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강사 유수연의 원 포인트 잉글리시
유수연 지음 / 살림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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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를 가끔 읽기는 하지만 영어에 관한 책을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결론은? 재미있다! 운 좋겠도.
 

 작가 유수연은 유명한 영어강사다. '스타강사', '연봉 10억 강사' 같은 수식어가 그녀의 이름 앞에 붙는다. 제 발로 찾아온 학생들에게 "너희들 부모님이 불쌍하다"는 독설을 날려서 강의 첫 주가 지나기도 전에 알아서 빠져나가게 하는 능력자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녀의 강의를 듣겠다고 찾아오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녀가 콕 집어주는 '원 포인트'가 영어의 기본을 바로잡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강의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기본 어휘들의 숨은 1% 차이를 정리해서 2~3시간 만에 토익 점수 100점을 오르게 하는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그렇게 많지 않다. 조사 방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상적인 언어활동에 필요한 단어는 800~2,000개 정도고, 미국 대통령 정도가 돼야 7,000~8,000 단어 정도 사용한다고 하니 우리는 지금 알고 있는 단어만으로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말 한 마디 벙긋하기 어려운 건 1% 어감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answer과 reply, finish와 end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을 알려주는 책이다. "난 hearing이 안 돼"라는 말이 왜 콩글리쉬(broken English)인지, "I am taking drugs."라고 하면 왜 큰일이 나는지, 손만 잡고 자겠다는 남자친구가 왜 "You trust me, right?"라고 하는지 등등을 알 수 있단 말이다. 읽다 보면 이미 다 아는 것들도 많을 테고, 살짝 헷갈렸는데 확실하게 이해가 되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다 읽었다고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말고, 틈틈이 꺼내 읽으며 복습하자. 난 까마귀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도, 종종 앞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씩 확인하곤 했다. 다행히 책 곳곳에 숨어 있는 귀여운 그림 덕분에 봤던 쪽을 다시 펼쳐도 지루하지 않았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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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밥상 -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선물
최혜숙 지음 / 미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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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미의 유용함이 널리 알려지면서 현미 상차림에 대한 요리책이 종종 출간되고 있지만 이 책 만큼 오로지 '현미밥'에만 집중한 요리책은 처음이다. 현미밥에 어울리는 몇 가지 반찬과 국, 탕, 전골, 찌개, 무침, 조림, 찜, 볶음, 구이, 전, 김치를 제외하곤 245가지 레시피의 대부분이 현미밥 레시피다. 현미를 이용한 밥부터 시작해서 죽, 초밥, 수프, 덮밥, 샐러드까지 와- 처음 보고 감탄했다. 한 마디로 '현미, 만세!'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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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소사마, 잘 먹었습니다 - 광고크리에이터 김혜경의 동경런치산책
김혜경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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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김혜경, 26년 넘게 광고업계에 몸담고 있는 여자다.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라는 책을 낸 후 책 내는 데 재미를 붙여 동경 런치 산책에 참여하게 됐다. 잘 만다는 건 바나나 로프. 일행에는 자신의 남자도 끼어있다.
 

 그 박철양 원장은 처음엔 광고쟁이였다. 어쩌다 수의사로 전업을 했고, 이젠 커피 스페셜리시트도 병행하고 있다. 어찌어찌하여 아내인 김혜경의 여행에 동행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메뉴를 시켜 이것저것 먹는 걸 좋아하는 아내와는 달리 그런 거 딱 질색이다. 자칭, 타칭 입맛 까다롭고 맛에 대해 민감한 혀를 가지고 있어서 일행으로 낙점된 게 아닌가 싶다.

 

 또 다른 그녀는 황선용이다. 20년 넘게 일본 지역 광고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이다. 좋은 곳을 찾아내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한다.

 

 또 다른 그는 피터 한이다. 역시 또 다른 그녀 황선용과 같이 사는 사이다. 상업 사진 작가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가서도 어디가 맛있는 집인지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초능력이 있다. 취미 중에 각종 비타민과 건강보조식품 챙겨 먹기도 있다.

 

 또 다른 그는 유일한 싱글이다. 그리고 유일한 일본인이다. 철저한 의사 가문에서 태어나 현재 30여 명의 의사를 거느린 치과 병원의 원장이다. 오래 전에 돌싱이 된 후 아이들 도시락까지 일일이 다 쌌던 경력의 소유자다. 일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40대 중반 이상으로 먹기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철이 없고, 돈 버는 것보다 쓰는 것에 관심이 많고, 맛잇는 식당을 찾거나 훈수를 두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것 등의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이 책의 일행이다.

 

 맛집으로 유명한 동경. 그 중에서도 맛있으면서 비싸지 않은 곳, 누구나 아는 그런 데 말고 동경사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그런 곳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들이다. 이 책을 읽는다 한들 "배도 고픈데 우리 일본으로 밥이나 먹으러 갈까?" 할 정도로 부르조아가 아닌 나는 책을 읽은 걸로 만족하고 있지만, 아기자기한 구성과 예쁜 담음새 등 눈이 즐거웠던 걸로도 충분히 배 부르다. 대신 곧 동경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라.

