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비밀 - 대한민국 상위 1%의 멘토가 말하는 운의 원리
이서윤 지음 / 이다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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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보기 전에 작가 이름만 보고 남자인 줄 알았다. 이름이 남자 이름 같아서. 책을 받아 작가 약력을 보려고 책 앞날개를 펼쳤더니 약력과 함께 실린 작가 사진. 여자였다. 사진으로 짐작되는 나이는 30대 초반 정도? 그런데 약력을 보니 30년 가까이 동서양의 운명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헉! 그럼 몇 살 때부터 공부를 했다는 걸까? 이럴 땐 보통 뻥(!)이 좀 들어가니까 그거 감안해도 미취학 아동일 때 시작했다는 건데... 책을 읽어 보니 일곱 살인가 여덟 살인가부터 할머니 무릎에 앉아 공부를 해서 정확히 25년간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 어린 나이에 주역이니 관상이니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니 이것도 팔자라면 팔자인가 보다.

 

책은 깔끔하다. 표지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고, 책 구성도 단순하다. 총 7개의 장(章)은 운(運), 사람(人), 마음(心), 때(時), 재물(財), 믿음(信), 행함(行)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장(章)마다 적게는 여덟 개, 많게는 열 네 개 정도 되는 글이 있다. 각 글은 4쪽 정도의 분량으로 시간이 날 때 짬짬이 한 꼭지씩 읽기 좋은 분량이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분량도 334쪽으로 그렇게 많지 않아 마음 잡고 앉아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기는 하지만 줄거리로 읽는 책이 아니라 한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리기보다는 시간이 날 때 하나씩 차근차근 읽으면 좋을 책이다. 한 꼭지 읽고 덮고 생각해 보고, 또 한 꼭지 있고 생각해 보고 하면 책을 더 잘 소화할 수 있을 거 같다.

 

책의 구성상 7개의 커다란 주제가 있기는 하지만 결국 같은 멜로디의 변주일 뿐 내용은 하나로 통한다. 마음 관리.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무조건 안 좋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 안에서 그래도 좋은 면을 찾도록 노력하고, 좋은 일이 생겼다고 방방 뛰며 좋아할 것이 아니라 겸손함을 잃지 않도록 하고, 물러날 때와 나아갈 때를 알고, 돈은 쥐고만 있는다고 재물운이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니 가지고 있는 것을 베풀 줄 알고, 베풀 때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을 분별해 베푸는 지혜를 갖고, 어떤 사람과 인연을 맺더라도 상대와 내가 어떤 면에서 좋은 인연인지 알아야 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읽지 않되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자신감이 중요하며, 운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실력을 쌓으며 때를 기다리는 현명함이 필요하고, 좋은 운이라고 해도 끝까지 가는 좋은 운은 없으니 그것을 알고 미리 대비하는 것 모두가 결국 마음 관리가 아닐까. 족집게 과외식의 편법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김새는 내용일 테고, 마음 길잡이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유익이 될 책이다.

 

작가가 운영하는 '이정일운테크연구소' 홈페이지를 둘러봤다. 아주 간단한 형태의 홈페이지인데 작가가 쓴 책을 보다 보니 어? 눈에 익은 책이 있다. 제목을 아는 게 아니라 읽은 적이 있는 책이다. 아- 그때 이 책을 쓴 사람이구나. 전혀 모르고 읽은 책인데 작가와 독자로서 인연이 있나 보다. 몇 년 전에 읽었던 작가가 쓴 책을 그때 그 사람인지 모르고 마음이 가 읽게 된 걸 보면. 재미있는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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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인가 - 이스라엘 최고 랍비 하임 샤피라의 명강의
하임 샤피라 지음, 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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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에서 'JUSTICE'란 강의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가 펴낸 [정의란 무엇인가], 예일대학교에서 1995년부터 진행해온 교양철학 정규강좌 ‘DEATH’로 유명한 셸리 케이건 교수가 펴낸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이어 러시아 출신의 이스라엘 랍비 하임 샤피라 교수가 펴낸 [행복이란 무엇인가]가 책으로 나왔다. 책 제목 형식이 같아 세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출판사는 다 다르다. 아직 [정의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읽지 못했지만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공학 랜디 포시 교수가 췌장암으로 죽기 전에 낸 [마지막 강의]는 읽은 적이 있다. 언어 문제는 뒤로 한다고 해도 그 대학에 가지 않는 한 들을 수 없는 강의를 내 자리에서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책으로 얻는 기쁨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의 작가 하임 샤피라는 랍비다. 수학을 전공한 수학 박사이면서 대학에서 심리학과 철학,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여기서 드는 개인적인 의문 하나. 전공이 수학인데 가르치는 건 심리학, 철학, 문학이 가능한 건가? 우리나라로 따지면 이과 박사가 문과 과목을 가르치는 건데... 게다가 이 사람 남들 앞에서 피아노도 친다고 한다. 랍비는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이 랍비인 건가???

