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주서는 용기 - 하버드대 10년 연속 명강의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 지음, 이은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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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로 임용된 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 실무 및 리더십 과정을 가르치며 글로벌 벤처 사회공헌 기업인 드레이퍼 리처드 캐플런 재단의 공동 회장 겸 하버드 대학교 지속가능성사무소 집행위원회 공동 회장, 하버드 의대 및 하버드 자산운용회사 이사회 회원이기도 한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은 과거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로 임용된 것도 1990년에 골드만삭스에 입사한 후 골드만삭스 투자은행 글로벌 공동 대표, 아시아 태평양 지부장 등을 거쳐 그룹 부회장까지 승진하며 쌓은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작가는 이 책을 쓴 목적이 부와 지위와 권력을 쟁취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기량을 좀 더 잘 파악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작가 자신이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잘 살다가 어느 순간 회의가 들어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고민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마주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MBA 과정을 수료한 하버드 대학교로 돌아가 가르치기 시작한 주제도 그래서 '나를 찾아가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이 강의는 10년 연속 명강의로 꼽혔다고 한다).

 

 책은 크게 8개의 장으로 돼있다. 작가의 이력에 맞게 나 자신을 안 후 일(또는 직업 또는 직장)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다뤘다. 내가 정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건 뭔지(돈 걱정 없다는 전제 아래 직업을 선택한다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생각해본다면 내가 진짜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나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사람들은 보통 강점은 잘 알지만 약점은 잘 모른다고 한다), 내 결정에 영향을 준 과거는 무엇인지(작가 자신도 힘들게 사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에 취직해 돈 많이 버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등을 확인한 후 일에 적용하는 법을 5장부터 8장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사회에 진출하기는 해야겠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예비 사회인이나, 일만은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해왔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성공도 했는데 만족스럽지 않거나 길을 잃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될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1장, 3장, 4장만 떼내 일상 생활에 적용해보는 걸 권하고 싶다. 1장, 3장, 4장에서 제시하는 질문과 방법을 삶으로 범위를 확대해 적용하면 또 다른 시선에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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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
최예선 지음, 정구원 그림 / 지식너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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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에서 살았다. 공터였던 곳이 스테이트장이 됐다 골프장이 됐다 다시 유아원이 되는 걸 지켜봤다. 나한테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가 아니라 고향이다. 어르신들께서 '고향 떠나서 어떻게 살아?'라고 말씀하시는 그 고향. 하지만 내가 본 서울은 극히 일부분이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구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동네도 있다. 가본 곳보다 가보지 않은 곳이 몇 배는 더 많다. 작가가 가본 곳들 역시 대부분은 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들이다. 같은 서울이라도 같은 서울이 아닌가 보다. 낯선 서울이다.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서울의 얼굴이 보인다.

 

 홍대 앞 연남동에 작업실이 있는 작가가 예술 산보를 하고 책을 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작가와 함께한 예술가들의 흔적을 따라 서울을 들여다본 흔적이다. 박완서 작가가 전쟁이 시작하기 전에 이사해 종전 전까지 3년 정도 살았던 돈암동(작가의 신혼집도 돈암동이었다고 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인 윤동주가 다녔던 연세대학교, 박경리 작가가 대하소설 [토지]를 집필한 정릉,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 유명한 전혜린의 학림 다방 등등. 동네 풍경도 낯설지만 작가가 사랑하는 예술인들도 낯설다. 이름이야 다 한 번쯤 들어봤지만 이름을 안다고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작품을 읽어보거나 본 적이 없으니 이름을 알아도 낯선 건 똑같다.

