취미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늘 새해 목표 중 하나는 책 200권 읽기. 2010년은 161권으로 마쳤는데 2011년에는 200권 목표 달성을 할 수 있을까? 흠- 속독을 배워야 하나?  

 영화 [카모메 식당]과 [안경]에서 음식을 담당했던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 나미의 새 책이 나왔다. [LIFE], [LIFE 2]에 이어 세 번째 책이다. 그녀가 음식 감독을 맡았던 [남극의 셰프]나 [카모메 식당], [심야 식당]등에 나왔던 70여 가지의 레시피를 실었는데, [안경]을 보면서 "누나 나에게도 저런 밥상을 차려 좀 줘봐"라고 외치고 싶었던 나는 책을 통해 눈요기라도 하고 싶다.

 2010년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망설임 없이 추천도서로 꼽을 수 있는 책 중 하나가 [노 임팩트 맨]이다. 뉴욕 한복판에서 살면서 1년 동안 지구에 어떤 해도 주지 않고 살아보겠다고 다부지게 마음 먹고 아내와 어린 딸까지 동참시켰던 남자의 좌충우돌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인연 닿는 대로 관련 도서를 읽고 읽는데 그런 내 구미에 당기는 책이 [지속 가능하게 섹시하게] 다. 에코 스타일리스트 권수현씨가 쓴 이 책이 2010년 [노 임팩트 맨]에 이어 2011년에 기억되는 책이 되어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환경 문제를 다룬 책들이 계속 출판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실천으로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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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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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 난감했다. 360쪽 짜리 책인데 10분의 1정도 읽을 때까지 영 문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다 읽은 후에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도 되고 해서. 그래도 다행이었다. 10분의 1을 넘긴 후에는 읽는데 속도가 붙었으니까. 덕분에 첫 번째 고민은 해결이 됐는데 두 번째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나'의 현재 직업은 헌책방 주인이다. 과거에는 '반디'라는 이름의 책 사냥꾼으로 활동했는데, '검은 별'과 함께 그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존재였다. 본명은 정도형이지만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아버지는 직업군인이었고, 어머니는 가정 주부였다. 못 배운 부모님은 책만은 실컷 보게 해주셨고, 덕분에 책 사냥꾼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하나 있는 여동생은 결혼 후 호주로 갔다. 책 사냥꾼 생활을 접은 '나'에게 어느 날, 책 사냥꾼의 중앙 단체인 '미도당'의 당수 윤 노인이 찾아온다. [베니의 모험]이란 책을 찾아달란 의뢰를 받고 전국을 뒤지다, 그 책이 책 사냥꾼 세계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유일하게 완전한 책, [세계의 책]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의 오랜 친구인 고 박사는 단속을 담당하는 공무원이고, 제롬이 바로 '검은 별'이며, 사랑했던 여인 소리는 고 박사가 심은 스파이였음도 알게 된다.

 

 이 책에는 많은 책이 등장하는데 대부분은 허구의 책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실재와 허구를 경계를 허문 보르헤스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의 책]도 보르헤스의 책 [모래의 책]을 참조한 것이다. 주인공 '나'의 직업인 책 사냥꾼 또한 허구의 직업이다. 고객의 의뢰를 받아 희귀한 책을 찾아주고 사례를 받는 게 책 사냥꾼의 일이다. 책에는 책 사냥꾼 외에 책과 관련해 허구의 직업이 하나 더 등장하는데 책 탐정이 그것이다. 책 탐정은 책 사냥꾼을 쫓는 게 일로 원래 이름을 알 수 없는 '찰리'가 바로 책 탐정이다.

 

 허구와 사실이 뒤엉킨 이 책은 2010년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오수완씨의 작품이다. 경희대 한의학과 출신으로 현재 한의사인 작가 자신도 희귀본 도서에 열광하는 사람인데, 4년 전쯤 떠오른 아이디어를 3년 정도 써서 1년 전쯤 지금과 같은 이야기 구조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 뒤는 문장을 계속 다듬는 시간이었는데 문학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콘텐트를 발굴하자는 중앙장편문학상의 취지에 딱 부합해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셈이다.