 

책은 크게 5개의 장(章)으로 나뉜다. 1장의 주제는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책이 250쪽 조금 넘으니까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닌데 2/5에 해당되는 110쪽 정도를 1장에 할애했다. 1장에서 작가는 곰돌이 푸우를 자주 언급하는데(그 다음 장에서도 가끔 푸우가 나온다) 작가가 생각하는 행복을 푸우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하임 샤피라의 행복을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곰돌이 푸우 이야기부터 읽고 와야겠다. 작가는 이 책의 목적이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 주는 게 아니라고 한다. 그것보다는 기본적으로 행복의 개념에서부터 인생의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관점을 바꿔 주는 게 목적(20쪽~21쪽)이라고 한다. 그러니 알고 읽자. 이 책을 읽는다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누구도 1년 365일, 하루 24시간 행복할 수는 없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몇 분의 행복, 짧은 은총의 순간, 어렴풋한 평온함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평화가 느껴지고 삶이 나아가는 방향이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

따라서 가장 단순하게 말하면, 그런 순간을 최대한 많이 모으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런 순간이야말로 삶에서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이다(59쪽).

2장은 '감정과 욕망'에 대해 다룬다. 1장의 주요인물이 푸우였다면 2장의 주요인물은 어린 왕자다. 욕망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린 왕자가 여러 별에서 만난 사람들을 예로 든다. 3장은 '상상력', 4장은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5장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주제다. 1장과 2장에 비하면 3장, 4장, 5장은 짧은 이야기들이다. 역시 푸우가 등장하고, 어린 왕자가 나온다.

 

책은 작가의 가벼운 농담이 섞여 있어 내내 읽기 쉽다. 책이 이 정도라면 강의로 들으면 훨씬 더 유쾌하지 않을까 싶다. 하버드대학에서 행복학 강의를 하는 탈 벤-샤하르 교수가 펴낸 [하버드대 52주 행복연습(행복해지기, 자꾸 하면 습관된다)]란 책도 읽는데 같이 읽으면서 비교를 해보면 책 읽기가 더 재미있어질 거 같다.

 

당신의 생각이 있는 곳에 당신이 있다.

따라서 당신이 있고 싶은 곳에 생각이 가 있도록 하라(63쪽). - 나흐만(브레슬로프의 랍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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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위로 - 누구도,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이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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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어떤 책을 읽을까.. 도서관 서가를 죽 훑어보는데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맛있는 위로? 늘 그렇듯 일단 책 제목부터 보고, 표지를 본 뒤 책의 앞날개를 펼쳐 작가 소개를 읽었다. 작가가 압구정 ‘루이쌍끄(LOUIS CINQ)’ 오너 셰프구나. 흠- 이러다 책을 다시 서가에 꽂고 돌아서는데.. 응? 루이쌍끄? 저번에 신문에서 서울의 심야식당 다루면서 소개됐던 거기? 심야식당이면서 특이하게 프랑스 음식 전문이라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셰프가 훈남이라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셰프의 옆 얼굴 사진이 실렸던 거 같기도 하고. OK! 한번 읽어보자. 일단 데리고 갔다 글이 별로면 접으면 되고..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빌려서 온 책. 사실 책 앞날개를 펼쳤는데 오른쪽 페이지에 있는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다. 보통은 책의 앞날개 밑으로 들어가는 부분이라 그부분에 글이나 일러스트가 있는 건 처음 봤다.