 

 작가와 같은 시대를 살며 같은 예술가들에게 열광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굉장히 반가울 거 같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설레며 오랫동안 꽂아만 뒀던 책을 꺼내보고 싶어질지도. 반면 나처럼 책에 나온 예술가들이 낯선 사람들이라면 흑백 영화를 보는 느낌일 거 같다. 익숙한 서울이 낯설 게 보일듯. 개인적으로는 책의 제목이 그래서 그런가 나른한 오후 같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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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활란의 메이크업 뷰티 - 국내 최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뷰티 노하우
김활란 지음 / 미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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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활란 뮤제네프'의 대표이자 강혜정, 김효진, 김희선, 송윤아, 신세경, 정혜영, 하지원 등의 화장을 담당하는 김활란 원장이 쓴 책이다. 이름은 낯선데 얼굴은 익숙하다 싶어서 보니 '겟 잇 뷰티'에서 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정샘물, 김청경, 수경, 이경민, 최대균, 김승원 등 지금까지 유명한 여러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화장법에 대한 책을 냈는데 이 책이 제일 최근에 나온 책이다. 요즘 유행을 제일 잘 알 수 있는 책이라는 의미.

 

 책은 크게 5개의 장(章)으로 나뉜다. 1장은 일상 생활에서 부담 없이 하기에 제일 좋고 김활란 원장이 잘한다고 하는 내추럴 메이크업, 2장은 단점은 가리고 장점은 살리는 퍼펙트 메이크업, 3장은 특별한 날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은 포인트 메이크업, 4장은 좋아하는 연예인의 화장법을 배울 수 있는 셀럽 메이크업, 마지막 5장은 남자의 화장.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3장 제일 처음에 소개한 글로시 메이크업. 색조도 과장스럽지 않고, 온 얼굴로 '나 화장했어요'라고 광고하는 거 같지 않아 좋다. 드라마 '밀회'에서 화제가 됐던 김희애 씨의 화장법을 응용한 건데 너무 번들거리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듯. 개인적으로 보송보송한 화장보다 적당히 촉촉해보이고 자연스럽게 윤이 나는 화장이 좋은데 취향에 맞아 좋다. 책을 보니 이런 화장을 하고 싶다면 오일을 잘 활용하면 된다고 한다. 피부화장을 할 때 파운데이션에 오일을 한 방울 정도 섞어 브러시로 바르고 광채를 더하기 위해 적은 양의 오일을 라텍스에 묻혀 T존과 C존에 바른 후 파우더는 눈썹, 눈두덩, 콧방울, 얼굴 외곽 정도에만 가볍게 쓸어주듯이 사용하는 게 비법.

 

 화장이 익숙하고 잘하지만 늘 하던 화장만 하게 돼서 좀 변화를 주고 싶다면 이런 책 하나 정도 사서 보면서 시간의 여유가 있는 주말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면 작은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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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달리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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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부터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음악작가고 일하고 있는 배순탁 작가가 책을 냈다. 개인적으로는 배순탁 작가의 목소리가 익숙하다. 예전에 가수 정엽 씨가 '정엽의 푸른 밤'을 진행하던 시절, 일주일에 한 번씩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몇 번 들은 적이 있기 때문. 그때 당시 들으면서 좀 특이한 말투라고 생각했는데 글로 만나니 또 느낌이 다르다. 방송이야 시간의 제약이 있으니까 정해진 시간 내에서 준비한 정보를 다 전달해야 하니 마음이 좀 급해서 그런가 말이 살짝 엉키는 느낌이 있었는데 책은 그런 게 없어서 그런가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다.

 

 음악작가가 쓴 우리나라 대중음악인 15명의 얘기지만 전문서는 아니다. 작가의 말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음악 에세이다. 작가가 음악을 가장 절박하게 듣던 1990년대(고등학생에서 대학생 시절) 음악인들이 대상인데(그 사람들이 지금 활동을 안 한다는 건 아니다) 윤상, 자우림, 이적, 유희열, 이소라, 서태지, 이승환, 윤종신 등 대부분이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로 작가는 신해철을 꼽았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람.

 

 나도 음악을 미친 듯이 많이 듣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도 신해철의 음악을 굉장히 많이 들었었다. 노래를 잘한다거나 노래할 때 목소리가 좋아서 들었던 건 절대 아니고 그의 음악이 좋았던 건 가사 때문이었다. 뭐, 가끔은 손가락, 발가락이 오그라드는 느낌의 가사도 있기는 했지만 가슴에서 뭐가 부글부글하는데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그것이 신해철(넥스트)의 노래를 들으면 해소가 됐었다. 그래서 작가가 첫 번째 대중음악인으로 신해철을 꼽았을 때 익숙한 노래 제목들을 보며 그때의 내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마구마구 그의 음악이 다시 듣고싶어졌다. 'The Ocean:불멸에 관하여'나 '절망에 관하여', '아버지와 나', '내 마음은 황무지' 같은 노래들.

