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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끝에서 다시 만난 것들 - 더 늦기 전에, 더 잃기 전에 알아야 할 45가지 깨달음
레지너 브릿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어떤 여자가 있다.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소재 신문인 [플레인 딜러(The Plain Dealer)]의 칼럼니스트로 지금까지 2,000편이 넘는 칼럼을 썼다. 2009년에는 '힉스 클리닉'의 불법 아동 거래 사건을 다룬 칼럼으로 내셔널 헤드라이너상을 수상했고, 2003년에는 '오하이오 최고의 칼럼니스트'로 뽑혔으며, 2009년에는 미국법조협회가 수여하는 은망치상을 받았고, 오하이오 도서관 회의가 뽑는 '올해의 시민'으로 뽑히기도 했다.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으로 퓰리처상 논평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10월에는 클리블랜드의 저널리즘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미국 칼럼니스트 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직업적으론 승승장구한 사람이지만 삶까지 내내 순탄했던 건 아니다. 1956년생인 여자는 43세가 되던 1998년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물론 칼럼니스트답게 고통스러운 항암치료의 과정을 신문에 연재해 1999년 내셔널 헤드라이너상을 수상했다. 여자의 이름은 레지너 브릿이다.
곧 60세가 되는 레지너 브릿은 다른 사람들처럼 가십을 즐기기도 하고, 투덜투덜 불평도 하고, 자기 집 마당으로 들어오는 10대들을 보며 의심도 하고, 약속엔 거의 무조건 늦고, 수퍼에서 만난 껄렁껄렁한 사람들을 보며 긴장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유방암 판정을 받고, 지루한 항암 치료 과정을 거치며 삶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세월의 힘도 있었겠지만 살아가며 만난 여러 사람들이 컸다. 눈이 펑펑 내린 날, 언덕에서 옴짝달짝 못 하는 낯선 이의 차를 도와준 안젤라, 암 판정을 받고 처음으로 화학요법을 받던 날 데이트라도 하러 가는 사람처럼 단장을 하고 나선 모니카, 복지시설에서 노숙자들의 이발 봉사를 하는 존, 빈민가에 사는 싱글맘이지만 딸을 하버드에 보낸 마리아, 어떤 일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내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친구 로우, 가톨릭센터에서 이력서 써주는 일을 해주고 있는 래리까지. 레지너 브릿 주변엔 어쩜 그렇게 특별한 사람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레지너 브릿에게 글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재주가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는 특별한 재능이 레지너 브릿에게 있기 때문일까?
책의 원제는 [Be the miracle : 50 lessons for making the impossible possible.]이다. 삶의 변화를 위해 주변에서 특별한 누군가를 만나게 되길 바라기보다는 자신이 먼저 기적이 되면 어떨까? 작가가 책에서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했듯, 어떤 이가 나의 이름을 기적의 시작으로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