 

'글 쓰는 셰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박찬일 씨다. 뭐 그분은 원래 글 써서 밥 먹고 사셨던 기자분이니까 글 당연히 잘 쓰신다. 몇 권 읽었는데 전문 글쟁이의 포스가 있어서 눈에 거슬리는 거 없이 책장이 술술술 넘어간다. 그럼 이유석 셰프는? 약력을 보니 요리, 오로지 한 길만 파신 분 같은데 글솜씨가 괜찮다. 박찬일 씨 글에서는 노련함과 훈련이 느껴진다면 이유석 씨 글에서는 '잔재주 부리지 않음'이 느껴진다고 할까? 글이란 게 참 재미있는 게 어떤 사람이 쓴 글을 읽으면 그 글을 쓴 사람의 성격이 읽혀지는데 이유석 셰프 책을 보니 대충 큰 그림 하나가 보인다. 작가 자신도 책에서 무뚝뚝하고, 살갑지 못한 성격이라고 밝혔는데 문장에서도 그게 드러난다. 개인적으로는 잘난 척하는 문장이나 말장난하는 문장을 안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궁합이 잘 맞았던 책.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작가가 자신의 식당을 운영하면서 만난 손님들의 이야기를 음식과 엮어 소개하고, 이야기 마지막에는 그 사람과 관련이 있는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식인데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지루하지 않았던 건 이야기마다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 다르고, 그 이야기에 개인의 삶의 녹아있기 때문이었던 거 같다. 가난한 후배 요리사를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곳에서 청혼을 할 수 있게 해준 이야기나 테린을 즐겨 먹던 초로의 부부의 이야기는 특히 가슴 뭉클해서 읽다 눈물도 뚝뚝뚝! 힝~

 

언젠가 '루이쌍끄'에 가게 되면 양파수프와 수플레, 솔뫼니에르를 먹어보고 싶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 몰라 작가가 글 마지막에 실어준 레시피라도 메모했다 그대로 해볼까 싶었지만 마음 접었다. 스무 살 시절부터 요리 하나에 전부를 쏟아부은 사람의 맛을 따라갈 리가 없으니까. 아- 양파수프와 수플레, 솔뫼니에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구나.

 

 

많이 가진 사람은 '잃을 것'을 염려하지만, 적게 가진 사람은 '가질 것'을 기대하기에, 어쩌면 후자가 더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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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이선배 지음 / 지식채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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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제목을 잘 지었다.

 

가끔 책 제목을 보면서 '제목 잘 지었다' 싶을 때가 있다. 책 제목은 아니지만 일 때문에 제목을 뽑아봤던 적이 있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다 어디서 본 거 같은 흔하디 흔한 제목이 나오는 게, 제목만 보면 딱 3류 에로영화처럼 제목이 나와버린다. 사람마다 책 제목 잘 지었다 싶은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누구나 한 번쯤 했을 법한 마음을 콕 집어낸 제목을 좋아하는데 이 책이 그렇다. 20대에 막연히 서른을 생각하며 '아... 그래도 서른이 되면 뭔가는 이룬 상태겠지' 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지만 막상 서른이 되면 하나도 달라진 게 없어서 '이건 뭐야'란 마음이 되는데 [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제목에 그 마음이 다 담겨있다. 그래, 이 책 쓴 작가 서른 넘긴 사람인 거 안 봐도 알겠다.

 

 

02. 책이 예쁘다.

 

일단 책이 손에 들어오면 꼼꼼히 보는 편이다. 제목, 앞표지, 뒤표지, 띠지, 앞날개, 속날개, 작가 이력, 번역가 이력, 프롤로그, 에필로그, 목차까지 하나도 안 빼고 읽는다. 활자중독증 환자도 아니면서.

 

이 책도 보자마자 때깔부터 살폈다. 다홍색이라고 해야 하나? 빨간색이라고 하기엔 주황색에 가까운 표지, 만지면 손으로 느껴지는 표지의 촉감, 살짝 고풍스런 느낌이 드는 제목의 글자체, 얇은 띠지. 띠지와 책 중간중간 가득한 일러스트. 내용과 딱히 연관은 없어 보이지만 색연필로 그려낸 홍시아 씨의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예뻐 눈에 담았다. 나도 색연필이 있는데 따라서 그려볼까? 이런 일러스트는 그리는 사람도 그리면서 행복하겠다 같은 생각을 했다.

 

 

03. 그리고 서른이 지난 작가가 건네는 말

 

아는 어떤 이는 서른을 한 달 앞둔 스물 아홉의 12월 한 달 내내 술을 마셨다고 했다. 또 다른 이는 스물 아홉의 12월 한 달 내내 울었다고도 했다. 여자도 있었고, 남자도 있었다. 그런데 서른을 맞으며 엄청난 몸살을 앓았다고 했다. 그 얘기를 해줬을 때 여자도, 남자도 이미 서론을 몇 년 넘긴 뒤였는데 그때 그들의 표정은 너무나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스물 아홉에서 서른이 될 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막상 서른이 되고 보니 딱히 달라진 것도 없고, 대단한 것도 없더라고 했다.