 

 소설을 좋아하고 좀 색다른 구성과 이야기를 찾고 있다면 살짝 새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 같다. 개인적 취향을 묻는다면, 찰떡궁합이라고는 말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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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 둘만의 긴 여행을 시작하기 위한 지침서
문화지형연구소 씨티알, (주)비주얼아트센터 보다 지음 / 문화지형연구소씨티알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더라. 그러니까 해보고 후회하라고. 또 누구는 그러더라. "넌 결혼하지 마"라는 사람들 말 믿고 결혼 안 하면 정말 바보라고. 그런 말도 있다. 전쟁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결혼하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고. 또 이런 말도 있다. 결혼하기 전에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결혼한 후에는 한 쪽 눈을 감으라고. 그리고 또 있다. 결혼은 무덤이라는 말.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결혼인가 보다.
 

 이 책은 이런 사람과 결혼해라, 이런 사람이랑은 결혼하지 마라, 결혼하기 전에 이런 걸 살펴라 같은 조언은 하지 않는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무엇이 바람직하다 같은 의견 제시도 없다. 다만 이미 결혼했거나, 곧 결혼할 예정이거나, 언젠가 결혼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독신주의자를 제외한 200명의 인터뷰를 주제별로 풀어놓을 뿐이다. 물론 모든 인터뷰는 실제 사례 몇 개를 제외하고는 철저히 익명으로 실려 있다.

 

 질문은 다양하다. 미혼자에게는 왜 결혼하고 싶은지, 어떨 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왜 결혼을 망설이는지, 어떨 때 이 사람이다 싶은 마음이 드는지, 결혼하지 않아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 배우자의 조건(외모, 직업, 경제력, 나이 같은 거)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등을 묻는다. 반면 기혼자에게는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 어떨 때 결혼을 후회하는지,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도 결혼하고 싶은지, 어떨 때 이혼을 생각하는지, 결혼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등등을 묻는다.

 

 아무리 선행학습이 당연시 되는 사회고, 복습보다는 예습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혼이란 건 직접경험을 통한 예습이 불가능한 항목 아닌가. 결국 이미 코가 꿰어버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며 간접경험을 부지런히 쌓아 마음의 준비를 할 게 있으면 미리 하고, 환상을 버려야 하면 일찌감치 버리고, 미리 챙겨둬야 할 것이 있으면 일찌감치 챙겨두는 방법밖에 없는 거 같다. 그러니까 결혼을 할 거라면 말이지.

 

 책 뒤에는 '그래도 결혼할 사람들'을 위해 실용적인 정보가 실려 있다. 결혼식을 할만한 곳 안내며, 예물과 예단에 대한 것, 결혼 준비 과정, 무엇을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하는지 등이 순서대로 적혀 있으니 결혼 초보라도 덜 헤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그 사람과 결혼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괜히 기혼자들의 인터뷰를 보며 '이거 내가 잘 하는 짓 맞나?' 의심하기보다 알짜배기 정보만 취하는 게 어쩜 나을 수도 있겠다. 어쨋든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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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1-01-25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
 
하루 3분 페이스 다이어트 - 연예인도 탐내는 조막만 한 동안의 비밀
임건희 지음 / 비타북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유행 화장법이 바뀐다. 물광이니, 윤광이니, 도자기 피부니, 모찌 피부니 등등. 그렇게 유행이 바뀔 때에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으니 바로 '작은 얼굴', CD로 가려지는 얼굴이 그것이다.
 
 작가 임건희는 강남의 에스테틱, 더 디오비를 운영하는 원장이다. 얼굴의 군살을 제거하고 골격을 다듬어 얼굴을 작고 갸름하게 만들어주는 마사지로 연예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고 한다. 그 명성 덕분에 연예가중계 ‘연예인을 예쁘게 만드는 인물’에 출연했고, 이외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얼굴 축소법, 예쁜 쇄골 라인 만들기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20년 경력 노하우를 책에 담아냈다. 거금을 지불하기 어렵거나, 시간에 쫓겨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힘든 사람들이 집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작가가 주장하는 페이스 다이어트란 얼굴과 피부에 쌓여 있는 노폐물 등을 덜어내고, 혈액 순환을 도와 맑고 깨끗한 피부로 가꿔주고, 뭉친 얼굴 근육을 짚어주고, 주무르고 풀어줘서 얼굴을 작고 입체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경락 마사지가 혈점과 피부를 자극하는 일차적인 방법이라면 페이스 다이어트는 혈점과 피부 자극은 물론, 피부 속 뭉친 근육까지 풀어주어, 얼굴과 피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작은 얼굴, 깨끗한 피부로 만들어준다는 게 다르다.
 