 


세상의 '진짜'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내 자신도 진짜가 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먹는 것, 입는 것, 보는 것... 진짜를 경험하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말자(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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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톰 라비 지음, 김영선 옮김, 현태준 그림 / 돌베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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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어쩌다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큰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되겠지만(물론, 그런 사람들이 이런 책을 읽지도 않겠지만), 늘 손에 책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꽤 깨알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나도 읽으면서 몇 번을 혼자 키득키득거렸으니까.
 

 톰 라비가 말하는 책중독자는 '읽기' 중독자보다는 '구매' 혹은 '소유' 중독자라고 보면 된다. 딱 하나 남은 책을 두고 칼싸움을 한 두 남자의 이야기며, 서점의 책을 한 번에 다 구입하는 버릇이 있던 정치인 글래드스턴 이야기며, 생전에 60만 권에서 80만 권의 책을 수집한 블라르의 책을 사후 다 파는 데 5년이 걸렸고 그로 인한 책의 공급과잉으로 책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며, 한 편의 코미디나 다름 없는 작가 톰 라비와 여자 친구의 다툼 이야기까지 '희귀한 인간들 사례 모음집'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대단한 책 수집가들이거든.

 

 이야기거리는 이거 말고도 여럿 있다. 책을 읽은 것처럼 보이는 방법(시간이 지날 때마다 책갈피 위치를 바꿔준다던가 책등을 적당히 망가뜨리는 방법이 있다), 책 중동자 테스트 OX 문제, 각 장소(식당, 화장실, 잠자리, 여행 중, 직장, 책중독자가 아닌 사람의 집)에서 책 읽는 법, 책을 정리하고 보관하는 법,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유형(구입액을 한정하고 구입하는 유형, '단돈 몇 푼 때문에 당장 어떻게 되지는 않는다' 유형 외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 책중독자의 돌연변이 유형(다독가, 책 지름신 강림자, 학자, 책 매장자, 책 파괴자, 식서가 이렇게 분류했는데 난 어느 유형에도 포함되지 않더라), 수집광의 특징(희귀성, 책의 상태, 초판본에 열광하고 '서명, 기명, 증정본'에 탐닉하며, '오자'를 사랑한다) 등 일목요연하게 정리도 잘 돼 있다.

 

 책 읽기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이런 책에 대한 책, 책 읽기에 대한 책, 책 읽는 사람들에 대한 책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읽겠다고 해도 안 말리겠다. 대신 '아, 말 많은 사람만큼 글수다 많은 사람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피해라. 떠들어 대는 활자의 수다도 제법 시끄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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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갈라메뉴 303>, <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사계절 갈라 메뉴 303 - 윤혜신의 착한 밥상
윤혜신 지음 / 백년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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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중요리 전문가이자 건강요리 전문가이지만 시골 밥집 아줌마로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윤혜신이 소개하는 착한 음식 303가지다. 저자는 EBS [최고의 요리 비결]에 계절에 한 번씩 출연하며 제철 재료로 만드는 음식들을 소개해 왔는데, 이 책은 그 음식들을 모아 보기 쉽게 만든 것이다. 밥, 국물음식, 밑반찬, 별미, 김치ㆍ장아찌, 지짐ㆍ튀김, 전채ㆍ후식을 비롯해, 옛날 음식과 명절 음식, 손님 접대 음식, 아이 밥상까지 망라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별로 메뉴가 나뉘어 있기 때문에 제철 재료를 이용해 식탁을 차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제철 식재료의 경계가 무너진지 오래됐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제철 재료를 알고, 그걸 이용해 식탁을 차리는 노력과 의지와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유용한 책이다. 장아찌 만들기, 효소 만들기, 기본 육수 만들기, 나물 말리기, 김장하기, 조청 고기, 장 담그기 등 계절별로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는 기본 먹을거리에 대한 안내도 있으니 내 손으로 먹을거리를 직접 준비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배울 사람이 마땅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역시 도움이 될 것이다.  

  '봄'에 소계된 메뉴들을 보니 봄에 나는 채소들인 냉이, 잎마늘, 씀바귀, 민들레, 쑥, 돌나물, 두릅, 봄동, 달래, 죽순을 이용한 것들이 많이 보인다, '여름' 메뉴에는 가지, 노각, 오이, 토마토, 호박이 주로 등장하고 '가을' 메뉴에는 무, 고구마, 늙은 호박, 대추, 우엉이 많이 보인다. '겨울' 메뉴에서는 고사리, 시래기, 브로콜리, 시금치, 호박오가리가 주재료다. 메뉴만 봐도 계절감이 한 눈에 들어온다. 봄이 한참인 요즘 식탁 위에 봄을 차리면 어떨까. 벚꽃나무 한 그루 없어도 집 안에 봄이 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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