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 이스라엘 최고 랍비 하임 샤피라의 명강의
하임 샤피라 지음, 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하버드대학교에서 'JUSTICE'란 강의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가 펴낸 [정의란 무엇인가], 예일대학교에서 1995년부터 진행해온 교양철학 정규강좌 ‘DEATH’로 유명한 셸리 케이건 교수가 펴낸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이어 러시아 출신의 이스라엘 랍비 하임 샤피라 교수가 펴낸 [행복이란 무엇인가]가 책으로 나왔다. 책 제목 형식이 같아 세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출판사는 다 다르다. 아직 [정의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읽지 못했지만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공학 랜디 포시 교수가 췌장암으로 죽기 전에 낸 [마지막 강의]는 읽은 적이 있다. 언어 문제는 뒤로 한다고 해도 그 대학에 가지 않는 한 들을 수 없는 강의를 내 자리에서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책으로 얻는 기쁨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의 작가 하임 샤피라는 랍비다. 수학을 전공한 수학 박사이면서 대학에서 심리학과 철학,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여기서 드는 개인적인 의문 하나. 전공이 수학인데 가르치는 건 심리학, 철학, 문학이 가능한 건가? 우리나라로 따지면 이과 박사가 문과 과목을 가르치는 건데... 게다가 이 사람 남들 앞에서 피아노도 친다고 한다. 랍비는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이 랍비인 건가???

 

책은 크게 5개의 장(章)으로 나뉜다. 1장의 주제는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책이 250쪽 조금 넘으니까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닌데 2/5에 해당되는 110쪽 정도를 1장에 할애했다. 1장에서 작가는 곰돌이 푸우를 자주 언급하는데(그 다음 장에서도 가끔 푸우가 나온다) 작가가 생각하는 행복을 푸우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하임 샤피라의 행복을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곰돌이 푸우 이야기부터 읽고 와야겠다. 작가는 이 책의 목적이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 주는 게 아니라고 한다. 그것보다는 기본적으로 행복의 개념에서부터 인생의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관점을 바꿔 주는 게 목적(20쪽~21쪽)이라고 한다. 그러니 알고 읽자. 이 책을 읽는다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누구도 1년 365일, 하루 24시간 행복할 수는 없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몇 분의 행복, 짧은 은총의 순간, 어렴풋한 평온함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평화가 느껴지고 삶이 나아가는 방향이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

따라서 가장 단순하게 말하면, 그런 순간을 최대한 많이 모으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런 순간이야말로 삶에서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이다(59쪽).

2장은 '감정과 욕망'에 대해 다룬다. 1장의 주요인물이 푸우였다면 2장의 주요인물은 어린 왕자다. 욕망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린 왕자가 여러 별에서 만난 사람들을 예로 든다. 3장은 '상상력', 4장은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5장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주제다. 1장과 2장에 비하면 3장, 4장, 5장은 짧은 이야기들이다. 역시 푸우가 등장하고, 어린 왕자가 나온다.

 

책은 작가의 가벼운 농담이 섞여 있어 내내 읽기 쉽다. 책이 이 정도라면 강의로 들으면 훨씬 더 유쾌하지 않을까 싶다. 하버드대학에서 행복학 강의를 하는 탈 벤-샤하르 교수가 펴낸 [하버드대 52주 행복연습(행복해지기, 자꾸 하면 습관된다)]란 책도 읽는데 같이 읽으면서 비교를 해보면 책 읽기가 더 재미있어질 거 같다.

 

당신의 생각이 있는 곳에 당신이 있다.

따라서 당신이 있고 싶은 곳에 생각이 가 있도록 하라(63쪽). - 나흐만(브레슬로프의 랍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