 

작가 역시 서른을 이미 예전에 겪은 사람이다(작가의 정확한 나이는 모른다. 서른 넷에 결혼을 했고, 결혼한 지 만 6년차가 됐다는 내용으로 나이를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제 서른을 맞이하는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지금 작가의 목소리는 안정적이다. 이미 겪어본 이, 잘 넘긴 이의 담담함 같은 게 느껴진다. 몇 살 위 언니처럼 조근조근 '나도 그땐 그랬어. 그랬는데 살아보니 그렇더라. 내 주변의 누구누구는 이랬고, 누구누구는 이랬고, 나는 이랬는데 지금은 이래'라고 말을 걸어온다. 괜찮다고 다독일 때도 있고, 그건 그러면 안 된다고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막상 서른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은 마음이 괜히 바쁘고, 엉켜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말을 들을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조용히 앉아, 마음 다독이고, 다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소란스러움이 가라앉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론 행복에 대한 이야기와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사람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똑같은 책을 봐도 마음에 닿는 부분이 다른 법인데 왜 나는 지금 행복에 대한 이야기와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은 걸까? 모르겠다.

 

어쩌면 그 친구는 다른 이의 행복이 나의 것이 될 수 있다고 잠시 착각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62쪽, '행복이란 건 말야,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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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끝에서 다시 만난 것들 - 더 늦기 전에, 더 잃기 전에 알아야 할 45가지 깨달음
레지너 브릿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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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자가 있다.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소재 신문인 [플레인 딜러(The Plain Dealer)]의 칼럼니스트로 지금까지 2,000편이 넘는 칼럼을 썼다. 2009년에는 '힉스 클리닉'의 불법 아동 거래 사건을 다룬 칼럼으로 내셔널 헤드라이너상을 수상했고, 2003년에는 '오하이오 최고의 칼럼니스트'로 뽑혔으며, 2009년에는 미국법조협회가 수여하는 은망치상을 받았고, 오하이오 도서관 회의가 뽑는 '올해의 시민'으로 뽑히기도 했다.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으로 퓰리처상 논평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10월에는 클리블랜드의 저널리즘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미국 칼럼니스트 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직업적으론 승승장구한 사람이지만 삶까지 내내 순탄했던 건 아니다. 1956년생인 여자는 43세가 되던 1998년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물론 칼럼니스트답게 고통스러운 항암치료의 과정을 신문에 연재해 1999년 내셔널 헤드라이너상을 수상했다. 여자의 이름은 레지너 브릿이다.

 

곧 60세가 되는 레지너 브릿은 다른 사람들처럼 가십을 즐기기도 하고, 투덜투덜 불평도 하고, 자기 집 마당으로 들어오는 10대들을 보며 의심도 하고, 약속엔 거의 무조건 늦고, 수퍼에서 만난 껄렁껄렁한 사람들을 보며 긴장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유방암 판정을 받고, 지루한 항암 치료 과정을 거치며 삶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세월의 힘도 있었겠지만 살아가며 만난 여러 사람들이 컸다. 눈이 펑펑 내린 날, 언덕에서 옴짝달짝 못 하는 낯선 이의 차를 도와준 안젤라, 암 판정을 받고 처음으로 화학요법을 받던 날 데이트라도 하러 가는 사람처럼 단장을 하고 나선 모니카, 복지시설에서 노숙자들의 이발 봉사를 하는 존, 빈민가에 사는 싱글맘이지만 딸을 하버드에 보낸 마리아, 어떤 일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내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친구 로우, 가톨릭센터에서 이력서 써주는 일을 해주고 있는 래리까지. 레지너 브릿 주변엔 어쩜 그렇게 특별한 사람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레지너 브릿에게 글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재주가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는 특별한 재능이 레지너 브릿에게 있기 때문일까?

 

책의 원제는 [Be the miracle : 50 lessons for making the impossible possible.]이다. 삶의 변화를 위해 주변에서 특별한 누군가를 만나게 되길 바라기보다는 자신이 먼저 기적이 되면 어떨까? 작가가 책에서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했듯, 어떤 이가 나의 이름을 기적의 시작으로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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