 책은 크게 V라인 만들기, T라인 만들기, W라인 만들기, 얼굴에 불필요한 주름을 없애는 No라인 만들기, 동안 만들기, 트러블 피부를 건강한 피부로 만들기로 나뉜다. 큰 주제는 다시 다크 서클 없애기, 눈 밑의 아이 백 없애기, 목 주름 없애기, 쇄골뼈 예쁘게 만들기, 미간 주름 없애기, 이마 주름 없애기, 여드름 없애기, 화이트 헤드 없애기, 목 뒤 예쁘게 만들기, 눈 주변 주름 없애기, 이마 넓게 만들기 등등 작은 주제로 나뉘고 각 주제에 맞는 마사지 법이 안내되어 있으니 우선 자신의 얼굴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한 후 따라하면 된다. 무엇보다 마사지를 하기 전 준비 단계가 필요한데 그것부터 꼼꼼히 챙긴 후 시작하자. 손을 깨끗이 씻고, 힘을 지나치게 주지 않고, 스킨이나 로션 정도만 바른 상태에서 마사지를 하는 건 기본이다.
 
 다이어트도 그렇지만 페이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극적인 효과가 나타날 거라는 건 기대하지 말자. 대신 성실한 하루하루가 쌓이면 언젠가 변화가 보일 것이다. 토끼해에 필요한 거북이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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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서진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서울내기다. '서울내기 다마네기'라는 그 서울내기. 태어난 곳도, 살고 있는 곳도, 살게 될 곳도 서울인 완전 서울내기다. 그런 내 피에도 5천년의 역사가 녹아있나 보다. 어느 순간부터 새 것 못지 않게 옛 것에도 눈이 가기 시작한 걸 보면 말이다.
 

 작가 서진영에게는 그 순간이 더 빨리 왔었나 보다.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그녀가 전작 [한국의 시장]에 이어 무형문화재 12인을 인터뷰하고 책을 냈다. 출판사는 2009년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을 출간했던 시드페이퍼다.

 

 책은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나뉜다. 의, 식, 주, 멋. '의'에서는 한산모시짜기, 염색장, 침선장 장인 3명을 만나 우리 옷의 멋스러움을 보여주고, '식'에서는 옹기장, 사기장, 나주반장의 장인 3명을 만나 우리 먹을거리에 깃든 멋을 소개한다. '주'에서는 소목장, 염장, 나전장의 장인 3명을 만나 우리 옛 집에 스민 멋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멋'에서는 백동연죽장, 낙죽장도 장인, 배첩장(배첩이란 글씨나 그림에 종이·비단 등을 붙여 족자·액자·병풍 등을 만들어서 아름다움은 물론 실용성 및 보존성을 높여주는 전통적인 서화처리기법, 표구는 일본식 표현이다.)의 장인 3명을 만나 우리 생활에 배인 아름다움을 소개한다.

 

 작가가 전하는 장인의 삶은 참 고단하다. 한산모시 짜기 장인의 입술과 혀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는데 모시실을 만들려면 이로 태모시(모시풀을 1차 가공한 실)을 쪼개야 하기 때문이다. 입술과 혀에서 피가 날 만큼 고통스럽다고 하는데 모시 한 필(약 30*180cm)을 짜는 데 꼬박 석 달이 걸린다고 한다. 또한 옹기장은 1,000도가 넘는 가마를 보름 동안 지켜내다 보니 눈이 버텨내질 못해 색안경을 낀다고 한다. 예로부터 옹기장은 예순을 넘기기 힘들다고 한다는데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낙죽장도 장인의 손도 성한 곳이 없다. 수시로 베이니 응급처치에는 이골이 나서 피가 뚝뚝 흘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데 오히려 보는 이가 놀라 어쩔 줄 모른다고 한다. 날이 선 칼을 다루다 보니 몇 손가락은 마디가 부족하기까지 하다. 요즘에야 호신용으로 낙죽장도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작업의 편리를 위해 날을 세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날을 세우지 않은 건 이미 칼이 아니기에 요즘에도 작업할 때는 반드시 칼의 날은 세운다고 한다.

 

 이런 혹독한 과정을 거쳐 장인이 된 그들은 모두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대를 이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는 대부분 장인의 자녀들이 자신의 의지로 혹은 부모의 권유로 대를 잇고 있는데 그 다음을 누가 이을지 막막하다고 하니 어쩌면 다음 세대에서는 어떤 것들은 책으로만 남을 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장인이란 단어때문에, 500쪽에 가까운 분량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어휘때문에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우는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충분히 재미 있으니까. '도'와 '검'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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