 

 이 책에 실린 15명의 대중음악인들 중 어느 누구와 힘든 시간을 건넜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실연이나 대학 입시 실패, 힘든 사회 초년생 시절 등 시절마다 옆에 있어준 음악도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음악을 들으며 그 시기를 건넜든 음악에 기대 시간을 견딘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릴 거 같다.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떠오른 내 이야기들 때문에. 지금 내 곁에는 어떤 음악이 있을까? 난 지금 어떤 음악에 기대 시간을 건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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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반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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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만큼 성공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 등을 쓴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신간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만화 공부하려고 일본에 갔다 지금은 일본화를 배우고 있는데 나라와 교토에서 혼자 3년 살다 보니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일본에서 기러기 생활 3년의 결과물이 한 권 더 있다. [보다의 심릭학]이라고 번역서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고 얼굴도 아는데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봤다. 이게 무슨 심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남자의 물건]을 적어놓고도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는 책에 어쩐지 손이 안 가서 아직 안 읽었다. 이렇게 신간으로 김정운 교수의 책을 처음 읽게 될 줄은 몰랐다. 작가나 책과도 인연과 타이밍이 있는 건가?

 

 책을 읽는 내내 오디오북을 읽는 느낌이었다. 작가가 방송 출연한 걸 본 적이 없어서 목소리나 말투를 전혀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글자를 읽는데 저절로 음성지원이 되는 거 같은 게 마치 작가가 활자로 수다를 떠는 기분이었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 쉬지도 않고 거침없이 막 활자로 떠드는데 좀 시끄러운 느낌은 있었지만 소음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에디톨로지(editoligy)는 작가가 만들어낸 말이다. 영어나 유럽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주변부 지식인으로 살다 보니 억울한 일이 생겨서 이번에는 아예 전 세계적으로 먹힐 수 있게 아예 영어로 말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말로 하면 '편집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콤 글래드웰이 말하는 에디팅(editing)과는 차원이 다른 이론으로 단순히 섞는 것도 아니고, 그럴듯하게 짜집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편집의 단위와 편집의 차원이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는 인식의 패러다임 구성과정에 대한 설명이 바로 편집학이라고 한다(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프롤로그를 참조하기를). 쉽게 말하면 '창조는 곧 편집'이라는 뜻이라고.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 2부는 '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 3부는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를 다뤘다. 1부, 2부, 3부는 또 각각 10개의 작은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난 제일 먼저 3장을 읽었다. 목차를 보고 제일 궁금했던 게 3부였으니까. 작가가 3부의 제일 마지막 꼭지 '책은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다!'에서 말했듯이 난 목차를 보고 주체적 독서를 한 셈이다(책은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면 뭣 때문에 편집자가 친절하게도 목차와 찾아보기를 만들어 두었겠느냐는 게 작가의 주장이다. 그런데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이렇게 말했다가 악플이 수도없이 달렸었다고). 개인적으로는 특히 '‘나’는 내 기억이 편집된 결과다!'와 '천재는 태어나지 않는다. 편집될 뿐이다!', 항문기 고착의 일본인과 구강기 고착의 한국인'이 재미있었다. 작가의 말이 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난 책을 읽으면서 '작가 말이 정말일까?' 항상 의심하며 읽는 편이다. 무조건 '믿습니다' 하는 편이 아님)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시각이라 '오호, 이렇게 볼 수도 있네'하며 즐겁게 읽었다.

 

 인문학 책이기도 하고 분량도 적은 편은 아니지만 내용이 흥미롭기 때문에 머리 쥐어뜯을 각오하며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다. 작가의 말대로 관심이 가는 주제부터 읽고, 재미있으면 나머지 부분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면 된다. 짬짬이 작은 꼭지 하나씩 읽으면서 '정말?', '진짜?', '에이, 아닌 거 같은데' 이렇게 혼자 마음으로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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